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수사교본'곽상도 검사, 변호사로 제2 인생

김만배 기자 2009. 2. 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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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만배기자][현직 검사 100여명 검찰 내부통신망에 인사말 남겨 '이례적']'진짜 사무라이 한 분이 검찰을 떠나시는군요. 새로운 길을 가시더라도 열심히 하는 그 모습 기대합니다'

'청장님! 항상 검사로서의 기개가 무엇이고, 정도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셨던 모습 잊지 않겠습니다. 새로 출발하시는 길에 행운과 행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검찰의 '특수수사 교본'으로 알려진 곽상도(사시 25기) 전 대구서부지청장이 검사생활 20여년을 마감한다.

검찰 내부 전자통신망 이프로스에는 곽 전 지청장이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후배 검사들의 글 100여건이 올라와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 등 검찰 특수 분야에 주로 포진해 있는 이들은 곽 전 지청장이 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그리고 인천과 부산지검 형사부장 등으로 있을 때 동고동락했던 후배 검사들이다.

검찰 고위간부의 퇴직도 아닌데 이처럼 100여 명의 많은 현직 검사들이 인삿말을 남긴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그가 검사로 근무하던 시절 쌓은 공로에 비하면 그리 놀랄 바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곽 전 지청장은 1989년2월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내디뎠다.당시 정부는 범죄와 전쟁을 선포했고, 곽 검사는 전국에 지명수배된 조직폭력배 두목 20여명 중 1명을 최초로 검거하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1991년 2월부터 7월까지 민생치안사범 특별단속 기간 동안, 소매치기 70명을 적발해 전원 구속했다. 이는 현재까지 검찰 내에서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이다.

과거 특수통 검사들 대부분이 강력부 검사로 시작해 특수부로 옮겨 이름을 날렸듯 곽 전 지청장도 이들과 같은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곽 전 지청장이 언론에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수원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면서부터다.

그는 분당파크뷰 아파트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사건을 수사하면서 임창열 경기도지사의 부인 주혜란씨와 건교부 기술안전국장 등 거물급 정·관계 인사 16명을 구속했다.

이를 두고 당시 언론에선 '콜럼부스가 계란을 세운 것 같은 아이디어로 수사성과를 거뒀다'고 호평했다.

그는 이어 용인 난개발 사건을 지휘해 11명을 구속하고 46명을 불구속했다. 이와 함께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안양 대양상호신용금고 부실대출 비리 수사를 통해 현역의원 1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으로 모두 12명이 구속되고 10명이 불구속 기소됐는데, 당시 법조출입기자들은 '수원지검 특수부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보다 한 수 위'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지검 특수부는 또 브로커 이모씨로부터 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현직 대통령 비서실장을 조사하는 '위용'을 과시했는데, 당시 특수부 검사들은 현재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이어 곽 전 지창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부정부패사범 척결 수사에 두각을 보였다.

당시 군납비리 및 군 관련 사건을 수사를 하면서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구속하는 한편, 두산그룹이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산자부 자본재산업국장에게 사업권을 준 두산그룹 박모 사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산자부 홍모 국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부인 한인옥씨의 기양건설 자금 10억원 수수 의혹이 조작극임을 밝혀냈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사회 이슈로 등장했던 '기양건설' 사건이, 이 회사 김모 회장과 사이가 틀어진 이모 전 상무의 조작극이었다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일선 지청을 개청하면서 관리자로서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7년 대구지검 서부지청을 개청하면서 검찰 최초로 전화진술 녹음제를 시행, 사건관계인 소환을 최소화하는 등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건 처리를 보여줬다.

또 당시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기소사건 무죄율 0%'라는 경이적인 기록도 세웠다. 이로 인해 대통령 훈장을 받기도 했다.

곽 전 지청장은 16일 서울고검서 명예퇴임식을 갖고 서울 서초동 인근에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고 변호사로서 '제2 인생'을 설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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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기자 mbkim@<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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