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일째 '잠잠'..숨죽인 이명박
[경향신문] ㆍ온라인상에서도 43일째 ‘침묵’…12일 중동으로 출국 예정
ㆍ김관진 ‘MB 지시’ 인정에도 입장 표명 없이 시기만 저울질
이명박 전 대통령(76·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지 9일로 108일째다. “때가 되면”이라는 입장표명 예고 후 온라인상에서도 43일째 소식을 끊었다. 재임 시절 권력기관의 정치 개입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와중에도 당사자만은 입을 닫고 있다.
일단 이 전 대통령은 대외활동 등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 한 인사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실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공개적으로 뭐를 하시긴 힘들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추석 연휴 직전 페이스북에서 현 정부의 적폐청산을 “퇴행적 시도”라며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회의를 하고 당분간 무대응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통화에서 “입장은 정리돼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밝힐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 역시 “때가 되면 밝히겠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는 12일 강연을 위해 중동으로 출국할 예정이지만 공항에서도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7일 검찰 조사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 활동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에게 지시받은 것을 인정(경향신문 11월9일자 1면 보도)한 데 대해서도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 침묵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검찰에 먼저 ‘패’를 보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에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 검찰에 별로 신뢰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표면화하기 전까지 언론보도와 수사를 지켜보며 법률적으로 대비할 시간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자신이 관여한 국정농단 증거들에 대한 해명과 대응논리를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는 시점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직접 수사를 개시하는 즈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형식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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