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대로 해야 상 받는거야" 제자 성추행 '무용계 큰손'

강푸른 2019. 6. 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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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 무용계의 실력자로 꼽히는 인사에게 개인교습을 받던 제자가 상습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가해자의 부인 또한 우리 무용계의 유명 인사인데 사건을 덮는데만 급급했다고 합니다.
​​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4년, 서울의 한 예술 대학 현대 무용학과에 입학한 A씨.

한 학기 뒤 개인 교습을 찾고 있는 A씨에게 학부장이자 현대 무용의 권위자인 이모 교수는 자신의 남편을 소개했습니다.

남편 류 모 씨 역시 무용계 유명 인사.

A씨는 두 사람을 '부모님처럼 따랐다'고 말합니다.

[A 씨/무용계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무용단에 있는 선생님처럼 돼야지. 그러면 선생님들 말을 잘 들어야 돼.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교습을 시작한 지 1년쯤 지난 어느 날, 자신 덕에 상을 탔으니 밥을 사라며 불렀다고 합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평소처럼 연습실에 갔습니다.

[A 씨/무용계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갑자기 저를 안으시더라고요. 안고 이마에 뽀뽀를 하고 입술에 키스를 하고."]

그 뒤론 연습실에 둘만 남을 때마다 성추행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러기를 4차례, 결국엔 류 씨가 성폭행까지 시도했다고 합니다.

[A씨/무용계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울면서 용기를 다 짜내서 "그만 좀 하시면 안돼요?" 물었는데. 못 들은 척하시고."]

다른 무용가에게 피해를 털어놓고 나서야 추행이 멈췄습니다.

류 씨의 아내인 이 교수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건 '잊으라'는 말 뿐.

무용계에서 차지하는 류 씨 부부의 권위가 무서워, 4년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A 씨/무용계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공연을 보러 가도 거기에 그 사람들이 있고. 어딜 가도 그 사람들을 항상 마주쳐야 되는 거예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온 A씨,

결국 무용가의 꿈을 포기한 뒤에야 경찰에 신고했고 류 씨는 지난달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류 씨 부부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OO/OO학교 현대무용 교수 : "((피해자에게) '네가 착각한 거다, 그런 일 없다'라고 말씀하신 거 맞나요?) ..."]

A씨의 외로운 싸움이 알려지면서 연대에 나선 문화예술계 인사는 300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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