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토끼는 청소동물, 스라소니와 동족 사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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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는 도토리를 먹고, 토끼는 풀을 먹고' 초식동물에 관한 이런 통념이 깨지고 있다.
마이클 피어스 캐나다 앨버타대 생태학자 등 연구자들은 북극에 인접한 캐나다 북서부 유콘 준주에서 눈덧신토끼가 다양한 종류의 동물 사체를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과학저널 '노스웨스턴 내추럴리스트' 최근호에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여러 종의 동물 사체를 먹는 일이 눈덧신토끼의 일상적 행동임이 처음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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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부족한 혹한기 죽은 동물 사체 일상적으로 먹어
평소 천적인 스라소니, 동족 토끼, 뇌조 깃털도 메뉴에
‘다람쥐는 도토리를 먹고, 토끼는 풀을 먹고…’ 초식동물에 관한 이런 통념이 깨지고 있다. 다람쥐는 애벌레가 많아지는 봄이 오면 이 영양가 풍부한 먹이를 놓치지 않는다. 초식성 소화기관을 지녔지만 토끼도 예외가 아니다. 먹이가 부족할 때 기회가 닥치면 육식도 마다치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이클 피어스 캐나다 앨버타대 생태학자 등 연구자들은 북극에 인접한 캐나다 북서부 유콘 준주에서 눈덧신토끼가 다양한 종류의 동물 사체를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과학저널 ‘노스웨스턴 내추럴리스트’ 최근호에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청소동물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2015년부터 2년 6개월 동안 이 지역 클라우네 호수 부근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했다. 놀랍게도 청소동물 대열에는 초식동물로 알려진 눈덧신토끼가 포함돼 있었다. 연구자들은 “여러 종의 동물 사체를 먹는 일이 눈덧신토끼의 일상적 행동임이 처음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 지역에 동물 사체 161구를 놓고 2∼4m 떨어진 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했는데, 토끼는 이 가운데 12.4%인 20구를 먹었다. 토끼의 주요 포식자인 캐나다스라소니와 동족인 토끼 사체도 먹이에 포함됐다. 또 흰멧새, 뇌조, 아비 등 새들의 사체에도 입을 댔다.
동족 토끼 사체에는 1주일 동안 24차례 찾아와 먹었는데, 토끼 한 마리가 이를 독차지하려고 주변에 모인 토끼를 쫓아내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고 논문은 밝혔다.
뇌조 사체는 가장 즐겨 찾은 사체였다. 특히 토끼는 이 새의 깃털을 뽑아 먹는 행동을 지속해서 보였다. 한 토끼는 까마귀가 뇌조 사체를 물고간 뒤 남아있는 깃털을 먹었고, 다른 토끼는 스라소니가 먹고 남긴 날개 한 쪽을 눈밭 속에서 파내 물고 갔다.
연구자들은 토끼가 깃털을 먹는 이유로 논병아리의 예처럼 소화를 촉진하거나 장내 세균 군을 바꾸려는 목적, 또는 단순히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초식동물이 사체를 먹는 것은 사체 주변에 다른 포식자가 모이기 때문에 위험을 자초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최근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이를테면 비버는 연어가 하천 상류에서 번식을 마치고 죽으면 이를 포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초식동물의 사체 청소 이유로 먹이 부족, 꼭 필요한 영양분 섭취, 사체가 풍부한 기회 활용 등을 꼽았다. 따라서 ”눈덧신토끼가 다양한 사체를 먹는 행동도 겨울철 먹이와 영양소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하 30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유콘 준주의 겨울 동안 토끼는 주로 단백질 함량이 적은 나무껍질 등을 갉아먹으며 연명한다. 조사 결과 풀이 많은 5∼8월 동안은 사체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체를 먹는 눈덧신토끼 내셔널지오그래픽 동영상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ichael JL Peers et al, Scavenging By Snowshoe Hares (Lepus americanus) In Yukon, Canada, Northwestern Naturalist, 99(3):232-235.https://doi.org/10.1898/NWN18-05.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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