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경품 이벤트 유령 당첨자 꼼수..딱 걸렸다!

입력 2010. 10. 13. 09:48 수정 2010. 10. 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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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닭'운영 '에땅' 발표당첨자 1~4등은 가짜 ID카메라·넷북 안 주려 조작네티즌수사대에 덜미 망신살경품 미지급 민원 봇물소비자원 "작년 200여건"처벌 규정 제정 서둘러야

소비재 업계에 경품 행사를 진행하면서 당첨자를 조작하는 탈ㆍ불법 행위가 비일비재해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피자에땅'과 '오븐에 빠진 닭'(이하 '오빠닭')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에땅'은 최근 당첨자를 조작해 약속한 경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에땅은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치킨을 먹고 후기와 제품사진을 올린 고객에게 카메라(1등), 넷북(2등), 캐러비안베이 이용권(3등), 오빠닭 비치세트(4등), 베이크치킨교환권(5등)을 제공하는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지난달 29일 불거졌다.

에땅 측에서 당첨자를 발표했는데, 이벤트 참여자 모두가 5등에 당첨돼 베이크치킨 교환권을 받은 것. 더욱이 1, 2, 3등 당첨자 아이디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 아이디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이벤트 참여자가 30여명에 불과함에도 당첨자가 50명을 상회한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이벤트에 참여한 김명진(34) 씨는 "1~4등 아이디를 이벤트 페이지에서 검색해본 결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로 나왔다"면서 "결국 경품을 주기 싫어 1~4등 아이디는 가짜로 만들어냈다"며 분노했다. 네이버 블로거 ID '향만' 씨는 "업체에 항의했더니 1~4등은 이벤트 접수 마감일인 8월 31일 이후에 메일로 응모한 고객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거짓말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뻔한 거짓말로 소비자를 농락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본지에서 취재가 이어지자 모르쇠로 일관했던 에땅 측도 결국 잘못을 시인했다. 박현종 에땅 마케팅팀장은 "해당 마케팅을 진행한 직원이 신입인 데다 예상외로 이벤트 참여자가 적자, 비용을 절감한다는 취지에서 꾸민 일"이라며 "이번주 중 홈페이지에 사과 공지를 띄우고 재추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땅'은 '피자에땅' '오빠닭' 등 3개 브랜드로 전국 420여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00억원(본사 360억원 규모)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수년간 소비자를 우롱하는 경품 이벤트로 문제를 일으킨 업체가 적지 않다. B사는 지난 2월 경품에 당첨된 고객에게 여행 경품 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아 서울 서초동 본사 에어콘 4대가 압류 조치되는 망신을 당했다. 경품 이벤트가 잦은 온라인몰에서는 더욱 이런 일이 잦다.

미국 이베이가 운영하는 옥션도 지난해 2월 유아복 상품평 쓰기 이벤트 당첨자를 조작해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한 데 이어, 올해 8월엔 경품 1등 당첨자를 잘못 공지해 재차 물의를 빚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런 문제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경품 당첨 미지급에 따른 민원은 지난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200여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의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업체를 처벌할 기준이나 법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이 때문에 한번 당첨자를 조작한 업체가 또다시 경품 이벤트 등을 조작하는 사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관련 처벌 규정 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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