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1년前 붕괴 삼풍백화점 이한상 前 사장,몽골서 선교사로 '속죄의 길'

2006. 3. 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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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사회] 1995년 6월 무려 501명이 사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삼풍백화점 사장이었던 이한상(53)씨. 11년이 지난 지금 그가 악몽을 딛고 일어서 몽골에서 선교사로 속죄의 길을 걷고 있다.

이씨는 3일 국민일보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심정은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말 그대로 경악이었다"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는지…!"라고 그날의 충격을 회고했다.

이씨는 사고 직후 아버지 이준 삼풍백화점 회장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영등포교도소에서 7년간 옥살이를 하고 2002년 10월 출감했다. 그러나 고통은 끝이 아니었다. 보상재원 마련을 위해 전 재산이 압류돼 가족 모두가 파산했다. 2003년 4월 출소한 아버지는 당뇨와 고혈압이 악화돼 그해 10월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어렵고 참담한 시간을 견디며 이씨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졌다. 이씨는 "구치소에서 낮에는 철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성경공부와 예배 등으로 지냈다"며 "이 기간동안 하나님과 깊은 교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가끔은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옥중에서 신앙심을 키운 이씨는 남은 인생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결심했다. 2003년 7월 친구의 안내로 처음 몽골을 방문한뒤 그곳에서 선교활동을 벌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후 2년 반째 몽골에서 활동중이다. 그는 "삼풍사건을 계기로 선교를 결심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몽골 울란바토르의 '몽골선교지원센터'에서 선교사로 일하며 몽골인 신도와 만남을 갖고 있다. 몽골어로 된 성격주석이나 기독교 사전 출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메일에 "교도소에서 난로 없이 겨울을 보냈던 것이 추운 몽골에서 쉽게 적응 할 수 있는 훈련이 됐고,헐벗고 못 먹었던 시간은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초가 됐다"고 적었다.

이씨는 삼풍 희생자들을 잊지 않았다. 그는 "삼풍 사고로 상처받으신 분들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위로가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풍사고가 영적인 전쟁의 한 사건이었다고 믿는다"며 "저와 함께 고난을 받으신 많은 분들의 고난과 헌신이 귀하게 쓰여 하나님 이루시는 일에 진보가 있다면 감사할 뿐"이라고 글을 맺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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