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불매 반사이익에도..웃지 못하는 패션업계

입력 2019. 9. 16. 09:26 수정 2019. 9. 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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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부 국내 패션 브랜드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패션업계는 웃을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시작된 올 7월 이후 일부 국내 SPA 브랜드의 매출이 급증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 매출 감소분의 일부만 국내 SPA 브랜드로 흘러들어가고 나머지는 증발했다"며 "경기가 침체되다보니 유니클로의 대체재를 찾기보다 일시적으로 의류 매장에 발길을 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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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부 SPA 브랜드 매출 성장에도..소비심리 위축
-"유니클로 고객 중 일부만 국내 브랜드로 옮겨간 탓"
-오히려 지갑 닫는 소비자 늘어나 국내 패션 시장 고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부 국내 패션 브랜드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패션업계는 웃을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불매에 따른 반사이익이 소수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에만 집중되면서 오히려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불황으로 어려운데 패션 전반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시작된 올 7월 이후 일부 국내 SPA 브랜드의 매출이 급증했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의 7월·8월 매출은 전년 대비 21%, 40% 늘어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신성통상 ‘탑텐’의 매출도 20%(7월)·30%(8월) 증가했고, 이랜드 ‘스파오’의 매출도 3%(7월)·15%(8월)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니클로와 가격대·디자인 등이 비슷한 저가 SPA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7월에만 70% 급감한 유니클로 수요 일부가 토종 브랜드로 흘러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유니클로 불매운동 확산으로 국내 브랜드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패션업계는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고정 고객 중 일부만 국내 SPA 브랜드로 옮겨갔을 뿐, 대다수는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국내 캐주얼 의류 시장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7월 들어 매출이 20% 가량 급감했다. 국내 캐주얼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유니클로 매출이 한꺼번에 빠진 탓이다. 유니클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의류 브랜드를 통틀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 매출 감소분의 일부만 국내 SPA 브랜드로 흘러들어가고 나머지는 증발했다”며 “경기가 침체되다보니 유니클로의 대체재를 찾기보다 일시적으로 의류 매장에 발길을 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산업통산자원부의 올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패션·잡화 품목 매출이 전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화점은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여성캐주얼, 남성의류, 여성정장 매출이 각각 17%, 9.6%, 6.5% 줄었다. 국내 의류 시장에서 유니클로에 이어 2위를 점하는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데이즈의 매출도 올 7월 들어 7%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주얼 브랜드 관계자는 “유니클로와 인접한 곳에 매장을 내는 전략으로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하던 일부 브랜드들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며 “유니클로 매장을 찾던 충성 고객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주변 매장들도 덩달아 한산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유니클로의 대체재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은 아예 의류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유니클로 뿐 아니라 다른 캐주얼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어 패션 업계 전체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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