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0년전 뉴욕타임스 부고와 강대원 20주기

오동희 기자 2012. 5. 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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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

↑뉴욕타임스의 1992년 5월 28일자 고 강대원 박사의 부고기사. 출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쳐.

20년전인 1992년 5월 28일 목요일.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의 리 A. 대니얼스(LEE A. DANIELS) 기자는 한 한국인 과학자의 타계에 대해 장문의 부고(Obituary) 기사를 썼다.

다음은 한국인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천재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Dr. Dawon Kahng(대원-강)'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부고 내용이다.

"강대원 박사, 61세, 반도체 분야의 발명가(Dr. Dawon Kahng, 61, Inventor In Field of Solid-State Electronics)"

전자기술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끌어낸 발명을 한 물리학자이자, 미국 내 NEC연구소 사장인 강대원 박사가 1992년 5월13일 뉴저지 뉴브룬스윅에 있는 성 베드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는 뉴저지 프린스턴에 살았으며, 향년 61세다. 강박사는 대동맥류 파열로 인한 긴급수술의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NEC연구소의 스타 윌머스 대변인이 말했다.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태어난 강 박사는 1955년 도미해, 오하이오 주립대에 입학, 1959년 이 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뉴저지 머레이 힐에 있는 벨연구소(벨랩)에 입사했고, 그 후 20여년간 반도체 분야의 발명가로 보냈다.

↑5월 13일 타계 20주기를 맞은 고 강대원 박사.

강 박사의 가장 중요한 발명은 오늘날 대부분의 전자 소자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인 실리콘 기반의 MOS(Metal Oxide Semiconductor) 트랜지스터를 처음 만들었다는 것이며, 반도체 메모리 디바이스의 다양한 형태의 기초인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메모리 셀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EL(전계발광)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

강 박사는 이런 공헌으로 많은 영예를 안았다. 그는 전미 전기전자통신기술인협회(IEEE: 아이 트리플 이)와 벨랩의 펠로우(Fellow)였으며, 프랭클린연구소에서 주는 스튜어트 발랜틴 메달과, 오하이오 대학의 탁월한 동문상을 받기도 했다.

1988년 벨랩에서 은퇴한 후 강 박사는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해 장기적인 기초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NEC연구소의 창립 사장이 됐다.

강 박사는 그의 아내 영희와 다섯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았다. 첫째 킴유 캉-웨이스너, 둘째 비비안, 셋째 릴리는 뉴욕에 살고 있으며, 넷째 에일린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다섯째 아들 드와이트는 야들린에 살고 있으며, 한명의 손자가 있다.

그의 가족들에 대해서까지 상세하게 기술된 이 부고는 그러나 당시 한국의 그 어느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볼 수 없었다.

'South Korea'의 'Seoul'에서 태어난 그의 죽음이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더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왜 160여년 전통의 저명한 일간지의 부고란에 이렇게 장문의 기사가 씌어졌을까.

강 박사는 반도체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했던 윌리엄 쇼클리와 잭 킬비 등이 수상했던 프랭클린 연구소의 스튜어트 발랜티상을 1975년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이자 마지막이다. 미국의 국부(國父)인 벤자민 플랭클린을 기리는 이 연구소는 1824년부터 180여년 동안 이 상을 시상해오고 있다.

프랭클린연구소의 말을 빌리자면 프랭클린상 수상자의 이름을 읽는 것은 19세기와 20세기의 과학계의 'Who's Who(저명인사 인명록)'를 읽는 것과 같다고 할 정도로 그 명성이 높은 상이다.

1912년 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험 벨, 방사능을 발견한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디젤 엔진을 만든 루돌프 디젤이 19세기초 프랭클린 연구소의 크레슨(Cresson) 메달을 받았고, 발명왕인 토마스 에디슨, 원자 이론을 내놓은 닐 보어, 상대성 이론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양자 우주론을 내놓은 스티븐 호킹이 프랭클린 메달을 받은 사람들이다.

182년 동안 프랭클린 메달의 수상자 2000여명 중 105명이 107개의 노벨상을 받았다는 점만을 보더라도 강대원 박사가 받았던 프랭클린연구소의 상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 박사는 미국 과학연구학회인 시그마 Xi의 멤버였고, 한국인 최초의 IEEE(전미전기전자학회) 펠로우이며, 한국 물리학회의 평생회원이었다. 그는 35개 이상의 책이나 아티클의 저자 또는 공동저자이며, 22개의 미국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런 공로로 그는 지난 2009년 에디슨, 노벨 등이 이름을 올린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트랜지스터 발명 60주년'을 기념해 헌액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20주기를 맞은 13일, 국내 학계나 정부 그 어디에서도 '잊혀진 영웅'을 기리는 행사는 없었다. 한국 과학계와 공학계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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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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