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HIV 감염 환자, 28년째 치료받으며 생존

2013. 12. 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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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교수가 말하는 에이즈 진실
"HIV, 전염성 매우 낮은 바이러스.. 치료약 복용땐 평균수명 유지 가능"

[동아일보]

이선희 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이즈의 날(1일)을 맞아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병원 제공

치료 방법이 획기적으로 발전했지만 에이즈(AIDS)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에이즈의 날(1일)을 맞아 이선희 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올바른 정보를 들어봤다.

○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는 모두 환자인가

에이즈는 HIV라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의해 면역세포의 지휘관 격인 CD4 림프구가 파괴돼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감염병이다. 이들 중 면역 결핍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난 사람만 에이즈 환자다. 세계적으로 약 3400만 명의 HIV 감염자가 있다. 국내에는 약 1만 명의 HIV 감염자가 있다.

○ 키스만 해도 HIV에 감염되나

에이즈를 무시무시한 전염병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이는 편견이다. 전염성은 매우 낮다. HIV는 아주 약한 바이러스이다. 인체를 벗어나 공기 중이나 물 속에 노출되면 24시간 내에 기능을 잃어버린다. 열에도 약하다. 60도 정도면 죽는다. 특히 수돗물 정도의 염소 농도에서 단시간에 비활성화되므로 감염력이 없어진다. HIV는 감염자와의 일상적 접촉을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 감염자와의 성 접촉, 혈액 노출로만 옮겨진다. 감염자의 땀, 침, 눈물에 HIV가 일부 존재하지만 감염력이 없으므로 남에게 전파되지는 않는다. 치료와 관리를 잘하면 감염자가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

○ 에이즈는 불치병이어서 걸리면 사망하나

최근엔 치료 방법이 많이 발전했다. 조기 발견하고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평균 수명에 가깝게 산다. 1985년 12월 국내 HIV 감염자 1호로 기록된 박모 씨는 적극적으로 치료받아 28년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다. 또 모든 HIV 감염자가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HIV 감염 증상이 있거나 CD4 림프구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할 때만 치료를 시작한다.

○ 검사 비용이 아주 비싼가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HIV 증식을 막고 면역체계를 보호해 에이즈 진행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다. 감염자가 약물 치료에 잘 따르지 않으면 HIV가 변형을 일으키고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기 쉽다. 질병관리본부의 국가에이즈관리사업을 통해 전국 보건소 검사실에서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비용은 무료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는 아직도 에이즈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해 HIV 감염자를 사회적 차별에 시달리게 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조기 검진과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확산을 막으려면 HIV 감염자를 사회의 정상적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치료를 적극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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