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악화 전방위 확산 조짐

강수윤 입력 2012. 8. 16. 17:20 수정 2012. 8. 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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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對日 공세적 외교'에 日 당황속 신사참배 강행 등 맞대응"상황악화는 양국 국익에 도움안돼. 신중히 출구전략 모색해야"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왕 사과요구 발언으로 촉발된 한·일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삐걱거리던 한일 관계는 이달 들어 급격히 악화되면서 역대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10일)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 발언(14일), 광복절 경축사 위안부 과거사 문제 발언(15일)이 발단이 됐다. 이 대통령이 한일 관계의 가장 민감한 영토(독도), 과거사, 일왕 문제 등 '3대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셈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14일 충북에 있는 한국교원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며 일왕의 사과까지 요구하는 강공을 폈다.

◇일본의 대응 공세에 정부 '단호하고 차분한' 맞대응 견지

이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과거 일본을 상대로 전개했던 '조용한 외교'에서 벗어나 우리의 입장을 단호하고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를 갖고 있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측근비리 등에 따른 레임덕 현상을 돌파하려는 '국면 전환용'행보가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국력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일 관계에서 공세를 펴며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본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라는 이 대통령의 언급에는 이같은 자신감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잇단 파격 행보에 당황한 일본은 일단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으로 맞불을 놓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일본 현직 각료 두 명을 포함한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결국 강행한 것이다.

특히 일본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보다 일왕 사과를 거론한 데 대해 더욱 발끈하는 분위기다.

이에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일본 취재진에 "이해하기 힘든 발언"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고,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이와함께 일본 정부는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 정상이 합의한 통화스와프 협정 재검토와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결정이란 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은 15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의 재검토를 시사했다. 통화스와프는 통화위기 때 양국이 상대국 돈을 긴급히 받아 씀으로써 위기를 넘기게 하는 장치다. 양국은 스와프 규모를 지난해 300억 달러에서 700억달러로 늘렸다. 만기는 올해 10월31일이다.

일본측이 우리 정부와의 '갈등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측의 이같은 대응에 우리 정부는 단호하면서도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의 과거사 반성이 먼저 선행돼야 양측간 갈등 해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면서 "일본과, 일본 국민들이 이에 동의하리라 믿고 있다.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각료의 신사참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이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정부가 지난해 과거사 반성부터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일본측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데 대한 '서운함'과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 민감한 문제 이슈화 하지 않는 것이 중요"

외교적 문제에서 비롯된 급냉분위기는 양국의 사회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K-POP 등 한류열풍과 일본인들의 국내 관광, 민간교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위성TV인 BS닛폰과 BS재팬은 배우 송일국이 출연한 한국 드라마 '신이라 불린 사나이' 방영을 연기했다.

일련의 상황이 자칫 감정싸움으로 치닫을 경우에는 그 부담이 양측에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가에서는 이와관련, 상황 악화는 양국 국익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양국은 당분간 상대방을 자극하지 말고 대립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출구전략을 신중히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으로선 냉각기를 갖는게 최선이다.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고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더 이상 한일간 민감한 문제를 이슈화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자극해봤자 좋을 게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본이 한일간 통화스와프 재검토와 독도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결정 언급을 했는데 실제적으로 실행된 것은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정도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질적인 행동 조치들이 자칫 잘못하면 한일관계 악화에 상승작용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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