곳곳에서 터진 한숨.. "이준석 발언에 공포감 느꼈다"
[박소희 기자]
▲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달주·이원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장혜영 정의당 의원(왼쪽부터)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지하철 시위가 시민들을 볼모로 잡고 있으니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
ⓒ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 |
"하아…" 발언을 시작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숨을 쉬었다.
"하아" 발언을 이어가던 이원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또 한숨을 쉬었다.
"하아"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권달주 장차연 상임공동대표 역시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 쉬려고 모인 사람들은 아니다.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를 두고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며 공권력의 적극 개입을 촉구한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규탄하기 위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분노가 아닌 두려움이었다. (관련 기사: 지하철 시위에 이준석 "시간 지나면 장애인도 탑승 제한해야" http://omn.kr/1xzue)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 폭력 진압할지도... 무섭다"
이원교 대표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보고, 실망과 절망보다도 저는 개인적으로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차기 집권 정부여당의 대표가 한 얘기"라며 "아마도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국민들을 공권력을 동원하여, 공권력이라는 미명 하에 폭력으로 진압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20년 동안 저희 (장애인) 당사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당히 누려야 하고 보장받아야 할 이동권에 대해 요구하는 수많은 투쟁의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해 엄청난 폭력과 진압을 당했다. 이것이 정말 또 다시 현실화되지 않을까 굉장히 무섭다."
이 대표는 "지하철을 이용할 때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지 않을까, 앞바퀴가 빠지지 않을까, 또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칠까봐 출퇴근 시간을 피해서 이동해야 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매우 유감"이라고도 했다. 그는 "상식에 맞는 장애인 복지정책, 또 우리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국격'에 맞는 발언과 사과를 요구하는 바"라고 촉구했다.
권달주 대표는 "공당의 대표가 장애인들이 10년 동안 당연한 권리를 얘기하는 지하철 타기 투쟁에 대해서 '더 지원하고 관심을 갖겠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 정부 하의 박원순 시정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하다"는 이준석 대표의 주장 때문이었다.
"갈라치기 하고 정파 싸움 붙이는 그런 말들, 과연 공당의 대표가 해야 하는 건지 굉장히 유감스럽다. 20년 동안 정치가 장애인들이 길거리에 나오지 않게 그런 것들을 미리 하지 않고 이렇게 20년 동안 지키지 않은 것들을 이제는 전임시장 박원순까지 꺼내면서 정파적 문제화하고 있다. 과연 공당의 대표가 할 말인가 묻고 싶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미 몇 달 전부터 해당 (장애인)단체 간부 등에게 협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
ⓒ 이준석 |
"이준석 대표님,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품위와 존중으로 사람을 대할 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장애인들이 지난 2월 23일 서울역 지하철 4호선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선 후보가 시위 현장을 찾은 모습. |
ⓒ 정의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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