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성누리당' 될라..국민의힘 전전긍긍
'여당 심판' 앞세운 서울·부산시장 보선 변수로 작용할 듯
[경향신문]
국민의힘이 연이은 성추문으로 흔들리고 있다. 김병욱 의원(경북 포항남·울릉군)이 성폭행 의혹으로 탈당한 데 이어 국민의힘이 추천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인 정진경 변호사의 성추행 전력이 공개되면서다. 국민의힘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여당 성폭력 심판 선거’로 규정해왔지만 비판 자격 자체가 손상된 셈이다. 당내에선 과거 새누리당 시절 오명인 ‘성누리당’이 되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정 변호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과거사 정리위원을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경향신문 등이 정 변호사가 2013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절 학생들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사실을 보도한 지 하루 만이다.
앞서 김병욱 의원도 지난 7일 의혹 제기 후 하루 만에 탈당한 바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6일 김 의원이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인 2018년 10월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른 의원실 인턴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표면적으론 정 변호사나 김 의원 모두 자진 사퇴나 탈당의 형식을 취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승기를 잡았던 ‘4·7 재·보궐선거’에서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대여 공세의 첫번째 지점이었던 여당 지자체장의 성폭력 문제를 거론하기 힘들어진 데다 오히려 반격의 빌미를 준 셈이다. 추가적인 성 관련 문제가 나와 선거의 변수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경선이 격해지면 유사한 문제가 더 나올 수도 있어 불안하다”며 “그나마 선거가 임박하기 전에 나온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성추문으로 수세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은 ‘성누리당’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신영대 대변인은 9일과 10일 잇달아 논평을 냈다. 그는 새누리당 시절 성 관련 논란들을 나열한 뒤 “국민의힘은 새누리당의 성추문 오명을 이어갈 생각인가”라며 “범죄 혐의에 대해 꼬리자르기식 탈당과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범죄에 관대한 정당으로 각인될 것”이라고 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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