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에디슨과 나란히..반도체 대가 故 강대원 박사 헌액

오동희 기자 2009. 4. 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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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낸드플래시 기초 발명 공로..미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

[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D램 낸드플래시 기초 발명 공로..미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 고 강대원 박사가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헌액된다.

28일 미 상무부 산하 특허청의 발명가 명예의 전당(www.invent.org)에 따르면 고 강 박사는 반도체산업이 연 2000억~3000억달러(약 230조~36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됐던 '전계효과 금속산화물 반도체(MOS-FET: Metal Oxide Semiconductor-Field Effect Transistor)'를 지난 1960년 미국 벨 연구소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됐다.

강 박사에 대한 명예의 전당 헌액 행사는 미 특허청(United States Patents and Trademark Office)이 주관해 'IC 개발 50년'을 기념,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 있는 '컴퓨터 역사발물관'에서 내달 2일 열린다.

미국 특허청은 지난 1973년 인류와 사회, 경제진화에 기여한 발명자들을 기리기 위해 NIHFF를 설립했다. 이곳에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을 비롯해 라이트 형제, 노벨 외에도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험 벨, 슈퍼컴퓨터를 개발한 세이무어 크레이(Seymour Cray), 아스피린을 만든 페릭스 호프만, 인터넷 프로토콜을 설계한 빈튼 세프와 로버트 칸 등 380여명이 올라 있다.

NIHFF는 올해 반도체 집적회로(IC) 발명 50주년을 맞아 고 강대원 박사를 비롯해 강 박사와 공동으로 MOS-FET(모스펫)을 개발한 마틴.M 아탈라 박사와 LCD 패널을 첫 개발한 조지 헤일마이어(RCA), 반도체 진화이론인 '무어의 법칙' 창시자이자 인텔창업자인 고든 무어와 공동창업자인 앤디 그로브, 첫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고든 틸 등 15명을 명예의 전당에 올리기로 했다.

강 박사가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모스펫 반도체는 1947년 월리엄 쇼클리와 바딘, 브래튼 등 3인이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의 반도체인 트랜지스터인 BJT(Bipolar Junction Transistor)를 고집적화하고, 대량 양산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법으로 제조한 것. 오늘날 인텔의 CPU나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생산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칩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1959년 최초의 집적회로(IC)를 만든 잭 킬비의 2000년 노벨상 수상 공적서에도 강 박사의 모스펫 기술이 오늘날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됐을 정도다.

강대원 박사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1955년 도미,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벨연구소(벨랩)에서 30년간 반도체 분야 발명가로 활동했다.

그는 실리콘 기반의 모스펫 개발 외에도 낸드플래시의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메모리 셀, EL(전계발광) 분야에서 의미있는 학술 업적을 남겼고, 한국인 최초의 전미 전기전자통신기술인협회(IEEE)와 벨랩의 펠로우(Fellow)를 지냈다. 또 미국 국부(國父)인 벤자민 프랭클린을 기리는 프랭클린연구소가 수여하는 스튜어트 발랜틴 메달과 오하이오 대학의 탁월한 동문상을 받기도 했다. 플랭클린 연구소의 메달은 에디슨, 아인슈타인 등이 수상할 정도로 미국 내 과학자들에게는 최고 영예로 인정받는 상이다.

강 박사는 1988년 벨랩에서 은퇴한 후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해 장기적인 기초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NEC연구소의 창립 사장이 됐고, 지난 1992년 학술대회를 마치고 뉴저지로 돌아오던 길에 공항에서 쓰러져 타계했다. 향년 61세였다.

강 박사는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발돋움하기도 훨씬 전인 196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한국물리학회 종신회원으로 국내 전자공학계에도 학회지를 통해 벨연구소의 선진 기술을 소개하는 등 학문 발전에도 기여했다. 한 때 LG전자의 고문을 맡는 등 국내 전자산업이 태동기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반도체산업은 1974년 한국반도체(한국 첫 전공정 반도체공장, 삼성 반도체의 전신) 설립을 시작으로 태동해 1983년 삼성전자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가 D램 생산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세계 반도체 강국으로 성장했다.

한국 반도체 학계의 대부인 김충기 KAIST 특훈교수는 "강 박사는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세계적인 석학이었다"면서 "MOS-FET 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낸드플래시의 기초 원리도 강 박사가 개발했으나 한국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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