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尹대통령 지지율에는 날개가 없다?

박성의 기자 2022. 7. 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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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금리‧高물가에 전기·가스요금 동시 인상..민생 경제 '악화일로'
김승희 사퇴 여파에..여당은 '이준석 윤리위發' 내홍 가능성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2주 연속 나왔다. 이번에는 오차범위 밖에서 부정 평가가 앞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석 달간 지지율이 80%에 육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허니문 효과'(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초기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경향)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사실상 끝난 셈이다.

과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할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경제 3중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기와 가스요금까지 동시에 인상되는 탓이다. 여기에 정부를 뒷받침할 여당은 당권을 둘러싼 내홍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조기에 힘을 잃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7월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교체 성공한 尹정부…취임 후 민심은 '휘청'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4.4%,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0.2%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긍정 평가는 2.2%포인트 줄었고, 부정 평가는 2.5%포인트 늘었다. 전주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처음으로 관측된 데 이어 두 번째다.

긍‧부정 평가 간 격차는 5.8%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부정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전주 조사에선 긍‧부정 격차가 1.1%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의 첫 해외 무대 데뷔전이었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도 지지율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이 악화하는 속도도 빠른 편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한‧미 정상회담을 치렀던 5월4주차 이후 계속해서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54.1%였던 긍정평가는 한 달 사이 9.7%포인트 빠졌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37.7%에서 12.5%포인트 늘어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허니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10일 취임 이후 7개월간 지지율 평균이 70%대를 웃돌았다.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건, 취임 후 약 20개월 만인 2018년 12월이었다.

지지율 하락에도 윤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얼미터

7월 더 심각하다?…경제‧인사‧여당 모두 '난맥상'

문제는 7월에도 '악재'가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근은 민생이다. 천정부지로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지난 1일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인상됐다. 정부는 오는 10월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한 차례 더 동시 인상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맞물린 불가피한 조처다. 그러나 당장 '쓸 돈'이 늘어난 국민 입장에선 정부에 대한 평가도 박해질 수 있다.

정부가 빼들 마땅한 '카드'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5명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고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인사 참사'라는 겹악재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정치 자금 유용 논란에 휩싸인 끝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아빠 찬스' 논란 끝에 자진사퇴한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및 방석집 심사' 논란으로 자진사퇴한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세 번째 낙마하는 장관 후보자가 됐다.

게다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보본부 의장 임명을 강행해 버렸다. 불통 이미지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를 뒷받침할 여당 내 상황도 좋지 않다.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성 접대 및 증거은폐 의혹' 등을 둘러싼 징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사퇴하는 '지도부 공백' 사태가 벌어지거나, 이 대표와 반대 세력 간 내홍이 심화되는 당권 투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여당이 구심점을 잃는다면 윤 대통령 지지율 타격도 불가피하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일각에선 윤석열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왠지 정치 아마추어로 불안하다'는 평가가 교차한다"며 "'나는 항상 옳다'는 교만과 '나만 믿고 따라오라'는 독선에 빠지면 소통과 통합은 사라지고 결국 실패한 대통령이 되기 쉽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4일 발표됐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을 활용했으며, 응답률은 3.5%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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