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낙태 시술 처벌 합헌"(종합)
"임신 초기엔 허용해줄 필요 있다" 반대의견도
"가볍게 벌하면 낙태 만연"…"의사에게도 적용 가능"
"임신 초기엔 허용해줄 필요 있다" 반대의견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낙태 시술한 조산사 등을 징역에 처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조산원을 운영하는 송모씨가 낙태 시술한 조산사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형법 270조 1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사건에서 재판관 4(위헌) 대 4(합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의사에게도 적용될 수 있어 낙태 시술에 대한 처벌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임산부가 낙태하는 것 자체를 처벌하는 자기낙태죄와 관련해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가하게 된다면 현재보다도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될 것"이라며 "자기낙태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헌재는 이어 "낙태가 대부분 의료업무종사자를 통해 이뤄지는데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시술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미한 벌금형은 낙태시술의 기능이나 약품 등을 알고 있는 것을 남용해 영리행위를 추구하는 조산사에 대해 위하력(범죄 억제력)을 가지기 어려운 만큼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사건 심판대상은 조산사에 관한 부분이지만 형법에서는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등이 낙태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나와있는 만큼 의사 등에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강국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적어도 임신 초기에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낙태를 허용해 줄 필요성이 있다. 자기낙태죄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재판관은 "자기낙태죄 조항이 임부의 임신 초기 낙태까지 일률적으로 처벌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므로 임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 시술을 한 조산사를 처벌하는 법률 조항도 이 범위 내에서 위헌이다"고 주장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조산원을 운영하던 송씨는 2010년 원치않는 임신을 했다며 태아를 낙태시켜 달라는 김모씨의 부탁을 받고 임신 6주인 태아의 낙태 시술을 했다.
그러나 낙태 시술 당시 동행했던 김씨의 애인 박모씨로부터 고소를 당해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위헌제청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했다.
pdhis959@yna.co.kr
☞ < 韓-日 온종일 대립각..`정상적 외교' 실종 >
☞ 연매협 "'다손' 제작진 일방적 계약 파기"(종합)
☞ 경기ㆍ강원도 學暴기재거부…수시모집 대란(종합)
☞ < 프로배구 > 이기고도 웃지 못한 러시앤캐시
☞ 박재완 "세수목표 달성 쉽지 않아"(종합)
< 연합뉴스 모바일앱 다운받기 >
< 포토 매거진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76세 '터미네이터' 슈워제네거, 심장박동기 달았다 | 연합뉴스
- 이재명 유세현장서 흉기 품은 20대 검거…"칼 갈러 가던 길"(종합) | 연합뉴스
- 야간자율학습 중 여교사 텀블러에 체액 넣은 남학생 고소당해 | 연합뉴스
- 감귤 쪼아먹은 새 수백마리 떼죽음…"화가 나 농약 주입"(종합) | 연합뉴스
- 용인 아파트서 층간소음 갈등으로 이웃 간 칼부림…1명 부상 | 연합뉴스
- 서울 도심서 자산가 납치해 금품 뺏으려던 일당 검거 | 연합뉴스
- 빵 제조일자가 내일?…中누리꾼 "타임머신 타고 왔나" 맹비난 | 연합뉴스
- 채팅앱서 만난 10대 성착취물 700여개 제작…이별 요구에 협박 | 연합뉴스
- 인스타 게시물 싹 정리한 신세계 정용진 회장…배경에 관심 | 연합뉴스
- "위에 인부들이 있다" 직후 "다리가 무너졌다!"…긴박했던 90초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