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코 못지않은 고양이 후각..페르몬 감지 기관도 있다

김기범 기자 2019. 5. 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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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반려묘와 방향제·담배는 ‘상극’

많은 사람들은 후각이 발달한 동물로 흔히 개를 떠올린다. 그러나 반려묘 역시 개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후각이 뛰어난 동물이라는 점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사람은 후각세포 수가 200만~1000만개인 데 비해 개는 8000만~2억2000만개, 고양이는 6000만~7000만개에 달한다.

고양이는 청각과 후각이 뛰어난 동물이다. 특히 고양이의 후각은 식욕은 물론 일상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도 감기에 걸리면 냄새를 맡지 못하면서 식욕이 떨어지듯 고양이도 감기에 걸릴 경우 사료를 먹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양이는 냄새를 통해 사냥감인지, 적인지를 판단한다. 고양이는 얼굴, 발바닥의 분비선에서 분비되는 냄새를 묻히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또 역으로 상대를 파악한다.

고양이의 후각이 정상 기능을 하려면 코가 촉촉하게 젖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고양이의 후각이 코의 후각수용체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는 흔적만 있는 후각기관이 고양이·개 같은 반려동물, 소·돼지 같은 가축, 코끼리, 뱀 등에는 남아 있다.

이들 동물에게는 입천장에서 비강으로 이어지는 보조후각기관이 있으며 코가 일반적인 냄새를 감지하는 데 비해 이 기관은 페로몬을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고양이들이 입을 벌리고 냄새를 맡는 이유는 입을 벌리면 페로몬이 이 후각기관에 잘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입을 벌려 페로몬을 감지하는 행동을 ‘플레멘 반응’이라고 부른다. 보조후각기관은 농기구에 끼우는 넓적한 쇳조각을 말하는 보습과 닮았다는 의미에서 ‘보습코 기관’이라고도 부른다.

고양이의 후각이 민감하다 보니 수의사들은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향초, 디퓨저, 방향제나 탈취제, 모기향 등을 사용하지 말고 화장품도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호흡으로 폐를 포함한 호흡기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그루밍을 하는 고양이의 특성상 몸에 묻은 향초, 방향제 등 성분을 그대로 먹을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금물이며 도배, 장판을 할 때도 고양이가 강한 냄새를 맡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의 호흡기에 생활화학제품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3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상 수의사, 환경노출조사원 등을 조사하고, 전국 대형 동물병원의 진료기록 분석과 보호자 환경노출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19가구에서 49마리의 피해 의심사례를 발견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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