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운하 중단' 선언..왜 나왔나

김세형 2009. 6. 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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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수준 불통 인식에 진화 나서

- 진정성 확보위해선 지속적 노력 필요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재차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소통의 미흡함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 아래 대운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소통을 되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운하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정 현안이 아직도 산적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건설족과 부자 감세 논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마음을 국민들이 몰라준다 섭섭해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신뢰를 주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는 정책적 노력과 함께 소통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 대운하 중단 재선언..`불신의 벽 실감했다`

지난해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논란이 촛불로 번지면서 대운하도 태풍의 한 가운데 섰던 이슈다. 이 대통령은 이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대운하 사업은 공식적으로 `하천 재정비 사업`으로 격하됐고, 이마저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재탄생했다.

정부는 하천 재정비 사업으로 바꾸면서 대운하는 관련이 없다고 강변했지만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막대한 예산 투입과 함께 사업설명시 없었던 수중보 설치 계획이 불거지며 재차 대운하 논란이 불붙었다. 정부측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대운하가 결코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중단 선언은 이같은 시점에 나온 것으로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대통령은 "많은 분들은 4대강 살리기에 대해서 이름만 바꿔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고 물으셨다. 적지 않은 분들은 `20조 가까이 들여서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고 따지셨다"며 "이런 글들을 읽으며 정말 가슴이 답답했다"고 중단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은 특히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이 너무 높구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 소통의 의지 표현

대통령의 중단 선언은 한편으로는 일방적인 국정운영이라는 비판에 대한 소통의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우선 중단 선언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믿음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며 "그것은 정치하기 오래전 민간기업에 있을 때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고 실은 1996년 15대 국회때 당시 정부에 운하는 꼭 해야할 사업이라고 제안한 바 있으며 그래서 중심적인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십년간 품어온 신념이지만 국론 분열의 위험을 고려해 포기하겠다는 것. 반드시 나의 길만 가지는 않겠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또 중단 선언의 형식 역시 이런 심정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라디오·인터넷 연설은 형식상 준비된 원고를 읽는다는 점에서 일방적 의사표현의 수단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청와대 홈페이지 의견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대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한 것은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오늘 연설은 가장 많은 지적이 있는 소통 채널부터 운영을 잘하라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에 대한 답신의 성격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 불신의 벽 넘기까지 지속적 노력 필요

대통령은 최근 중도실용을 언급하고 서민을 배려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쌓여온 불신의 벽 때문에 청와대가 설명하는 의미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청와대가 대통령 이미지 즉 대통령 PI에도 신경쓰겠다고 한 것 때문에 의구심은 더 쌓이고 있다.

민생 행보 차원에서 수개월만에 재개한 재래시장 방문은 이미지 메이킹의 전형으로 질타받고 있다. 감세 혜택을 봤을 때 대기업과 부자를 위한 정부이면서 겉으로는 서민을 앞세우고 있다는 것. 일부에서는 서민은 언제나 정책의 기본인데 서민을 챙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질타도 나오고 있다. 중도실용은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책략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부자 감세로 이해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최근 제가 얘기하는 중도실용도 무슨 거창한 이념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진정성을 알아주기를 희망했다. 대통령은 "국가에 도움이 되고 특히 서민과 중산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우리의 마음을 모으자는 것"이라며 중도실용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통령은 아울러 "정치적, 사회적 갈등과 분열상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선진화되기 참 어렵다고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최근 국민 화합과 통합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박힌 이미지는 쉽게 바꾸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 성과를 내기까지는 끊임없는 소통 노력과 함께 정책 추진에서도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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