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지키러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오마이뉴스 이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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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 예비군
이명박 정부가 기어이 미국산 소고기의 새 수입조건을 담은 고시를 강행한 29일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고시철회'를 외쳤다.
이날 거리행진 과정 중에 전경과 시민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을 때 가장 앞에서 몸을 던져 시민들을 보호한 사람들은 바로 예비군복을 입은 예비역 모임 사람들이었다.
40여 명의 예비역모임 사람들은 조까지 나누어 시민과 경찰이 부딪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몸을 던졌다. 그 과정에 한 예비역은 전경과의 격렬한 몸싸움 뒤 탈진으로 쓰러져 119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경들은 방패와 투구 등으로 완전 무장을 했지만 예비역들은 군복만 입었지 맨손 맨몸으로 전경에게 몸을 던져야 하고 또 수적으로 전경들이 훨씬 더 많기에 더욱 힘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예비역들은 전경만 막는 것이 아니라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 중에 흥분하여 과도하게 행동하는 사람들도 자제하게 했다.
그래서 예비역들이 달려오면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격려해 주었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참 든든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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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 낄 때 손 안 빠지도록 가죽 장갑 마련하자"
30일 새벽, 상황이 마무리 되자 예비역 모임 사람들은 청계천 소라광장에 모여 정리 모임을 했다.
"내일은 팔짱을 끼었을 때 손이 빠지지 않도록 모두 손가락이 나오는 가죽 장갑을 마련하자."
"일부는 전경을 바라보고 또 일부는 시민들을 바라보며 상황이 악화되지 않게 잘 조절하자."
이들은 더 좋은 생각을 서로 발표하며 내일은 더 많은 사람들을 모아서 나오자고 결의도 다졌다.
이 정리 모임에 참가한 한 예비역과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오늘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인터넷을 보니 경찰들이 시민을 잡아가는데 그냥 있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인데 국가가 그 일을 하지 않으니 비록 예비군이지만 작은 힘이나마 시민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에 나오게 됐다."
-오늘은 몇 명이나 참가했는가?
"정확히 파악 못 했지만 한 40여 명 참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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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모임을 만들었는지?
"인터넷에서 예비역들이 시민들을 보호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해 의견을 나누다가 군복을 입고 거리에 나오게 됐다. 오늘이 네 번째다. 처음에는 두 세 사람이 모였고, 이전까지만 해도 10여 명 정도였는데 오늘은 갑자기 40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래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일은 아마 군복 입은 예비역들이 더 많이 참여할 것 같다."
-오늘도 예비역들이 잘 막아주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많이 다치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촛불시위가 더 격렬해질 것 같은데 예비역들이 더 많이 모여 시민들을 보호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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