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 제 사진 인터넷에 올리지 마세요!"

, 입력 2019. 9. 10. 22:46 수정 2019. 10. 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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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미디어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디지털 공간에서 어린이·청소년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함을 이야기했는데요.

디지털 공간에 사진을 공유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때 사진에 포함된 사람의 초상권, 특히 어린이의 경우 어떻게 어린이의 권리를 지키고자 할지 디지털 공간 안에서 통용되는 사회적 약속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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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샘의 ’미디어가 왜요?’】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미디어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디지털 공간에서 어린이·청소년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함을 이야기했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디지털 공간 안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규범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디지털 공간 안에서 서로 지켜야 할 규범, 알아야 할 지식, 행동양식 등을 결합하여 ‘디지털 시민성’이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학교에 처음 가는 어린아이에게 부모나 보호자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차 조심해야 한다” 등 지켜야 할 것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공간을 처음 경험하는 아이에게, 우리는 어떤 규범을 이야기해주어야 할까요?

에스엔에스에 올린 사진에 포함된 사람의 초상권, 특히 어린이의 경우 어떻게 권리를 지켜줄 수 있을지에 관한 사회적 약속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흔히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대개 2000년대 초·중반에 상용화되었으니, 우리에겐 겨우 20년 안팎의 경험만 축적된 셈입니다. 게다가 이런 미디어 플랫폼은 계속 진화하기도 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디지털 공간에서 지켜야 할 규범이나 태도는 어린이·청소년 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 역시 마찬가지로 새롭게 접해야 하는 영역이지요.

디지털 공간에서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 논할 때 서로 다른 입장이 부딪쳐 판단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지요. 이를테면 ‘잊힐 권리’는 타인의 ‘알 권리’와 정보 감시에 대한 우려와 충돌합니다. 온라인상 표현에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은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가 우선한다는 의견과 충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공간의 규범은 일방적으로 정해지는 것보다는 다양한 입장을 고려하며 사회적 약속을 끌어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이슈가 된 ‘셰어런팅’(Sharenting)을 중심으로 생각해볼까요. 셰어런팅은 부모가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자녀의 사진이나 자녀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공유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지금의 어린이는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소셜미디어상에서 존재감을 가지게 되는 첫 세대라고들 합니다. 부모는 아이와의 경험을 나누고 싶고 자신의 생활을 기록하는 의미로 아이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상에 공유할 수 있지만, 정작 아이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아주 어렸을 적 사진부터 다양한 기록이 축적되는 셈이지요. 디지털 공간에 사진을 공유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때 사진에 포함된 사람의 초상권, 특히 어린이의 경우 어떻게 어린이의 권리를 지키고자 할지 디지털 공간 안에서 통용되는 사회적 약속이 필요한 것입니다.

곧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가족, 친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정보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이때 한번 같이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지금 우리가 만나서 함께 찍은 사진 혹은 우리가 나눈 정보는 어디에 어느 정도까지 공유해도 되는지, 내가 게시하고자 하는 사진에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다면 어린이의 초상권은 어느 정도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보호하는 것이 올바른지 말이지요. 이렇게 하나하나 디지털 공간의 경험에 대한 약속들을 만들어나가면 훨씬 건강한 디지털 미디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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