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재난 때 반려동물도 챙긴다.."심폐소생술은 이렇게"

2019. 4. 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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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소방서 소속 박민화(49) 소방관은 지난 3월19일 강원 춘천 후평동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 출동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미국에서 허리케인이나 대형화재 재난이 일어났을 때, 반려동물을 버리고 싶지 않아 대피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기존의 재난현장에서는 사람만을 대피시키고 구조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반려동물까지 공동체로 인식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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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많지만 심정지 왔을 때
주인들이 응급처치법 잘 몰라"
3월19일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에 있는 아파트에서 화재가 일어나 연기에 질식되어 의식을 잃은 고양이를 소방관이 구조하여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소방청 제공.

강원 춘천소방서 소속 박민화(49) 소방관은 지난 3월19일 강원 춘천 후평동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 출동했다. 그는 아파트 주민들이 안전하게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지만, 다시 뿌연 연기를 헤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서다.

박 소방관이 발견한 고양이는 옆으로 누워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는 의식을 잃은 고양이를 아파트 앞 화단으로 데리고 나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고양이도 사람처럼 왼쪽 가슴에 심장이 있다. 심장위치는 왼쪽 앞다리를 구부렸을 때 구부려지는 관절 부근이다.

박 소방관은 고양이를 옆으로 눕혀 심장을 30여차례 압박하고 입으로는 인공호흡을 2번 하는 식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생수로 고양이의 코와 입을 씻겨주면서 응급조치를 반복했다. 박 소방관이 응급조치를 한 지 4분가량 됐을 때, 고양이가 깨어났다. 박 소방관은 “고양이의 생명도 귀중했다. 심장이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었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4월8일,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산불이 휩쓸고간 자리에 털이 그을린 채 목줄에 묶여 있던 개이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가 준 간식을 먹고 있다. 신소윤 기자.

강원도 화재재난으로 반려동물의 피해가 급증한 가운데 소방청은 재난현장에서 반려동물을 살리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심폐소생술(CPR)교육을 시행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소방청은 동물전문가 자문을 받아 반려동물의 급성 심정지 ‘골든타임’을 파악해, 심폐소생술 동영상을 만들 예정이다. 동물응급처치 매뉴얼과 관련 교육자료도 제작해 함께 배포한다. 박 소방관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많지만, 정작 심정지가 왔을 때 응급처치하는 것도 주인들이 모른다. 이번 응급처치 동영상으로 소방관도 배우지만 시민들도 함께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월19일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에 있는 아파트에서 화재가 일어나 연기에 질식된 고양이가 심폐소생술 이후 의식을 되찾은 모습이다. 소방청 제공.

소방청은 최근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동물을 구조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3월30일 충남 아산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 인근에서 유기견을 구조하려고 도로변에 서 있던 아산소방서 둔포119안전센터 소속 301호 펌프차량을 25t 화물차가 들이받으면서 1명의 소방관과 2명의 소방관 실습생이 숨진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소방청은 지난해 9월1일에 소방서에 동물구조 신고가 들어왔을 때,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동물신고로 인한 출동을 거절한다는 기준을 만들었다.

소방청은 재난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는 일을 물론 우선하지만, 반려동물 구조나 응급조치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미국에서 허리케인이나 대형화재 재난이 일어났을 때, 반려동물을 버리고 싶지 않아 대피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기존의 재난현장에서는 사람만을 대피시키고 구조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반려동물까지 공동체로 인식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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