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정파적 이익만 좇는 '막무가내' 외교 보도

KBS 2019. 7. 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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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립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입니다.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또는 황제로 요즘 불리고 있습니다. 최욱 씨입니다.

[최욱] 여러분 잘 지내시죠? 최욱입니다.

[정세진] 지난주에 이어서 모셨습니다.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님 초대했습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정세진] 오늘도 안톤 숄츠 기자 함께 하고요.

[숄츠] 안녕하세요?

[정세진] 오랜만에 초대했습니다. 일본 간사이외국어대 장부승 교수님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장부승] 오랜만에 뵙습니다. 장부승입니다.

[정세진]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혹시 못 나온 이유가 있으신가요?

[장부승] 안 불러줘서

[정세진] 오늘 주제와 관련되어서 나오셨는데 정말 바쁘게 요즘 지내실 것 같습니다.

[장부승] 여러 가지 국제관계 쪽으로 전공을 했으니까 오늘 다룰 주제들이 저로서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이 방송은 KBS1,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G20 정상회의에 이어서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진 남·북·미 판문점 회동 그리고 일본의 우리나라 수출규제 강화 조치까지 터져 나오면서 이번 한 주 언론에서는 외교 관련 소식이 쏟아져나왔습니다. 잇따른 굵직한 외교 사건, 사안에 대해서 어떤 보도들이 나왔는지 외교에 관한 언론 보도의 문제 무엇인지 짚어보는 시간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마련했습니다. 먼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SNS 정치가 통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트윗(tweet) 후 불과 32시간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정 교수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준희] 언론을 다루는 법을 트럼프 대통령이 잘 아는구나 라는 인상을 아주 강하게 받았고요.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표현하면 굉장히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마는 기분이 나빠도 쫓아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이벤트의 연속이었다라고 보여지고. 그런 만큼 이 사안을 다루는 언론들의 준비된 상태, 그다음에 언론들의 고유한 시각 이런 것들이 아마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강유정] 저는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가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영화에서도 군인이 넘어갈 때 선 하나였거든요. 그게 굉장한 충격을 줬는데 이번에도 넘어갈 때 물론 작년에 문 대통령이 넘어가는 순간을 보기는 했습니다마는 말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넘어가는 순간 저건 어쩌면 선 하나에 불과한 건데라는 게 훨씬 더 이미지적으로 전달이 돼서 지금까지 있었던 뭐 여러 번의 만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마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 효과를 주는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는 텔레비전을 끼고 계셨을 것 같은데.

[최욱] 하루종일 봤어요.

[정세진] 안 볼 수가 없죠, 이번 건.

[최욱] 안 볼 수가 없어요. 그런데 뭐 일각에서는 트럼프 쇼에 놀아난다 이런 비판적 시각도 있던데 저는 이런 쇼라면 언제나 그 쇼에 박수로 화답하고 싶습니다. 위대한 쇼맨이에요.

[장부승] 이번 회동을 앞두고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동아시아에 가면 아마 김정은 만날 일은 없을 거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기 때문에 이거는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성사가 되면서 상당히 극적으로 놀람 속에서 이루어진 거고. 게다가 또 장소가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이 되면서 여러 가지 극적인 요소들이 결합이 되면서 상당히 고조가 됐죠. 그러기 때문에 우리 언론들로서도 우리 언론뿐만 아니라 미국 언론, 일본 언론, 세계 언론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커다란 이벤트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언론에는 어떻게 보도가 됐는지 집중적으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면에 다 사진을 실었습니다. 워낙 역사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에. 남북미 세 정상의 사진을 실은 것도 있었고 북미 두 정상의 사진만을 실은 언론들도 있었습니다. 쭉 사진을 함께 비교를 해보죠.

[정준희] 일단 남북미를 잡은 경우, 세 정상을 잡은 경우는 조금 더 많았습니다. 경향, 한겨레, 세계, 서울, 조선, 동아 이렇게 잡았고요. 북미를 잡은 경우가 한국과 국민과 중앙 그런 케이스였어요. 그런데 여기에 또 한 가지 요인을 보면 남북미를 잡더라도 경향이나 한겨레나 세계 같은 경우는 주로 평화나 비핵화의 문제, 다시 말하면 조금 더 실질적으로 어떤 진전에 가까이 가고 있다 라는 보는 쪽에 있었던 반면 서울이나 조선이나 동아는 주로 ‘만나다’라고 하는 쪽에 강조점을 두는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북미를 잡은 경우 한국이나 국민은 주로 ‘적대를 넘어섰다’라든가 ‘평화’를 강조하면서 북미간의 만남이 이제 평화를 가져오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미지를 쓴 반면에 중앙의 경우가 저는 제일 특이했다라고 보는데요. 중앙은 딱 북미만 잡고 그다음에 ‘트럼프 북한땅 밟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결국 이 두 가지 요인을 다 모아보면 중앙의 케이스가 결국 여기서는 남한은 소외되어 있고 북미가 만났다. 그리고 그거를 주도한 건 트럼프고 트럼프가 주도한 이 이벤트의 성과는 북한 땅을 처음으로 밟은 것까지다라고 하는 의미가 가장 많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저는 이게 현재의 상황을 가장 좋게 말하면 드라이(dry: 건조)하게 표현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폄하하는 듯한 축소한 듯한 그런 이미지를 주는 게 중앙에서 가장 좀 특징적으로 나타낸 것 같습니다.

[정세진] 저는 사진상으로는 중앙일보 사진이 제일 멋있었는데 저는 되게 의미가 제일 부각된..

[강유정] 저는 경향신문 사진이 제일 의미 있다고 봤어요. 왜냐하면 다른 사진들을 보면 다리 움직임이 거의 없어요. 그런데 경향신문만 세 사람이 함께 걷는 동(動)적인 이미지를 조금 실었거든요.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았나 싶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욱] 제가 무뎌서 사진 구도까지 얘기하고 다리가 나왔니 안 나왔니 저는 이거는 조금 함께하기 어렵네요. 이 부분은.

[장부승] 최욱 씨 이 사진이 의미가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정도의 거대한 외교적 이벤트를 1면에서 이렇게 큰 사진으로 실을 때는 이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 편집자들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고민 많이 해요. 사진이 한두 장이 아닐 거 아니에요. 그중에 어떤 사진을 1면에 이렇게 크게 낼 건가는 안에서 상당히 심각하게 토론했을 거예요.

[숄츠] 사실 글 읽지 못하고 사진만 보는 사람도 많거든요. 그래서 그 사진 예를 들어서 문 대통령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 지 되게 큰 차이 날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 이 세 명(남북미 정상) 나오는 이 사진 있잖아요. 그래서 그건 사실 저한테 되게 재미있는 사진인데 왜냐하면 약간 좀 상징적인 느낌이 좀 있어요. 저한테는 왜냐하면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잘 통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세진] 둘이만.

[숄츠] 둘은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웃는 모습이고 기분이 좋은 모습인데 딱 가운데 벽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서 있어요. 그래서 이것만 없어지면 둘은 잘 통할 수 있을 거라고, 약간 이런 이미지 저한테 있는데요. 그래서 참 재밌어요.

[정세진] 이번에는 북미 정상회동 성과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또 언론에 보도가 됐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은 “실질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실무회담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게 핵심 성과로 꼽힌다.” “판문점 회담은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도 거뒀다. 가장 큰 것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라며 남북미 회동에 실질적 성과가 있었음에 집중을 했고요. 조선일보와 중앙, 동아일보 등의 보수 매체는 만남 자체는 의미 있지만 정치적 이벤트로 끝날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한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정준희] 1면의 내용이 이제 기사로 실리면서 명확하게 입장 차이가 나타나는데요. 대체로 진보 언론 계열들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나고 성과를 부각시키는 그런 방향으로 갑니다. 그래서 성과라고 하는 건 대화가 재개됐다라는 데에서 일단 찾고요. 그다음에 실무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고 거기를 통해서 뭔가 과거와는 다른, 다시 말하면 하노이(북·미 정상회담) 때하고는 다른 전환점이 마련되어있는 것 같다라는 쪽에 훨씬 더 강조점을 두고 있고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한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라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에 보수 언론 같은 경우는 신중함과 폄하가 이제 같이 존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신중함은 사실은 달라진 건 별로 없다, 여전히 협상이 남아 있고 기다려봐야 하고 여전히 미북 간에는 상당히 장애가 있다라는 쪽이 이제 조금 더 신중한 쪽에 가깝다면 그걸 통해서 폄하를 나타난 경우도 많아요. 그러니까 쇼에 불과하다. 결국은 심지어는 북한이 굴복 안 하면 이건 이긴 게임이 아니다라는 쪽으로 좀 더 근본주의적으로 가는 그런 모습들이 이제 일반적으로 조금 나타나고 있는데. 제가 또 한 가지 특정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중앙일보의 사설이에요. 거기에서 보면 “북한의 핵폭탄 하나, 미사일 하나 줄지 않았다. 북한의 핵 위협은 털끝 하나 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게 문자 그대로 보면 맞는 말인데 북미 관계라든가 아니면 한반도 비핵화의 문제라든가 평화의 문제라든가 국제 간의 외교라든가 국제 정치를 만약에 현실주의적으로 접근을 한다면 이 최종단계가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중간 단계가 무시가 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중간 단계의 의미들을 찾아나가야 되는데 마치 (대화의) 판이 이정도까지 안 가면 절대 승리가 아니다, 절대 성공한 게 아니라는 그런 태도가 너무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최욱] 저도 이게 좀 약간 기분이 안 좋았는데 누워만 있던 환자를 걸을 수 있게 했는데 뛰지 못한다고 지금 다그치는 것 같다는 거예요. 칭찬 받습니까? 이런 비유?

[정세진] 황제답습니다.

[최욱] 고맙습니다. 짜증이 나더라고요. 저는.

[숄츠] 지금 어떤 언론들 그냥 이거 좀 부족하다 생각하고 비핵화는 아직 안 됐다(고 생각한다.) 사람들 어떻게 생각하는 거예요. 비핵화는 하루 이틀 만에 다 생길 줄 았았어요? 아니잖아요. 비핵화 사실 원하면 작은 걸음 많이 많이 필요하고 참을성도 있어야 하고 먼저 다시 만나야 되고 먼저 다시 얘기 시작해야 되고 거기부터 비핵화가 가능한데 그런데 항상 이거 아직 아니다, 이거는 부족하다. 이렇게만 말하면 정말 전 약간 이해가 잘 안되는 태도입니다.

[장부승] 모든 정상회담이 사실은 어떤 측면에서는 정치쇼예요. 왜냐하면 정상들끼리 만났을 때 최고의 급 지도자들이 만났을 때 거기에서 무슨 협상을 하지 않아요. 그거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사전에 실무협의를 다 해서 합의할 내용에 대해서는 다 이제 틀을 잡아놓고 그다음에 정상들이 만나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대단히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아마 뭐 대단한 사전 실무 협의를 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그 이후에 가이드라인(guideline)이라는 것도 별다른 구체적인 내용을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표현할 수 있죠.

[정준희] 제일 바람직한 형태를 따지면 물론 이것도 정치적 견해가 들어가있겠습니다마는 ’평화’라든가 ’대화 기조’라든가 이렇게 명확하게 계속 가져가야 할 것들에 대해서 입장을 유지한 채 실제로 진전된 것이 얼마고, 풀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구체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거죠. 이 두 가지 결합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진보 쪽에서 이야기할 때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냐면 기대감만 너무 튀기는(키우는) 경향이 조금 있어요. 정전 협정도 금방 될 것 같고 비핵화도 금방 될 것 같고 이런 식의 기대감을 품다 보니까 피로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데 그 반대편에서 이제 보수언론이 이야기할 때나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시는 분들이 신중함을 얘기할 때 저는 맞다고 보는 게 사실은 북미 간의 대화라고 하는 거는 사실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지금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사실 어려운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거는 사실 해결하기 대단히 어려워요. 따라서 너무 단순한 기대감을 가지고 바라보면 안 된다는 신중함은 저는 충분히 필요하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신중함이 넘쳐서 어떠냐 하면 기존의 기조, 대화 기조라든가 이런 것들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사실은 굉장히 부정적으로 결과적으로 얘기해버리는 결과들이 상당히 많고 결국에는 “너의 태도는 뭐야, 북한의 핵을 용인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이것에 대한 이념적 답변만을 자꾸 추구한 경향이 있어서 그 부분에 있어서 저는 이게 평화로 갈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정세진] 관련 기사들 중에 조선일보의 김대중 고문 칼럼이 눈에 띄기도 했는데요. <불쾌하고 창피하고 민망하고>라는 제목의 칼럼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안위가 걸린 문제가 심각히 논의되고 신중히 준비되기는커녕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적 정치적 쇼로 다뤄지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판문점 쇼에서 대북 협상의 본질인 북핵 폐기는 온데간데없고 ‘세기적’이니 ‘역사적’이니 하는 정치적 수사(修辭)만 풍성했다.” 기사 내용을 쭉 읽어보시면 불쾌하고 창피하고 민망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최욱] 제가 정말 오랜만에 제 의견을 피력하겠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조선일보랑 각 세우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이건 그냥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일단은 김대중 주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그동안 뭘 했는지 좀 묻고 싶고요. 한반도 평화에 한 발짝 다가선 역사적 장면을 보고 불쾌하다고 이야기하니까 저 같은 사람이 “한반도 평화 오는 게 싫죠?”라는 이 무리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실제로 이 내용을 보면 한반도 평화보다 우리 대통령의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 라는 식으로 쓰고 있어요. 이 글을 보면. 그래서 저는 다시 또 묻고 싶습니다. 한반도 평화 오는 게 싫죠?

[정세진] 강효상 의원에 이어서 1년만에 다시 리바이벌(revival)인가요?

[정준희] 저는 극보수의 견해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실용주의적인 보수들이나 현실주의적 보수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아니라 실제로 판 자체를 언제나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보는 그런 태도가 상당 부분 드러나있고. 그게 왜 그렇냐고 생각을 하냐면 내용적으로 보면 왔다 갔다 하는 내용들이 분명히 들어가거든요. “급조된 쇼다”라고 비판을 하면서 “급조된 게 아니라면 국민을 속였다”라고 얘기를 해요. 둘 중에 어느 것을 지지하는지에 대한 입장이 사실 그다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게 (남북미 회동이) 급조되었다고 보는 건지 아니면 급조되지 않고 사실은 다 준비된 건데 분명히 이건 속인거야라는 것에 대해서도 그냥 다 늘어놓기만 했지 실제로는 명확한 판단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는 트럼프가 북한 땅을 간 거에 대해서 트럼프가 식견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해요. 미국은 핵 보유를 수용할 거다라고 하는 사실은 의심을 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그렇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부분을 상당히 기성사실화 시킵니다. 결국은 김정은이 이긴다 이거죠. 그리고 그 이야기는 미국은 한국의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정략적인 방식으로 해서 문제를 북한 핵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아마 동결시키는 방식으로 갈 거야 라고 하는 것들을 제일 큰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는 그런 형태예요. 그런데 실제로 거기에 맞는 근거들은 별로 없는 상태인 거죠.

[강유정] 대개 보수 언론에서도 그러므로 뭐 뭐 해야 한다, 이런 말보다 이렇다면 망칠 것이라는 ‘IF’를 사용하고 있는 건 종종 봤지만 여기서는 굉장히 노골적인데요. 가령 중간 부분에 “알았으면 그 역시 동조자(?)이고 몰랐으면 ‘순진의 죄’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알아도 죄, 몰라도 죄라는 어쨌든 잘못이라는 걸 이렇게 순진하게 노출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고. 그런데 더욱더 문제는 이 글의 마지막 일종의 교시(敎示)와 교지(敎旨)로 끝나고 있는데요. 맨 마지막쯤 보면 “다만 내년 선거에 한국에서 집권당이 패배하고 미국에 새 대통령이 들어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라고 해서 어느 정도 또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 가이드라인을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결국은 이거는 일종의 내년 선거에서 보여줘야 될 문제라고까지 훌쩍 끌고 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결과에 대한 예측적인 부정을 넘어서서 이거는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쓰기 위해서 이 결과를 다 견강부회(牽强附會: 근거가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끌어대어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맞춤)적으로 갖다 쓴 것밖에 안 돼서 저는 놀랐습니다.

[정준희] 사실은 언론들이 보여주는 행태 가운데 저는 정치적인 것들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정치적인 견해라고 하는걸 숨길 필요는 굳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이게 정치적인 행동 지침으로 가는 건 상당히 오버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자신들의 이 행동이 정치적인 행동 지침으로 가고 있다는 것도 분명히 인지할 텐데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라고 하는 건 스스로 정략(政略)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런 케이스고요. 더더군다나 사실은 문제가 되는 게 뭐냐면 실제로 이 일요일에 이 만남이 있었을 때 그때 현재 야권 특히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입장을 못 냈습니다. 왜냐하면 예상된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요. 좀 더 기다려보겠다고 했어요. 실제로 월요일부터 쭉 나오는 프레임 자체가 뭐냐하면 ‘문재인 배제설’ 이거예요. 그리고 한국의 이익은 어디 간 데도 없다는 쪽으로 맞춰졌습니다. 이게 현재 주요한 야권과 주요한 보수 언론들이 맞춰가고 있는 프레임들이에요. 저는 이걸 굳이 만나서까지 상의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게 뭐냐하면 흔히 특정한 정당이 이념을 가지고 뭔가를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할 때 강한 보수 언론이나 강한 진보 언론이 지침을 제공해주고 그것을 통해서 전선들이 새로 마련이 되는 이런 식의 경로로 가고 있다고 판단을 하는 거죠.

[정세진] 이번 북미 회동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언론들은 지난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 결렬 이후에 이런 보도들을 참 많이 냈었는데요. ‘한미 동맹이 균열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북한의 신뢰를 잃고 있다’ 등의 보도였습니다. 동아일보 2019년 4월 10일 칼럼에서 <한미 정상은 흔들리는 동맹과 ‘가짜 평화’에 맞서야 한다> 가짜라는 표현이 항상 등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2년 내 5번째 미국을 방문하는 이 시기에 한미 당국자들은 동맹관계의 균열 조짐과 ‘가짜 평화’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중앙일보는 5월 28일에 <미·일은 밀월인데 한국은 외톨이 신세>라는 사설을 통해서 “미국과 일본의 밀월 속에 한국은 고립 상태로 가는 분위기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보면 오히려 아베 총리가 ‘북핵 중재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중재자가 아니라 외부자가 된 느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동북아 정상들로부터 은근히 배제되고 있는 분위기다.” “동북아에서 한국만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는 형국이다.”

[장부승] 이런 걸 ‘철 지난 레코드’라고 그러죠. 세상이 변했는데 옛날에 쓰던 주문들만 계속 쓰는 거예요. 이미 마법이 다 떨어졌는데 지금까지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보수 언론들은 한미 동맹의 균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보통 이제 진보 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데 미국은 비핵화 문제라든가 이런 쪽으로 강조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이라든가 민주주의가 없는 이런 걸 강조하니까 항상 한미 간 균열이 있다는 걸 강조하면 진보 정권에 대한 비판이 되니까 이런 식으로 비판해왔는데. 지금은 상황이 지금 미국이 오히려 더 유화 제스처(gesture)를 취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하려는 상황이고 또 그런 점에서는 문재인 정부라든가 트럼프 행정부 간 별 이견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변했는데도 변화된 현실, 상황을 보는 게 아니라 옛날에 히트 쳤던 레코드를 갖다가 음악을 계속 틀고 있는 거예요.

[최욱] 웬일로 굉장히 이야기가 합리적이네요.

[장부승] 합리적이지 않았던 적이 있었나요?

[정준희] 이걸 만약에 제대로 최근까지 2~3년간 한미 관계를 분석을 해 온 사람이라면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 못할 텐데 저도 그래서 일부러 ‘미국의 조야(朝野: 외교 상대국 정부는 물론 정파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정당, 언론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되게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 이유가 뭐냐하면 과거에는 이제 대통령과 국무장관이랑 미국과 한국 간 사이의 정상 사이의 어떤 관계들에서 한미 동맹의 어떤 흔적들을 찾았다고 한다면 이제는 미국 일반을 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른바 정부와 바깥 쪽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 고립된 분위기가 있으면 그거를 훨씬 더 많이 강조한다든가. 지금에 있는 상황들을 제대로 못 보고 있다는 게 핵심적인 문제이고요. 예를 들면 <미·일은 밀월인데 한국은 외톨이 신세>다. “아베 총리가 ‘북핵 중재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는 5월 28일 중앙 사설은 너무나 반박되고 있잖아요. 이거는 차라리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이와 비슷한 형국들이 많았고 지금 같은 경우는 아베 총리가 전형적으로 배제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최근에 며칠 간에 있어서 상당히 드러나고 있는데 이렇게 쓰고 있는 근거가 뭘까 싶은데 들여다보면 “느낌이다” “분위기다” “형국이다.”

[정세진] 그러니까요.

[정준희] 아무리 사설이라고 하더라도 느낌과 분위기와 형국으로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싶은 거죠.

[장부승] 이게 정확한 사실 보도가 되려면 ‘한미 동맹 균열’이라고 하면 조금 부정확한 표현이고 우리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미국 민주당의 입장 간 균열이 있다고 하면 그건 조금 사실에 근접한 보도가 되겠죠. 한미 동맹? 동맹이라는 건 정부 간 정부 관계인데 균열이라고 보는 건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강유정] 저는 ‘고립’이나 ‘실종’이라는 단어를 일부러 선택을 해서 분명히 목표가 하나인 것 같아요. 이 단어에서 곤혹해 할 사람 한 사람. 그리고 우리 현 정부를 이제 공격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데 최근에 제가 본 일종의 메타포(metaphor: 비유) 중에 재미있었던 게 ‘갈라파고스(갈라파고스 군도의 고유종이 도태된 것처럼 세계적 흐름과 단절된 채 뒤떨어진 상황)’라는 요즘 그 메타포가 굉장히 정가에도 유행하고 언론에도 유행하고 있더라고요. 이런 흐름인 것 같아요. 원하는 식의 이야기를 위해서 한미 동맹의 균열이라는 프레임이라는 것도 프레임으로 씌우는 거지 실제로 한미 동맹에 대해서 정말 어떤 자신들의 입장이 있는 것인가. 저는 조금 다시 그런 질문도 던져보고 싶습니다.

[정세진] 이번에는 G20 정상회의 관련 보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상투적인 한국대통령 홀대론 보도가 또 나왔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에 도착했을 때 비행기에 지붕 없는 트랩을 우산을 쓰고 내려온 것을 보고 일부 언론들은 “일각에서 일본 측의 의전 홀대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이런 보도를 했습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서 “예의와 취재 편의를 위해서 우리 측이 선택한 것이다”라고 일축을 했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붕 없는 트랩에서 우산을 쓰고 내리기도 했습니다. 홀대 논란 보도. 맨 처음에 연합뉴스에서 시작이 됐었나요?

[정준희] 연합뉴스 보도는 뭐 사실 내용이 그냥 그 상황 약간 논란을 알리는 정도의 내용인데요. 아마 이제 송고시간 기준으로는 제일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문 대통령이 공항 도착 후 비가 오는 날씨 속에 우산을 쓴 채 지붕이 없는 트랩을 걸어 내려와 일각에서 ‘일본 측이 홀대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면서 이런 식의 보도가 처음 나온 거고 .사실은 이제 이제 홀대 논란이 실제로는 다르다고 하는 게 어느 정도 확인이 된 상태인데도 여전히 보도가 나오고 있었던 그런 상태였고요. 확인이 된 내용들이 이제 대부분 다른 나라 대통령들이나 정상들로 이와 같은 유사한 경우가 있었다는 건데 서울신문 같은 경우가 이제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하고의 차이가 조금 있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차양이 처져 있었는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이러지 못한 거기 때문에 일본이 의도적으로 이런 게 아니냐라는 식의 관측이 또 “일각에서 일었다”면서 일각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최욱] 이런 거 이제 조금 흥미로워하는데 이 홀대론 보도가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이해가 안 가는 게 우리나라가 이제 호스트(host: 주최국)일 때는 다른 나라에 대한 결례 논란을 막 부추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게스트(guest: 손님)일 때는 또 홀대론을 막 부추겨요. 예를 들어서 만약에 외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홀대를 당했다면 그 나라에 결례를 이야기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는 또 안 한다는 거죠.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렇게 봅니다.

[정준희] 홀대론이 나온 배경이 없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아베 총리가 다른 정상을 대할 때 자기는 부각하고 상대를 조금 낮추려고 하는 시도들을 했다는 의혹들이 꽤 많았거든요.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마주 앉은 소파를 다르게 한다든지 의자 높이를 조금 다르게 한다든가 이런 식의 논란들이 기존에 문(희상) 국회의장이 방문했을 때도 있었고. 그래서 이제 이게 의도냐 아니냐고 하는 부분이 일단 의혹으로 있는 상태에서 특히 최근에 한일 관계가 굉장히 안 좋아졌고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만 배제한 채 정상회담을 안 하려고 했다는 것들이 알려지면서 불을 켜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제 마침 보니까 “어? 우산을 쓰고 내리네. 다른 사람은 안 그런데” 하면서 이걸 논란화시키는 그런 측면들은 있어서 이를테면 흔히 말하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심정으로 이와같은 보도를 한 측면들은 분명히 조금 있고요. 그런데 말씀처럼 그게 그런데 궁극적으로 그래서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답는 없이 거죠.

[최욱] 그런데 만약에 그렇다면 홀대가 아니라 그쪽 나라의 결례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강유정] 외교 결례라고 쓰는 것보다 문 대통령 홀대받았다고 쓸 때 훨씬 더 조회수가 올라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간혹 저는 이 홀대론이 계속 나오는 건 최근 한국 문화 자체가 어떤 점에서는 굉장히 잘 사는 나라 그리고 아주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뛰어난 나라라는 자신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점에서는 누군가의 인정을 받아야만 하고 일등주의라는 그런 부분에서 이 홀대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하는 순간 굉장히 민감해지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도 저는 최욱 씨 의견에 동의하는 게 일본의 외교 결례를 의심해야 되지 않나 이렇게 나왔다면 상당히 합리적인 기사라고 볼 수 있었으나 이걸 홀대라는 것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답은 일본 홀대론에 “청와대 예의 갖추려” 이런 대답은 사실은 동문서답에 가깝거든요. 홀대를 했는데 우리는 예의를 갖추려 했다는 거 자체가. 결국은 클릭수를 노린 일종의 스노비즘이 아닐까 싶은데. 스노비즘(snobbism: 결핍감 때문에 호칭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라는 말 자체의 유래가 ‘스놉(snob: 지위가 낮아 직위가 없는 사람)’이 직위라는 뜻이래요. 지위가 없는 사람이 나는 남작, 혹은 백작, 이런 지위가 없으니까 그런 것에 대한 약간 결핍감에서 훨씬 더 그런 호칭에 예민해진다에서 사실 출발해진 게 스노비즘이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결국엔 언론의 스노비즘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장부승] 근본적으로는 아직은 우리가 속국의식, 사대주의 의식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어요. 옛날 우리 중국에 사신 보낼 때 중국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우리가 홀대받는 걸 문제 삼고 중국의 사신 여기 왔을 때 우리가 결례한 것에만 관심 갖잖아요. 그런 어떤 사대주의 의식이 조금 있는 것 같고요. 보다 근본적으로는 기자라든가 언론에 계신 분들이 대통령 의전 행사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모르고 있는 건가 싶습니다. 실제로 저도 대통령 의전 행사 실질적으로 많이 참여해서 준비를 해봤거든요. 그러면 저런 정도의 G20이나 APEC이라든가 이런 행사를 하거나 아니면 양자 방문이라든가 정상회담을 할 때 어마어마하게 준비를 많이 해서 보통 1~2달 정도 전에 실무진들이 양국 실무진들 만나서 저 같은 사람이 가서 하나하나 다 따져보는 거예요. 그러면 저런 거 트랩이 있잖아요. 트랩을 뚜껑이 있는 걸 할 것인지 없는 걸 할 것인지 그다음에 비 올 경우에는 어떻게 할 건지 이런 거를 다 생각을 한 다음에 주최 측이랑 다 상의를 합니다. 그래서 다 사전에 미리 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G20 정도의 외교 행사를 하는 나라가 저런 거 가지고 무슨 쪼잔하게 나오고 그러지 않습니다. 자기들 지금 국제적인 잔치를 벌여서 손님들을 초청하는데 그럴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국가 간 외교 의전이라든가 예향이라는 게 그렇게 막 무지막지하게 막하지 않아요.

[정세진] 최욱 씨가 빨려들고 있어요.

[최욱] 그동안 제가 굉장히 홀대해있었는데 청와대에 있었어요?

[장부승] 청와대가 아니라.

[정세진] 외교관 출신이잖아요.

[장부승] 주중대사관이라고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에 있었으니까.

[최욱] 이런거(의전) 했어요? 미안해요. 이렇게 해서.

[장부승] 사전 실무협의는 공관에 있는 직원들이 주재국 측이랑 먼저 해요. 제가 북경에 있을 때도 이명박 대통령이 여러 번 왔었고 제가 블라디보스토크에 있을 때도 APEC이 있었으니까 이런 거 의전 행사를 다 했죠.

[최욱] 일본에서 우리의 홀대 논란이 있다는 보도가 나옵니까?

[장부승]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홀대론, 결례론 보도 자체가 별로 없어요.

[정세진] 너무 유치하죠.

[장부승] 우리나라 언론사나 언론 기자들이 외교 의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닙니다. 절대 그런 게 아니고요. 외교 의전에 대해서 과잉 해석이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예를 들어서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 대통령이 어디를 갔는데 공항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영접을 원래는 차관급이 나와야 되는데 국장급이 나왔다, 이거는 우리를 무시한 거다. 결례다. 이런 보도도 한두 번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전혀 그런 게 아니에요. 그거는 그때 상황에 따라서 누가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는 것이고. 다른 나라 국가 원수 초청해놓고 왜 비행장에서부터 모욕을 줍니까? 그런 나라가 어디 있어요.

[정준희] 저는 이 부분이 되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는 것 중 하나가 아까 같은 경우에도 홀대 논란이 나오니까 청와대 즉각적으로 답변을 하면서 이건 예의를 차리려고 했던 거고 되게 구구절절 이야기를 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외교 관계에서 사실은 신경 써야 될 건 사실 다른 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쫓아온 언론인들의 시각에 뭔가 맞춰주는 행동들을 자꾸 해야 한단 말이죠. 그러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외국과 의전 협상을 할 때도 제가 볼 때 혹시라도 있을 논란에 대비하기 위해서 쓸데없는 것들을 많이 해서 요구를 하게 된다거나 우리가 홀대받지 않은 인상을 만들려고 하게 되고 거기에서 상대와의 관계에서 점점 어둡고 못 얻는 일들이 생길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자꾸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 그런 상황이 생기는 거죠.

[정세진] 김정숙 여사 관련된 결례, 홀대론 그런 것도 있었죠.

[최욱] 저는 요즘 보수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 많이 보는데.

[정세진] 공부하시려고요?

[최욱] 공부 차원이죠. 언젠가부터 영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아니나 다를까 김정숙 여사에 대한 결례를 부각시키는 콘텐츠가 지금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프랑스 영부인의 팔짱을 껴서 이거 심각한 결례다, 외교 참사다 하면서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거든요. 이에 관련해서 팩트체크를 JTBC인가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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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7월 1일 JTBC <뉴스룸> [팩트체크] “팔짱 낀 김정숙 여사 외교 결례”? 진실은...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 지금 김정숙 여사의 틈을 파고들면서 밀쳐내는 그런 상황이 지금 연출됐는데. 패싱 플러스 푸싱이 나왔네요.

[앵커] 지금 영상만 보면 사실은 다른 영부인이 이렇게 좀 말리는 듯한 김정숙 여사를 제지하는 듯한 모습이다라고도 볼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기자] 네 저도 처음 봤을 때는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앞뒤 상황이 좀 더 많이 담긴 원본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번 보시죠. 함께 보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노란색 옷 입은 분이 바로 아르헨티나 영부인입니다, 이 사람이 김정숙 여사를 밀거나 행동을 제지했다기보다는,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으로 보이고요. 곧 나올 텐데 옷을 만지다가 김정숙 여사와도 눈을 마주치고 웃는 그런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을 내면 아르헨티나 영부인이 김정숙 여사를 제지하거나 말렸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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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그런데 팔짱을 끼고 안 끼고 이걸 가지고 팩트체크를 하고 이런 상황이 너무 좀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이 드는데.

[강유정] 피곤하기도 하고.

[최욱] 피곤하죠.

[정준희] 외국에서는 진짜로 지라시 수준이나 아니면 정말로 수준 낮은 그런 언론들에서 잘 팔아먹는 것의 외의 것들인데. 이거는 메이저에서 다룬다는 거 자체가 우습죠.

[최욱] 이런 거를 이번에도 우리 진행하시는 분은 우리 (얘기) 하지 말자 그러셨는데.

[정세진] 저는 이런 거 너무 아닌 것 같아요.

[최욱] 하지 않아야 할 문제는 아닌 게 이거 관련해서 대한민국의 제1야당 대변인이 얘기를 합니다. 이런 거에 관련해서.

[정세진] 그분(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 말을 믿는 사람이 많다는거죠?

[최욱] 믿고 안 믿고는 각자의 선택이지만 그분 대변인 아닙니까? 그래서 이거는 그냥 가볍게 치부할 문제만은 아닙니다.

[정세진] 그러면 저 영상이 짜깁기가 된 거예요?

[최욱] 일부분만 부각시켜서 굉장히 악의적으로 결례 논란을 부추긴 거죠.

[강유정] 대화를 잠깐만 이렇게 하는 걸 “밀쳤다”라는 식의 따옴표를 썼고 전부 다 풀 텍스트(full-text)로 앞으로 5초, 뒤로 5초 문제가 없는 그런 동영상인데 이거는 뉴스라기보다 편집과 왜곡에 의해서 만들어진 소문이죠. 소문.

[정준희] 그러니까 이게 문제가 됐다면 당사국들에서 문제를 삼았겠죠. 만약에 이제 정말로 문제라고 친다고 하더라도 그런데 예를 들면 그거 우리가 먼저 나서서 우리가 결례했는데 어떡하지? 이런 식으로 일단 얘기를 한 것도 우스울뿐더러 사실은 이게 보수 유튜브나 이런 데에서 이걸 강조하는 이유는 이번 것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부에게 있는 뿌리 깊은 의식 중 하나가 ‘안사람이 나댄다’라고 하는 것에 대한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 같은 것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면 퍼스트레이디라든가 이런 식의 조건이라는 건 사실은 단순히 한 개인이 아니라 실제로 대통령실이죠. 대통령 안에서 함께 움직이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외교적 기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합니다. 그래서 되게 여러 가지 공식적인 의미들이나 의전들이 부여가 되는 거고요.

[장부승] 원래 외교 무대라든가 외교 행사에서요. 배우자는 상당히 중요한 외교적 자산입니다. 배우자가 동반하게 될 경우에 꼭 여자가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당히 부드럽게 서로 상호작용해서 부드럽게되고 어떤 교류라든가 대화를 증진시키는 효과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은 오히려 우리가 인식을 확대시켜나갈 필요가 있어요.

[정준희] 이 사안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고 자꾸 말씀드리는 이유가 이게 묶으면 연상 효과가 나타나거든요. 기존 문 대통령이 스칸디나비아 방문했을 때도 그때 뭐가 나왔었어요? 신문기사까지 나왔어요.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안에 즉 소망했던 일 중에 하나가 노르웨이 가서 구경하는 게 있었고 그러는데 이게 국민 돈 들여서 실행했네, 이런 식의 이야기가 나왔고 그러니까 이게 단건으로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우리나라의 퍼스트레이디라는 영부인이라는 존재가 해야되는 공식적인 외교 의전적인 어떤 측면들을 제대로 인정하고 바라보지 않은 채 계속해서 이걸 사건으로 만들어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안사람이 나대고 있고 되게 사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그게 공적인 위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식의 연상효과를 노리고 있는 거예요. 따라서 이 정부가 이 잘못된 행동들을 제어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놔두고 있으면서 상당히 국익에 손해가 되는 일들을 하고 있다. 효과들을 노리고 있는 거예요.

[정세진] 또 하나 홀대론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홀대론 보도 중에 악수를 나누는 시간에 주목해서 이를 제목으로 부각한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韓日정 상은 8초 악수 뒤 돌아섰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 의례적으로 인사한 것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과는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얼굴을 가까이 맞대는 등 최고의 환대를 했다. 손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신다는 일본의 접객 문화인 ‘오모테나시’는 한국에만 예외였다”고 보도를 했고요. 또 중앙일보도 <문·아베 대화 없이 8초 악수… 트럼프·아베는 35분 회담>, 동아일보도 <文대통령-아베 ‘8초 악수’… 韓美日 회담 대신 美日印 3자 회담>, 매일경제 <韓日정상, 너무 짧은 8초간의 만남>. 이걸 다 세고 있나 봐요, 초를.

[장부승] 시간을 쟀어.

[숄츠] 아니 그런데 인간적으로 저는 진짜 트랩에 지붕이 있는지 없는지, 악수 몇 초 했는지 그 이상 더 중요한 테마가 없나요? 정말 G20 이런 데에서 정말 되게 중요한 테마에 대해서 되게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래서 이런 보도 별로 없고 그래서 약간 그런 쓸데없는 디테일에 대해서 약간 집착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악수 관련된 이야기는 아마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조금 더 많이 집착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부터 계속 이 악수 거의 싸움 같은 것으로 시작했잖아요. 2017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하고 같이 악수하고 거의 둘이 싸우는 모습하고 아니면 옛날에 똑같이 2017년 아베 19초 동안 악수하는 게 이런 거에 사실 유튜브에 히트가 됐잖아요. 이런 거 보니까 그런데 아마 트럼프 때문에 아닌가 생각하고 싶어요.

[정준희] 그런데 이게 가십(gossip) 이상의 사실은 관심이 없고 이 가십을 통해서 현 정부의 어떤 무능력 이런 것들을 부각시키는 데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걸 더 추가적으로 읽으려고 노력은 안 하는 거죠. 사실은 외교 같은 경우에는 엄청난 증거에 바탕을 둔 접근이 필요한데 근거나 실체를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가십으로 흐르는 거거든요. 그나마라도 흔히 말하는 ‘징후적 독해(상황이나 징후 등을 근거로 사건의 본질과 맥락을 짚어내는 분석 기법)’인데 그 징후들이 나타나면 그 징후들을 모아서 뭔가 제대로 분석을 했으면 해주면 좋겠는데 징후로라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장부승] 기본적으로 과도한 해석이고요. 사실 지금 G20에서 (한일) 양자정상회담도 안 하기로 되어있는데 세상이 다 아는데 저기서 무슨 열렬하게 껴안고 얼굴 맞대고 그러겠어요? 그렇지 않을 거란 말입니다. 그거 당연한 거고 몇 초를 악수했는지를, 정말 아베 총리가 저런 의미를 부여했을까? 정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거고. 그러니까 이게 너무 분석의 수준이 낮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 어떤 외교 의전이라든가 행사에 대해서. 저는 안타까워요.

[최욱] 제 수준에서는.

[정세진] 딱 맞아요?

[최욱] 조금 와닿거든요. 제 수준에서는. 8초.

[정준희] 모든 기사는 준비된 기사거든요.

[정세진] 최욱 씨를 위해서.

[정준희] 뉴스 가치를 판단하는 게 관심 가질 만하다고 보니까 보는 거고 그 이상으로는 관심을 가지게 만들 능력이 없는 거예요. 그 이상의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는. 그러면 국민을 낮춰보는 거기도 하죠. 사실은 더 다른 기사로 제대로 된 걸 해서 제대로 된 흥미를 이끌어내면 모르겠는데 그건 못하겠으니까 이미 충분히 흥미 있어할만 거를 기다렸다가 잡은 거예요. 예를 들면 누군가 기업 회장이라든가 아니면 정치인이 나와서 사과하는 장면에서요. 사진기자들 가만히 있다가 물 마시면 찍어요. 왜? 그게 그 사람의 어떤 창피함이라든가 긴장감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장면이라고 보기 때문에 찍는 거예요. 분명히 예상했던 거죠. 한일정상회담 안 하기로 되어있었으니까 아베가 어떤 짓을 할까? 문 대통령 어떤 봉변을 당할까? 이런 거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역시나 보니까 악수 저거뿐 안 하네? 준비됐던 기사를 내는 거죠.

[최욱] 저 같은 사람한테는 이런 게 먹히는데.

[정세진] 수준을 좀 높이세요.

[최욱] 문제는 뭐냐면 이걸 아무 생각 없이 읽게 되면 사실은 이제 아베가 잘못한건데 이거 보면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취업을 못할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든단 말이에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문재인 정부 이거 문제가 있구만. 이렇게 해서는 안 돼’ 이런 생각이 들게끔. 이거 아주 악의적인.

[정세진] 취업과 연관이 되어서요?

[최욱] 연결됩니다.

[정준희] 실제로 그런 기사가 나왔어요.

[정준희] 실제로 (조선일보) <韓日정상은 8초 악수 뒤 돌아섰다>라고 하는 기사의 바로 윗사진에 <한국청년들이 日 업 문 두드린 날> 그러면서 딱 배치를 해놨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연결시키면 한국 청년들이 일본 기업에 문 두드린 날 한국 정상은 8초 악수하고 돌아섰다. 이렇게 연결되는 거예요.

[최욱] 그렇죠.

[정준희] 그냥 배치한 거 당연히 아니겠죠. 한국의 청년들이 심지어 예를 들면 한국에서의 고용난 때문에 일본으로 가서 그나마 일본이 열어놓은 것들에 들어가서 고용을 해보려고 하는데.

[최욱] 그마저도.

[정준희] 그마저도 못하게 막은 게 바로 한국의 무능력이고 결국은 이것을 그대로 요약해서 보여주는 게 8초의 악수다. 큰일 났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강유정] 이거는 저는 와 이게 정말로 신문에 실렸나라는 걸 의심할 정도로. 왜냐하면 전혀 다른 별개의 사건이거든요. 그러니까 하나의 지면에 다룰 수 있는 사건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심지어 한일 정상은 8초 악수 뒤 돌아섰다는 건 어떻게 보면 외교 쪽의 문제고 청년들이 일본 기업 문 두드린 날은 경제 뉴스란 말이예요. 이걸 한 군데 갖다 놓고는 가운데 사진을 넣어서는 결국은 이 맥락은 아무 말 안 하지만 아시겠죠? 라는 그런 강조의 뉘앙스인데 글쎄요. 여기 이제 기사를 읽어보더라도 일본에서의 한국인 취업률 통계라든가 지속성에 대한 상황 심층 팩트가 전혀 없어요.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신문기사에 원하는 건 원래 이전까지는 얼마나 취업들이 잘 되었는데 이후부터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든가, 이런 상승세가 있었는데 이 이후로 어떤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이미지 두 개, 큰 사진, 작은 사진 두 개를 연결해놓고 큰일났다, 결국은 한일정상회담을 못하고 8초 뒤 악수 돌아섰으니까 이거 한국 청년들이 다 뒤집어쓸거다. 더 문제는 여기에서 독자를 청년들이라고 딱 제한을 함으로써 결국은 우리는 보수 언론이지만 세대를 나눴을 때 이거 젊은 세대들한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굉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걸 저는 봐서 이거 잠재적 대상화자. 한편으로는 이거 굉장히 조금 위험하다라고까지 저는 여겨졌습니다.

[숄츠] 지금 한국에서 특히 젊은 사람들한테 무엇보다 중요한 테마가 경제잖아요. 그래서 경제 앞으로 좋아질 건지 안 좋아질 건지 그거는 많이 걱정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데 당연히 지도자가 약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경제 제대로 컨트롤(control) 못하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면 당연히 내년 우리는 선거(총선) 있잖아요. 그래서 거기부터 지금 보수적인 미디어 약간 준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런 느낌 조금 받고요. 계속 문 대통령 외교도 못하고 경제도 제대로 컨트롤도 못하고 계속 이런 그림만 그리는 것 같아요.

[정세진] 또 하나 이제 한일 관계를 방치해서 경제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제 한일관계를 방치해놔서 경제에 악영향이 있다는 보도가 예전부터 계속 나왔는데. 지난 1일에 일본 정부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한 핵심 3종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거의 남북미 그 판문점 회동은 거의 다 화요일부터는 덮이면서 이 기사가 거의 도배가 됐는데요. 첫 반응들은 대부분 이제 우리 정부가 잘못해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스타일의 보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런 보도들은 일단 (일본의 수출 규제가) 워낙 강력한 조치라고 생각이 드는 내용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최욱] 그런데 걱정은 되죠. 그런데 길 가다가 불량배한테 맞았는데 너 왜 그렇게 맞을 짓 했냐고 다그쳤던 저희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정준희] 이제는 가족까지 팔아서.

[최욱] 진짜 딱 그게 떠올랐어요. 왜 그러셨어요 아버지?

[장부승] 지금 우리 언론은 자꾸 책임론,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 책임이 어디에 있냐라고 보게 되는데 물론 책임 중요하죠. 길게 보면 중요하고 그 부분도 우리가 타산지석(他山之石: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 또는 허물과 실패까지도 자신을 수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으로 삼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겠지만 일단 지금 강공(强攻)으로 나와있는 상황에서 책임론 따지는 건 2차적인 문제거든요. 무엇을 어떻게 대응할건지에 대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전문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한일 관계 전문가들도 있고 이런 수출 규제라든가 한국도 이미 작은 나라가 아닌데 여러 전문가들이 있어요. WTO 규정 전문가들도 있고. 그러면 그런 자원들을 활용해서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구체적으로 토론할 필요가 있는데 자꾸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책임만 공방하는 건 전혀 생산적이지 못해요. 그런 점에서 한국 언론 이번에 보면서 상당히 안타깝더라고요.

[정준희] 이 부분에 있어서 책임론을 따지지 말라는 건 저는 책임은 상당 부분 아베에게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책임을 안 따지는 게 맞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다고 봐요. 왜냐하면 현실의 문제를 풀어야 하니까. 그런데 지금의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는 책임은 한국 정부에게 있고 또는 한국 대법원에게 있고 그동안 방치한 것들에 문제가 있고 우리 어떻게 하지라는 것들 내용이 대부분의 내용의 주류라고 하는 거죠. 이건 한국 언론이 했어야 하는 태도는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숄츠] 이번 달 21일에 상원 선거 있잖아요. 일본에서는.

[장부승] 참의원.

[숄츠] 참의원 선거 있는데. 그리고 아베는 조금 트라우마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똑같은 선거 2007년 되게 안 좋은 결과가 있었어요. 그래서 한 달 이내에 사퇴를 했거든요. 그래서 이 선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지금 약간 이 타이밍이 조금 애매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정세진] 외교 문제와 관련해서 이런 칼럼들이 조선일보에 많이 등장을 했는데요.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가 쓴 <정치는 살아있는 者를 위한 것이다라>는 칼럼부터 좀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살아있는 국민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기보다 죽은 원혼을 더 챙기고, 산 사람이 죽지 않도록 예방하기보다 죽은 후 관리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는 사회를 ‘산 자(者)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살아있는 사람들이 더 잘살게는 못할 망정 국가의 생존과 명운이 달린 외교를 파탄 내고, 가공할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도 기이할 정도로 국방에 무덤덤하다.” “미국과 중국의 압박 사이에서 생존을 염려하는 기업에 각자 알아서 하라며 뒷짐 진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살아있는 사람들을 화해시키고 통합해도 모자랄 판에 죽은 자들까지 차별하고 선별적으로 불러내어 편을 가른다. 살아있는 사람의 정부도,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정부라고 하기도 어렵다.” 이런 내용들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 칼럼 보셨는지요?

[강유정] 그냥 뭐 제가 국어국문학 박사로서 말씀을 드리면 일단 논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겠는 그렇게 썩 글 잘 쓰는 것이 아니라는 평가를 드리고 싶은데. 여기에서부터 틀렸습니다. 자잘하게 비판해보자면 “성공한 가게에는 저마다 다양한 스토리가 있지만 망한 가게에는 단 하나의 스토리만 존재한다” 이게 원래 원전이 “행복한 가정은 단 하나의 이유로 행복하고 불행한 가정은 갖가지 이유로 불행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톨스토이가 그렇게 말 한 이유는 갖가지 불행에 아주 인생의 핵심이 있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그런데 박성희 교수가 이렇게 쓴 이유는 “성공한 가게에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는 성공한 가게만 관심 있다는 사실은 자기의 이야기를 다 한 셈인데요. 저는 이렇게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죽음을 기억하는 게 인간의 종적 차별성이고요. 사회적으로도 죽음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 자체를 산자는 살아야 한다는 논리로 풀어가고 있다는 것도 상당히 저한테는 의아하기도 했고. 산자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가 일단 없습니다. 이 글에 정확하게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생각을 더 해보고 쓰셨어야 되는 글 아닌가하고.

[최욱] 원색적이시네요.

[강유정] 제가 지금 말하자면 진짜 비평을 한 거죠.

[숄츠] 제 생각에는 우리 독일 역사도 되게 어두운 점이 많은 역사잖아요. 그래서 이런 옛날의 역사 무시하고 그냥 넘어갑시다, 이런 마음 별로 좋은 생각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런 옛날에 있었던 문제는 제대로 해결해야 좋은 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 때문에 일본 사람들 독일한테 배울 게 여기저기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우리도 완벽하게 이런 역사를 해결 못 했지만 그런데 그래도 주변 나라 어느 정도 우리는 좋은 관계 만들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거 꼭 필요성 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이건 어떻습니까? 조선일보 6월 28일 박정훈 논설실장의 <문 대통령은 ‘고종의 길’을 가려 하는가> 이 칼럼이었습니다. “구한말만큼이나 어지러운 난세(亂世)다. 강대국과 강대국이 격돌하고, 힘과 힘이 부닥치는 거친 게임판이 벌어졌다. 세상은 약육강식의 정글이 됐는데 문 정부는 안에서 적을 만들고 편을 가르는 내부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바깥세상을 보지 않고 우리끼리 지지고 볶겠다는 편협한 리더십에 머물러 있다. 그 모습에서 100여 년 전 고종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구한말과도 같은 격변의 시대, 문 대통령이 갈 길이 ‘고종의 길’일 수는 없다.”

[정준희] 고종 당시에 어땠고 지금은 어떻고. 이게 마치 동일하게 같은 비유법 안에 쓸 수 있는 것이냐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역사학자들이 상당히 분노할 겁니다. 예를 들면 제국 열강의 시대하고 지금 기껏해야 미-중 경쟁 정도의 시대라며 동일함에서 비유한다는 것도 웃기고요. 국권 자체가 대단히 부실했던 상태와 세계 10위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비록 미중일러에 둘러싸여 있지만 나름 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 현재의 한국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행동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 당시 사실은 왜척에 둘러쌓여서 아무런 왕권도 행사할 수 없었던 그런 식의 전제군주와 말 그대로 껍데기만 남아있는 전제군주와 나름의 민주적 헌정 하에서 만들어진 그런 질서 속에서 할 수 있는 어떤 정부의 역할이라고 하는 것이 동일하다고 이야기하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인 거죠.

[최욱] 이거 완전 미치겠는 게.

[정세진] 피 토하시겠어요.

[최욱] 너무 미치겠어요. 아베랑 이토 히로부미를 거의 동일시해서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람이 그걸 배우라, 이런 거 아닙니까? 결국은. 돌겠어요. 저는 이거요.

[정준희] 한국의 보수들이 이제 일본을 평가할 때 사실은 은근히 좋게 평가하는 면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중의 하나가 바로 뭐냐하면 “명치유신 같은 거 메이지유신 같은 거 제대로 해서 좋은 나라 만들었잖아?” 이토히로부미에 대한 평가도 거의 비슷하죠. 그렇죠? 그런데 왜 그 당시에 일본 제국주의는 제대로 평가하지 않죠? 한국의 관점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평가를 해야지 왜 일본 안에서 그것도 일본 안에서도 사실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어떤 시각 이른바 ‘부국강병(富國强兵: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군대를 강하게 하는 일)론’으로 평가했지만 실제로는 이거는 전 세계 인류가 가장 폭력적인 시대가 제국주의 시대예요. 그리고 그걸 제대로 쫓아갔던 일본, 그리고 그걸 만들어냈던 상당히 파시즘(facism: 정치적으로 급진적이며 국가주의, 전체주의, 권위주의, 국수주의, 반공주의적인 정치 이념이자 국가자본주의, 조합주의 경제사상)적인 일본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는 세계사적 관점에서도 올바르지 않고 한국의 관점에서도 올바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걸 마치 대단한 지도역량인 것처럼 만들어낸 것 자체도 웃긴 논리고요.

[강유정] 정준희 교수님의 분석도 조금 약간 이 글의 무게에 비하면. 정말 훨씬 더 해석이 더 좋다라고 생각이 드는데.

[정세진] 언제나 그렇죠.

[강유정] 왜냐하면 일단 그런 배치나 비유법도 안 맞을뿐만 아니라 이 글은 제목은 <문 대통령 ‘고종의 길’을 가려하는가>이지만 아니에요. “문 대통령은 고종이다”입니다. 이 글의 제목은 사실. 그리고 사실 이것을 읽은 수많은 분들의 댓글이 벌써 그 밑에 재생산되고 있는 것들을 봤어요. 이건 또 하나의 일종의 프레임 씌우기에, 글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그런 독자들보다는 어떤 식의 프레임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잘못된 프레임을 제공한다라는 건데요. 이건 굉장히 저는 위험한 얘기이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것을 또 열심히 읽는 독자들이 꽤 많다라는 게 조금 더 저는 위험하게 보입니다.

[정세진] 앞으로 외교 관련 보도는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답을 정해놓고 끼워맞추는 표피적인 얄팍한 보도로는 지금 우리의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정준희] 저는 외교 보도하고 경제 보도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뭐냐면 경제 기사를 쓰거나 외교 기사를 쓰시는 분들이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쓰지 못하고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방식으로 정파적인 관점에서 외교나 현실을 외교나 경제 문제를 보고 있다는 거고. 두 번째로는 뭐냐 하면 그것들을 메꾸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수사학들이나 이상한 편견들을 활용한다는 거예요. 정파적 이해에 복무하기 위해서 그렇다는 거죠. 그런데 그 결과가 대단히 안 좋다는 게 또 동일해요. 예를 들면 경제 보도가 정확한 진단에 의해서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이념적이나 정파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경제 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좋은 경제를 안 좋게 만들 수도 있는데 외교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는 거죠. 되게 냉정하게 현실 진단에 근거해서 어느 정도의 투 트랙(two-trac: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한 두 가지 경로)도 필요한 거죠. 그러니까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보도와 실제로 현실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한 보도 같은 것들이 동시에 진행이 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그나마라도 외교 문제가 조금 더 풀리는 건데, 그게 아니라 자신의 정파적인 것들에 의해서 짜놓은 것들이 상대국에 의해서 보도되고 그 보도된 것들을 다시 끌고 와서 자신들의 정파적 이해에 복무시키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그 아주 안좋은 ‘크로스 레퍼런스(cross reference: 상호 참조)’ 방식들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외교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더 안 좋은 방식으로 작동을 한다. 한국 정부 입지도 상당히 안 좋아지는 측면도 있다, 그런 측면도 고려한 그런 보도가 이루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정세진] 오늘 북미 정상회동 보도를 시작으로 한미 동맹, 한일 관계 등 이제 외교 관련 보도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권석천의 시시각각이라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칼럼이 마무리에 적당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읽어드릴까 합니다. “그제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함께 포탈 검색어에 등장한 인물이 있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그는 같은 날 오전 “외교·안보 채널을 동원해 알아보니 DMZ(판문점)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오후에 판문점 회담이 성사되자 “기분 좋게 예측이 빗나갔다”며 “이번엔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기자 출신이라 속보가 중요했던 걸까. 그는 왜 살아 움직이는 팩트(사실) 앞에 겸손하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최근 막말이나 기행(奇行)으로 이름을 알린 정치인 중에 유난히 전직 언론인이 많다. 그런 언어감각과 감수성, 판단력으로 어떻게 소통하고 기사 쓴 것인가.”라고 시작을 하면서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뉴스 신뢰도 문제엔 가치와 실력,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기자가 된 뒤 작심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지적 능력은 빠르게 퇴화한다.” “자신의 실력 없음을 극단적인 ‘진영논리’로 가리려 한다. 오보해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정태춘·박은옥은 노래한다. 시민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줄까. 정부기관과 기업에서 기사 스크랩이 사라지는 순간 거짓말처럼 영향력도 사라지지 않을까.”라고 기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서 읽어보시고요. 오늘 집중해서 여러 가지 내용들 어렵기도 하고 우리가 조금 정말 직면한 현안이기 때문에 조금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사안이었는데 좋은 말씀 다양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51회 방송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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