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청문회] 이준석 등장에 유가족 "마스크·모자 벗겨요"

김혜지 기자 입력 2016. 3. 28. 12:34 수정 2016. 3. 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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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나지 않는다'에 "기억 안 나면 어떡해" 일침 전문가 소견에는 필기..몸 앞으로 기울이며 경청
이준석 세월호 선장 . /뉴스1 DB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청문회장에 등장하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침묵을 깼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가 시작된 28일 오전 9시30분쯤 세월호 유가족과 일반 시민들은 청문회를 방청하기 위해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다목적홀에 모여들었다.

유가족들은 청문회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 스크린에서 재생되자 아무 말 없이 침통함에 빠져들었다. 일부 여성들은 원통함을 참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냈다.

오전 9시 56분쯤 이석태 세월호 참사 특조위원장이 청문회 제1세션 시작을 선언했다. 눈물 흘리던 유가족들은 하나 둘 손수건을 내려놓고 이 위원장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때 이준석씨가 청문회장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자, 방청석을 지배하던 무거운 침묵은 깨지기 시작했다.

"마스크 벗겨라" "모자도 벗겨라"는 유가족들의 외침과 함께 "잘 좀 하자, 준석아"라는 한 남성의 빈정 섞인 외침도 들려왔다.

그러나 이 위원장이 자제 요청을 하자 침묵을 지키며 답답한 마음을 삼켰다.

청문회가 유가족의 간절한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는 듯 방청석에서는 종종 탄식도 들려왔다.

오전 10시쯤 일부 증인이 건강상 문제로 출석을 거부했다는 이 위원장의 발언에 유가족들은 "아이고" "아이!" 등 답답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특히 조기정 GMT 연구소장이 증언 도중 일부 사실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아니 이게 뭐야" "이게 기억이 안 나면 어떡해" 등의 비판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일부 남성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입을 벌린 채 멍하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가족들은 청문회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몸을 앞으로 숙였다.

이들은 회장의 뜨거운 열기에 부채질도 하고 저린 팔을 주무르기도 하며 청문회를 경청했다. 특히 전문가들이 침몰 원인에 대한 소견을 밝히자 펜을 꺼내들고 필기를 하기도 했다.

청문회는 유가족들로 하여금 쓴 헛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특히 조 연구소장이 '나는 세월호 관련 이상 데이터를 받기만 했을 뿐, 분석은 전문가에게 부탁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유가족들은 허탈하게 웃었다. 일부는 "전문가는 당신 아니냐"고 외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청문회 제1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객들은 침묵을 유지하면서도 중요한 대목에서는 분노하며 일갈하기도 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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