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200兆 시장에도 수익률은 사실상 '마이너스' [마이머니]
‘1.01%’. 지난해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이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1년간 101만원 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과 수수료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퇴직연금이 최근 가장 좋았던 2015년도 고작 2.15% 수익률에 그쳤다.
운용 주체가 다르다보니 퇴직연금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DB형의 경우 사실상 퇴직금과 동일한 역할을 하므로 금융투자라기보다 노사관계에서 보장하는 복지 성격이 강하다. 회사 입장에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려고 위험한 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발생하면 직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상당수 DB형 상품이 은행과 관련있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을 물색해 이자율을 퇴직연금 DB형 수익률로 연결 짓는 것이다.
DC형은 개인이 직접 운용하므로 금융투자 측면이 강하다. 개인 성향에 따라 안전자산을 선호할 수도, 반대로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많은 수익률을 노릴 수도 있다. 이렇다보니 근로자 개인이 금융투자를 상당히 공부할 필요가 있고 전문성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차이나게 된다. 하지만 상당수 DC형 가입자들은 운용사에 거의 일임한 채 정기적으로 오는 수익률 고지만 받아보는 실정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임금 상승률이 연금 수익률보다 높다면 DB형이 유리하고, 임금 상승률이 낮으면 반대로 DC형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제로(0) 수익률’ 퇴직연금 대안은 없나
여기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개인의 전문성 결여와 시간 부족에 따른 운용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폴트옵션은 DC형 상품에서 투자자가 별도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금융회사가 임의적으로 금융상품을 선택해 투자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이 없다면 개인 허락을 받아야 하므로 운용에 제약이 많다.
‘타깃데이트펀드(TDF)’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TDF는 은퇴 시점(Target Date)을 정해 해당 기간 자산운용사가 알아서 펀드를 통해 주식과 채권 비중을 맞춰 관리하는 상품이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 안정성과 수익률 상승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최근 5년간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1.9%로 국민연금(4.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퇴직연금 수익률이 최소 4∼5%는 나올 수 있도록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등 수익률 개선에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200조원의 시장을 잡아라’… 분주한 은행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통한 소식통에 들었다”던 박지원…이재명 파기환송에 “예상외 판결”
- "(뉴진스) 계약은 장난이 아니다" 레전드 프로듀서의 일침
- ‘야구선수 출신’ 아빠 야구방망이에 온몸 멍든 채 숨진 11살
- “이것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 민주당 ‘보복’ 예고?…하루도 안 넘기고 심우정 총장 탄핵
- '도난 피해' 박나래, 결국 눈물 쏟았다…김지연 "한결같이 잘해준 유일한 분"
- 백종원 “이제 다 바꾸겠습니다”…50억 쏟아부은 이유
- 일부러 챙겨 먹었는데…1급 발암물질 검출된 건강식품 대명사
- “왜 죽었지” 오열하던 남편…신혼 아내 살해한 범인이었다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