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라우드 시장 토종 대항마 될까

이기문 기자 입력 2019. 4. 19. 03:07 수정 2019. 4. 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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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해외 기업들이 장악한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시장에 네이버가 내수(內需) 시장을 되찾아오겠다고 선언했다.

18일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박원기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클라우드 관련한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현재 수준은 글로벌 업체들과 견줄 수 있는 단계"라며 "매년 클라우드 부문 매출을 2배씩 늘리며, 국내시장을 놓고 해외 업체와 본격적인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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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 5400억원 들여 용인에도 데이터센터 건립
공공·금융분야 집중 공략 "아마존·MS와 경쟁하겠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해외 기업들이 장악한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시장에 네이버가 내수(內需) 시장을 되찾아오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강원도 춘천 한 곳인 데이터센터를 2023년까지 경기도 용인에도 추가 구축하고, 공공기관 수주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네이버

18일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박원기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클라우드 관련한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현재 수준은 글로벌 업체들과 견줄 수 있는 단계"라며 "매년 클라우드 부문 매출을 2배씩 늘리며, 국내시장을 놓고 해외 업체와 본격적인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회사들이 전산실에 서버(중앙 컴퓨터)를 마련하는 대신에 네이버 같은 IT 업체가 구축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통해 저장 공간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비싼 서버를 직접 구축할 필요가 없이 인터넷에 접속해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1조9000억원에서 올해 2조3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클라우드에서 매출 2배 성장 네이버의 집중 공략 시장은 공공·금융 분야의 클라우드 시장이다. 클라우드는 단순히 데이터 저장 공간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기업들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SW)를 함께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2017년에 네이버가 이 시장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이런 클라우드 상품 수는 22개였지만 지금은 119개로 늘었다. 네이버의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업 고객에게 음성 인식 비서나 번역 서비스, 챗봇(채팅 로봇)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의 주요 고객에는 한국은행, 코레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공공기관이 많다. 펍지와 같은 유명 게임 업체를 포함해 6000여 곳이 기업 고객사다. 네이버 측은 "작년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보다 2배 컸다"며 "올해도 2배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클라우드를 포함하는 IT 플랫폼 부문에서 35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63.4% 늘어난 것이다.

네이버는 2023년까지 경기도 용인시에 현재 춘천 데이터센터보다 3배 큰 14만여㎡(약 4만2000평)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5400억원을 투자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비스 장애와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외산보다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마존에 도전하는 네이버

현재 국내시장은 아마존과 MS가 80%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한다.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가 국내에서만 9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대한항공 같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KB금융, 신한금융, 미래에셋, 넥슨, 넷마블, 쿠팡 등 데이터를 많이 쓰는 금융 업체와 게임 업체, 온라인 쇼핑몰들이 대부분 아마존의 고객사인 상황이다. 아마존의 관계자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금융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고객사 숫자만 수만 곳이며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KT나 LG유플러스와 같은 통신 업체들이 글로벌 업체들과 클라우드 시장 경쟁을 나섰다가 현재는 거의 밀려난 게 현실이다. 오히려 글로벌 업체에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주는 협력사로 전락했다. 현재로선 네이버가 유일한 토종 대항마인 셈이다. 자칫 한국 정부와 금융·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해외 업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 주권이란 측면에서도 최소한 국내 기업이 한 곳 정도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대항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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