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K] 전별금 안 받겠다던 대형교회 목사..고액연금에 면세혜택까지

정연욱 입력 2019. 10. 21. 21:31 수정 2019. 10. 2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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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등록교인 8만여 명, 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유력인사들이 다니는 교회로 알려진 소망교회.

이곳에서 16년 동안 담임목사로 재직한 김지철 목사가 올해 1월 퇴임한 뒤에도 교회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떤 지원을 얼마나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세금은 제대로 내고 있는지 끈질긴K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김지철 목사는 퇴임 당시 과거 같은 교회에서 은퇴한 목사가 받았던 '전별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습니다.

전별금은 목사에게 일종의 '퇴직금'과 같은 겁니다.

[김지철/전 소망교회 담임목사/2014년 3월 설교 :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돈을 다스릴 줄 아는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하나님게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이 같은 약속은 지켜졌을까?

김 목사의 퇴임을 앞둔 지난해 10월, 교회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회'는 퇴직 후에도 김 목사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은퇴 후 10년 동안 매달 730여만 원의 생활비와 차량 렌트비 65만 원을 지급하고, 8억 5천만 원에 매입한 사무실도 제공키로 한 겁니다.

김 목사가 현재 살고 있는 교회 소유 아파트도 무상으로 계속 쓰도록 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15억, 15억 5천 쯤 해요. (최근에 좀 올랐나요?) 최근에 올랐죠. 3호면 55평이니까 17억."]

형식만 전별금이 아닐 뿐 실제로는 김 목사에게 퇴직 후 엄청난 금전적 지원이 이뤄진 겁니다.

김 목사 은퇴준비위원장이었던 모 장로는 당시 교회 장로들에게, "전별금으로 한 번에 처리하면 세금 문제가 발생한다", "김 목사가 그렇게 받기를 원치 않으신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소망교회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매달 지급하는 생활비만큼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해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납부 내역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소망교회 관계자/음성변조 : "은퇴하신 목사님들은 어떡하냐 했을 때도 교회 형편에 맞게끔 은퇴 이후에도 생활비를 지급하는것에 대해서 교회에 맡겨둔 상황이죠."]

그런데 교회가 제공한 아파트와 사무실, 차량 지원금 등에 대해선 교회는 물론 김목사 본인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망교회 관계자/음성변조 : "교회 자산으로 구입을 해서 부부가 사시게 해드린 겁니다. 그런 것들이 세법상으로 어떻게 이거를 계산해야 될지는..."]

세무 전문가들은 김 목사가 받고 있는 모든 혜택은 사실상 퇴직소득에 해당되기 때문에, 총액을 명확히 신고한 뒤 납세를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구재이/세무사 : "현실적인 퇴직을 원인으로 해서 어떤 금전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면 이제 세법 상 퇴직소득입니다. 그것을 다른 어떤 형식으로 지급했다든지 하는 것은 세법상 고려 요인은 아니고요."]

소망교회 측은 위법 소지를 인정하면서도 교회법이 우선이라 강조합니다.

[소망교회 관계자/음성변조 : "교회가 납득하지 못하는 사회적 제도도 있다. (심지어 은퇴를 하셨는데?) 그러면 목사님이 어떻게 생활을 하세요, 실질적인."]

취재진은 김지철 목사에게 수차례 직접 인터뷰로 답해줄 것 요청했지만,

[김지철 목사 측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 계시잖아요?) 계시긴한데 다른 분이랑 같이 계시잖아요. (기다리겠습니다. 1분도 괜찮아요.)"]

김 목사는 건강 문제 등으로 응할 수 없다면서, 비공개 만남을 통해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세금을 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정연욱 기자 (donke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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