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시간 학원에 갇혀"..10대들 UN에 '고발'

임상재 입력 2019. 2. 17. 20:25 수정 2019. 2. 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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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직접 아동보고서를 만들어 스위스 제네바 UN 아동권리위원회를 찾아갔습니다.

어른들 일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공부해야 하는 한국 학생들의 현실을 유엔 위원들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 UN아동권리위원회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초청했습니다.

이들이 3년간의 설문 조사와 토론을 토대로 만들어 제출한 한국 아동보고서를 보고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 요청한 겁니다.

UN 위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수종/'한국 아동 보고서' 집필진(중3)] "사교육이나 이런 게 본인(UN위원)들이 겪었던 교육에 비해서 너무 심각하다고 느끼니까 여러 리액션들을 크게 크게 해주셔가지고…"

보고서에 담긴 한국의 교육 현실입니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주당 평균 학습시간은 OECD 국가 평균의 최대 두 배다.

놀 권리가 침해되는 건 과도한 학구열(50.8%), 학생이 놀면 안된다는 인식(34.6%) 때문이다.

[천성은/'한국 아동 보고서' 집필진(고2)]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점에서 선생님들의 인식이나 사회의 압력, 억압이 느껴졌습니다."

이들에 앞서 정부가 UN에 제출했던 보고서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정부는 선행교육을 규제하는 특별법으로 공교육 정상화 대책을 수립했다고 하지만, 실제 학교에서는 선행학습을 전제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교육이 불가피하고, 정부가 사교육 절감 효과로 내세운 EBS 강의에 대해선 학교 내신 준비에 불충분하다고 느끼는 학생이 절반 이상이라는 실태를 전했습니다.

[오지민/중학교 2학년]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수학학원이나 영어학원 다니니까 어떨 때는 10시간 있을 때도 있고…"

아이들의 눈에는 차별도 심각했습니다.

'학생회 임원 자격 조건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어야' 하거나 '추천으로 회장이 됐지만, 성적이 낮다고 탈락시켰다'는 등의 차별로 인해 아동의 의사 표현이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학종 입시 논란과 관련해서는 '자기소개서나 면접은 정보력, 학교 이름, 학원의 힘이다'라고 지적해놨습니다.

[유조은/'한국 아동 보고서' 집필진(고1)] "틀에 가둬놓고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 혹은 말을 잘 들어야 한다라고 압박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이런 인식들을 개선하는 데 이번 (UN) 발표가 도움이 좀 됐으면 좋겠고요."

UN 아동권리위원회는 이 같은 국내 아동 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해 오는 9월 본 회의에 참석할 우리 정부에 권고 사항을 전달하고, 5년 뒤 이행 보고서 제출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임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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