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여성운동은 즐겁게 계속됩니다"

2011. 1.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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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양육·비정규직 등 문제 여전

'피해자' 관점 넘어 주체돼야

선거 때 성평등의제 쟁점화"

한국여성단체연합 새로 맡은 권미혁 상임대표

전국 6개 지부·27개 회원단체가 모인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의 새 지휘봉을 잡은 권미혁(52·사진) 상임대표는 25일 3년 임기동안 "즐겁고 창조적인 여성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1977년 이화여대 법학과에 입학해 학생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그는 졸업 뒤 81년부터 서울 영등포 섬유공장 등에 위장취업해 노동운동에 투신했다가 같은 해 학림사건으로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83년께부터 민주화운동청년연합에 참가하면서 '여성문제'에 눈을 뜬 그는 여성평우회 간사를 맡으면서 여성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87년에는 여성만을 위한 대중운동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여성민우회 창립에 나서 2005년부터 6년간 상임대표도 맡았다.

"남동생이 둘이나 있었지만 집에서는 장녀인 제가 늘 우선이었고, 여대를 다니다보니 사회에 나와서야 여성차별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인 나와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권 대표는 '여성 문제가 과연 남아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지금도 여전히 여성운동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호주제 폐지를 정점으로 여성 관련 정책이 제도화되던 90년대가 여성연합의 전성기고, 2000년대 들어 쇠퇴했다고들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 그는 "이제는 차별당사자로서 남녀평등을 넘어 남녀 모두가 주체가 되는 '양성평등' 사회로 한단계 성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제도와 인식의 괴리를 해소하고, '복지논쟁'을 비롯한 사회적 쟁점에 여성주의적 관점을 포함시키며,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여성의제의 쟁점화와 성평등한 지방자치 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출산·양육 등 돌봄의 문제, 낙태 등 여성 재생산권의 문제, 신자유주의 심화 속에서 비정규직화 되는 여성노동 문제, 여성 안전권 문제 등 아직도 해결해야할 '여성운동의 의제'도 많다.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아나운서 비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자연산 여성' 발언처럼 끊임없이 터지는 사회 지도층의 성희롱 발언을 근절한 여성인권의식 제고도 시급한 문제다. 여성가족부를 없애려 하거나 정치적 선전을 위한 저출산정책 등 여성정책이 실종된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대안 마련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평등과 인권 감수성으로 재구성된 사회에선 차별도, 소수자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는 남녀 모두가 '성'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한 사회가 올 때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글·사진/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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