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유정 현남편 "'성폭행 당할뻔' 말에 병원도 데려갔다"

최경호 입력 2019. 6. 17. 18:12 수정 2019. 6. 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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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남편, "고유정 말에 속아 병원데려가"
고씨, 시신 등 은닉 후 거짓 문자 보내
병원 간 후에는 '자작 문자' 보여주기도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 [뉴시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시신을 유기한 직후 현 남편에게 태연하게 허위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정의 현 남편인 A씨(37)는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고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전 남편인 강모(36)씨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은 고씨가 살해와 관련된 증거의 인멸 시도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은 29일 오전 경기도 김포 아파트에 도착해 31일 오전 3시께까지 강씨의 시신을 2차로 훼손하고 유기했다.

A씨는 또 “전남편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말에 마음이 아파 병원까지 데려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앞서 지난 13일 제주지검에 자신의 아들(5)을 살해한 혐의로 고씨를 고소한 바 있다.

A씨는 이날 “고씨의 말에 속아 청주에 도착한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서 손을 소독한 뒤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데이트까지 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게 다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고씨는 경찰에서 “전 남편이 펜션에서 성폭행을 하려고 해서 살해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고유정 현 남편인 A(37)씨가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통해 고유정이 범행 후 거짓문자를 보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아울러 A씨는 “고씨가 병원에 다녀온 뒤에는 카톡을 통해 문자 내역을 보내줬는데, 알고 보니 지난달 27일 자신이 자작했던 문자였다”고 했다. 앞서 고씨는 범행 후 숨진 남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취업도 해야 하니 (성폭행을) 고소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자작 문자를 보낸 사실이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A씨는 살해된 전 남편의 친동생에게는 사과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A씨는 “문자를 본 후 전 남편의 친동생(33)에게 전화해 ‘당신 형을 성폭행범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동생분에게 화를 낸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지난 3월 2일 오전 사망한 아들과 고씨와의 연관성을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아들이 사망 당시 다량의 혈흔을 흘려 이불과 매트리스까지 스며들 정도였다”며 “장례를 치르는 경황이 없는 틈에 고씨가 이불 등을 모두 버렸다”고 주장했다.

고유정 현 남편인 A(37)씨가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통해 아들이 사망 당시 집안 상황을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A씨의 아들이자 고씨의 의붓아들은 제주도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다 지난 2월 28일 청주의 A씨 집으로 온 이틀 후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A씨는 “고씨가 아들 죽인 것을 밝혀달라”며 지난 13일 고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주지검에 우편으로 접수했다. 고소 당시 A씨는 “고씨에게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아 석연치 않았다”며 “그간 충북 경찰에 수시로 수사 확대를 요구하고 지난 12일에는 의견서도 제출했지만, 효과가 없어 변호사와 논의한 끝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2일 “고유정이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구속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아들을 만나러 온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최소 3곳 이상 장소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손괴·은닉)를 받고 있다.

제주=최경호·이병준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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