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용갑 전 의원 "뻔뻔하고 오만한 문창극 7인회 누구도 추천 안 해"

이용욱 기자 입력 2014. 6. 21. 06:20 수정 2014. 6. 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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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원로 자문그룹 '7인회' 멤버 김용갑 전 의원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 '7인회' 멤버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김용갑 전 의원(78·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우리 일은 끝났다"며 "우리는 인사에 대해서 누구도 추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제기된 7인회의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 추천설을 부인한 것으로, 박 대통령 주변 숨은 인맥에서 문 지명자를 추천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비선(秘線)' 추천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인회는 김 전 의원을 비롯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멤버다.

대표적인 보수정치인인 김 전 의원은 지난 19일 서울 반포의 한 커피숍에서 기자와 만나 문 지명자와 관련해 "보수라고 무조건 꼴통이 아니다. 어떻게 그런 분이 후보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그 사람을 믿고 일을 추진하겠느냐. 국가개조가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을 향해선 "정치를 쉽게 하면 좋을 텐데 왜 이렇게 어렵게 하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 "보수라고 무조건 꼴통 아냐어떻게 그런 분이 후보 됐는지국가개조 공허하게 들릴 수도대통령 왜 정치 어렵게 하는지…"

- 정치권에서 '7인회'의 문 지명자 추천설이 나온다.

"종편을 보니까, 사회자가 '어디서 추천했는지 확실히 안다'며 서울고(문 지명자 모교)와 7인회를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서울고 출신인) 안병훈(전 부사장)에게 전화했다. '여보, 당신이 했다고 이야기 나오는데, 그냥 가만히 있을 거냐.' 고등학교가 같다고 턱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말이야. 우리는 김기춘 실장에게도 '누가 좋더라' 소리를 안 한다. 괜히 이야기하면 부담 가질 수 있으니까, 일절 이야기를 안 한다."

- 문 지명자는 어떻게 보나.

"내가 안 좋게 본 것은 이분이 처음 임명됐을 때다. 기자들이 찾아갔더니만 '책임총리를 처음 들었다'고 하더라. 얼마나 오만한 소리냐. 그때 저 사람 총리 되면 큰일 나겠다. 뻔뻔하고 오만하고. 기자들한테 막 대하는데, 기자가 아니고 국민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 안된다. (운동하러) 체육관 같은 데 가면 '국민 자존심 상하게 한다'고, 우리 지지자들도 좋게 이야기를 안 한다."

-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재가를 미룬 것은 자진사퇴하라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누가 봐도 그 뜻이다. 대통령이 '돌아가서 결재하겠다'도 아니고, '가서 검토하겠다'는 것인데. 당연하지. (총리 인준이) 하루가 급한데도 그런다는 것인데…. 이 정도로 압박을 하면 물러나야 한다."

- 다른 장관 내정자들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다.

"(예전에) 박 대통령에게 (청와대) 민정수석을 잘 쓰라고 했다. 검사 출신(김영한 신임 민정수석은 검사 출신이다)은 하면 안된다. 검사들은 많이 굳어가지고. 내가 민정수석을 해봐서 아는데 참 중요하다. 민정수석은 민심동향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직언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신문 보니까 민정수석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안 하고 실장을 통해서 한다고 하더라. 그러면 안된다."

-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 '이제 끝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더 이상 조언할 수가 없다'고 했다. 나는 모든 걸 다 놔버렸어. (대통령이) 여러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거다."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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