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방미 때 중재요청 안해..글로벌 호구 될 일 있나"

김지환 기자 2019. 8. 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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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청와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일 지난달 자신의 방미에 대해 “제가 가서 (한·일 갈등에 대한) 중재 요청을 미국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에 가서 중재 요청을 하면 청구서가 날아올 게 뻔한데 제가 왜 중재를 요청하나. 뭘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제가 글로벌 호구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은 방미 목적에 대해 “첫 번째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뒤집는 게 아니고, 우리는 이것을 존중한다. 다만 거기서 반인도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직도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것을 대법원 판례에서 확인한 것뿐이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권도현 기자

또 “미국 백악관, 상하원에 가서 제가 알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한·미·일 공조를 더 중요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무장한 일본 위주로 해서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은 종속변수로 해서 아시아에 대한 외교 정책을 운영하려는 것인지였다”며 “이걸 어느 정도 알아야지만 우리가 외교·국방 정책을 수립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그것에 대해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만약에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관여를 할 거고, 만약에 그렇지 않고 무장한 일본 위주로 해서 나머지 아시아 국가를 일본을 통해서 아시아 외교 정책을 하겠다고 그러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제가 중재라는 말을 안 했고, 미국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을 취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또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배제 조치와 관련해 “우선 우리가 검토를 해 보니까 지금 전략물자가 일본에서 1194개가 된다”며 “우리한테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게 몇 개인가 봤더니 손 한 줌 된다. 구체적인 숫자는 말씀 안 드리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차장은 현재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4차 산업혁명 분야 투자, 국방력 강화 등 3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국방력 강화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우리가 지금 정찰용 인공위성이 하나도 없다”며 “중국은 30개가 넘고 일본은 8개가 있는데 이게 판독 기능이다. 일본만 해도 벌써 자동차 번호판을 읽을 수가 있는 판독 기능이 있다. 우리가 외부 세력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안보 분야에서도 부품·소재처럼 똑같은 문제가 안 생긴다는 법이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

김 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자신이 깨뜨린 배경에 대해 “기술적 면에서 격차가 컸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FTA를 했을 경우 이건 완전히 제2의 한일 강제 병합이 될 것 같다고 노무현 대통령께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일본 집권층이) 주장하는 게 정한론이었다. 그래서 정한론 DNA를 쓰는 사람들과 한·일 FTA를 해서 꼭 제2의 한일 강제 병합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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