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응천 "문재인 전 대표가 도와달라 거듭 부탁..고민 끝에 입당"

손석희 입력 2016. 2. 3. 22:54 수정 2016. 2. 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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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오늘까지도 세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현 정부, 청와대 핵심 요직을 지낸 인사 중에 이렇게 야당행을 택한 사람이 처음이기도 하고, 또 이른바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을 촉발한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던 인물이기도 해서 이번 입당이 커다란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을 화상으로 연결해 잠깐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안녕하십니까?]

[앵커]

뭐라고 말씀하셨느냐면 대구 태생의 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당이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직접 하셨던 얘기인데 그렇습니다.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당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러면 왜 들어가셨을까요?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저라고 어울리지 않는 곳에 가기는 힘들었겠죠. 그렇지만 결국은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 그게 가장 큰 문제였고 두 번째는 하게 된다면 어떤 정치를 하느냐 그게 두 번째로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정치를 하는 것이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할까… 거기에 대한 고민 끝에 더민주를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누구의 설득이 제일 주요했습니까? 누가 설득을 가장 강하게 했던가요?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문재인 전 대표께서 아주 간곡하게 도와달라. 도와달라 거듭되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앵커]

하시는 음식점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주로 만나셨던 모양이죠?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음식점이라는 게 뭐 손님으로 들어오시면 어서 오십시오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 문 전 대표께서 저희 집 문을 열고 들어오셨을 때 제 아내는 아니, 저분이 왜 오셨냐. 혹시 당신 어떻게 하려고 한 거 아니냐. 빨리 나가시라고 해라 할 정도로 굉장히 좀 거부감이 있었죠. 그 이후에 몇 차례 더 오시고 어떤 조건을 말씀하시면서 하셨으면 '아휴, 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편하게 거절을 할 수가 있었을 건데, 우리 야당이 지금 변화하려고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당신처럼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도 들어와서 우리 내부에서 잘못된 것도 지적을 해 주고 야당이 강하게 또 수권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 그냥 도와달라고만 하셨습니다. 참 도와달라고 계속해서 몇 번이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걸 못하겠습니다, 못하겠습니다 계속 거듭하는 것도 참 사람이 할 짓이 아니고요.]

[앵커]

그런데 도와달라는 얘기는 조응천 전 비서관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한테도 당연히 했을 텐데 안 들어온 사람도 많이 있겠죠. 그런데 더더군다나 조금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조 전 비서관께서는 너무나 의외였기 때문에. 정치를 하기는 해야 되겠다는 판단을 하셨습니다마는 그러면 첫 번째 이유가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면 여당으로 당연히 못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테고 그래서 택한 것이 야당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아닙니다. 제가 정치를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한 것과 그다음 더불어민주당으로 가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 게 별개의 생각이 아니고요. 정치를 하고자 하는 생각이 애초부터 없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식당이라는 걸 열어서 거기서 제가 그동안 부족하고 모자란 점들을 채우고 또 지난날도 반성을 하고 좀 더 낮은 곳에서 한번 몸을 힘들게 함으로써 또 단순한 행동, 단순한 생각만 주로 함으로써 얼마 전 겪었던 제 힘들었던 그런 일들도 빨리 잊어버리고자 저는 정말 식당만 많이 생각을 하고. 그렇게 했었습니다.]

[앵커]

어떤 말씀인지는 알겠는데요. 가까운 분 중에 박지만 회장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누나를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 공직에 있던 사람이. 이 표현은 본인이 한 표현이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마는 그대로 옮겨드리겠습니다. 술 장사를 하면서 세월을 버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오죽하면 그랬겠냐. 인간적으로 이해한다라고 하셨는데 동의하십니까?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우선 그 점에 대해서 오늘 모 일간지에 보도가 났다고 제가 얘기를 듣고 박 회장 측에다가 그런 말씀 하셨냐. 무슨 취지로 하신 거냐라고 제가 좀 알아봤습니다. 어저께도 또 다른 일간지에서 박 회장의 말씀이라고 또 보도가 된 게 있었습니다. 어제, 오늘 두 번 다 박 회장은 자기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왜 이런 보도가 난 줄 모르겠다. 그러면서 해당 언론사들에게 정정보도 요청을 하고 또 그게 시정이 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까지 취하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제가 전해 드렸고요.]

[앵커]

이 말 자체를 한 적이 없다라는 주장인가요, 박 회장은?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해당 기사를 보면 박 회장을 화자로 한 게 아니고 박 회장을 잘 아시는 분에 의하면 이렇게 돼 있는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해당 언론사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 박 회장이 그런 말씀을 직접 듣지 않았으니까 종종 하려고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씀은 하지 않으셨던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 얘기를 했거나 안 했거나 사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아까 처음에 박 회장이 했다는 말 그러나 안 했다는 말 누구를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본인께서는 청와대를 예를 들어서 이것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청와대를 저격하거나 청와대 일을 누설할 생각으로 오지 않았다. 더민주도 그런 일을 요구할 정도로 천박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맞습니다.]

[앵커]

그러나 또 일부에서는 정치라는 것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총선 지나고 또 대선 가까워 오고 하면 지난번에 시끄러웠던 그 일이 다시 제기가 되면서 분명히 거기서 조응천 전 비서관이 야당에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보는 눈도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지금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굉장히 싸늘합니다. 네거티브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 혹은 상대방 후보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겠다라고 하는 것은 이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제가 알고 있기로는 지난 대선 때, 지금 앵커께서 나중에 이번 총선 국면 말고 대선 국면을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을 하셨던 분들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검사 선배인데요.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때 문 후보는 불이익을 받아도 좋으니 네거티브는 절대 안 된다라고 수차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또 실제 제가 그 상대 대척점에 서서 네거티브 대응을 했었는데요. 실제 문 대표 측에서 저희 쪽으로 네거티브 공격을 한 기억은 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걸 활용을 해서 도와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않고요. 만약에 그런 요구를 받게 된다면 저는 역시 같은 이유로 단호하게 이거는 안 된다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글쎄요. 지금 그 말씀을 어느 정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게 되는데 적어도 굉장히 많은 정보를 알고 계신 것으로 추정되는 분이기 때문에 모르겠습니다. 얼마만큼 아시는지 저도 잘 모르는 거고. 그런데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그런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또 여당 쪽에서 특히 청와대 쪽에서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어제 오늘 굉장히 많은 말씀을 들으셨겠지만 예를 들어서 어제 이 자리에 출연하셨던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청와대 정보를 외부로 흘려서 다른 사람하고 얘기를 나눈 것 자체가 문제인데 청와대 참모로서의 역할을 망각한 사람을 영입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새로운 당으로 되길 포기한 그런 정당 아니냐. 이건 제가 어저께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하고 얘기할 때 옮겨드리겠다고 약속을 또 했기 때문에 질문으로 옮겨드리겠습니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청와대나 지금 여당에 계신 분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시리라는 것은 애초부터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일입니다. 특히나 친박 감별사라고 자처하시는 그 조 수석께서는 오죽하셨겠나 싶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고 수권정당으로 국민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데 미력이나마 돕기 위해서 온 것이지. 청와대나 여당에서 생각하시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만약에 제가 청와대나 여당에서 생각하시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이쪽으로 왔고 또 언젠가는 그런 걸 활용할 것이다라는, 제 생각이 그런 거였다면 2014년 12월달에 제가 소위 말하는 문건사건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당하고 판사님 앞에 나가서 영장심사를 받은 일이 있습니다. 저로서는 과거 검사를 천직으로 알았던 사람이고 또 법조인으로 자문을 한 사람이 청와대에서 했던 일로 인하여 구속당할 위기까지 처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저를 손가락질하고 저는 정말 세상으로부터 고립돼서 완전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구속의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때입니다. 만약에 제가 뭔가 얘기를 하려고 했다면…]

[앵커]

그렇게 했을 것이다?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일생일대의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더 이상 이런 식으로 나를 힘들게 하면 폭로할 수도 있다라고 어떤 레버리지를 활용을 했다거나 했을 것이지 그렇게 거듭되는 언론사에 아마 그때 JTBC에서도 저에게 몇 번 출연 제의를 하셨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요. 저는 죄송합니다. 비서는 입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서 한사코 저는 거부를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출마는 하십니까? 마지막 질문입니다.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제가 아까부터 말씀을 올렸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야당,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씀을 하셨고 제가 그 안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더 이상 인간적으로 거절하는 것도 힘들었고 해서 입당을 하게 된 것이지. 출마를 전제로 하고 구체적인 얘기를 했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앵커]

그럴 가능성은 그러나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정도로는…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그렇죠. 당이 필요로 한다면 얼마든지 당의 쓰임에 제가 나올 용의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느 지역이냐까지 묻지는 않겠습니다.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그런 얘기 자체가 없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말씀 듣도록 하죠. 조응천 청와대 전 공직기강비서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응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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