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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린 도시경쟁력, 박원순 때 폭삭" 오세훈 발언은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입력 2021. 03.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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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올랐다는 지표와 떨어졌다는 지표는 서로 달랐다

[김시연, 임안젤, 고정미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검증 대상] 오세훈 "내가 끌어올린 도시경쟁력, 박원순 10년 동안 폭삭 주저앉아"

"제 임기 때 27위에서 9위로 끌어올린 도시 경쟁력, 51위에서 무려 16위까지 끌어올린 국제금융지수 등 서울의 총체적 경쟁력이 무능한 좌파 박원순 시장 10년 동안 그야말로 폭삭 주저앉은 것입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오 후보는 이 문장 앞뒤로 미국 AT커니와 일본 모리재단 도시경쟁력 평가에서 서울시 순위가 최근 5년간 하락했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아래 전경련) 발표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과연 자신의 임기 동안 올라간 도시경쟁력이 박원순 전 시장 임기 동안 크게 떨어졌다는 오세훈 후보 주장은 사실일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임기 때 27위에서 9위로 끌어올린 도시 경쟁력, 51위에서 무려 16위까지 끌어올린 국제금융지수 등 서울의 총체적 경쟁력이 무능한 좌파 박원순 시장 10년 동안 그야말로 폭삭 주저앉은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주요 글로벌 도시경쟁력 평가에서 서울시 순위가 최근 5년간 하락했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발표를 근거로 이렇게 말했다
ⓒ 오세훈 페이스북
 
[검증 방법] 오세훈-박원순 시장 재임기간 도시경쟁력 순위 비교

오세훈 후보의 발언을 검증하려고 오 시장과 박 시장 임기 동안 발표된 주요 글로벌 도시경쟁력 평가 지표들을 비교 분석했다. 특히 오 시장이 자신의 임기 때 끌어올렸다는 도시경쟁력 지표가 무엇인지 찾아봤다.

[사실 검증 ①] 올랐다는 지표와 떨어졌다는 지표는 같은 게 아니었다

오세훈 후보 발언의 앞뒤를 같이 놓고 보면, 전경련에서 최근 5년간 떨어졌다고 발표한 도시경쟁력 지표와 자신이 임기 때 올렸다는 도시경쟁력 지표가 같은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서로 다른 지표였다.

우선 오 후보가 자신의 서울시장 임기 때 27위에서 9위로 순위를 올렸다는 도시경쟁력 지표는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발표하는 '글로벌도시경쟁력지수'였다. 또 51위에서 16위로 끌어올렸다는 국제금융지수는 영국 지옌에서 발표하는 '글로벌금융센터지수'였다.

반면 전경련에서 인용한 지표는 오 후보 글에도 언급되어 있다시피 미국 경영컨설팅 회사인 AT커니에서 발표한 '글로벌도시지수(GCI)'와 '글로벌도시전망지수(GCO)', 그리고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의 '글로벌파워도시지수(GPCI)'다.

오세훈 전 시장 임기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약 5년이었고, 박원순 전 시장 임기는 2011년 10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약 9년이었다. 14년에 걸친 기간의 도시경쟁력 변화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려면, 적어도 조사 주체와 평가 체계가 같은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오 후보는 그러지 않았다.

[사실 검증 ②] 각 지표들 14년을 들여다보니... 모두 다르네

오세훈 후보 쪽에서는 서로 다른 지표라고 해도 '서울의 총체적 경쟁력 하락'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이들 지표 각각 서울시 순위가 오 시장 때와 박 시장 때에 걸쳐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봤다. 종합 결과는 아래 그래프와 같다.
 
ⓒ 고정미
 
[AT커니 지수] 오 시장 때 순위 상승 없어

우선 AT커니는 지난 2008년부터 전세계 150여 개 도시를 대상으로 기업 활동, 인적자원, 정보 교류, 문화적 체험, 국제정치 리더십 등 5개 분야를 평가해 현재 도시 경쟁력을 보여주는 글로벌도시지수(GCI)를 발표하고 있다.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8년 9위에서 출발해 2010년 10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가, 박 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8위로 두 계단 올랐다. 하지만 2014년~2016년 3년 연속 11위를 기록한 뒤 2017년 12위, 2019년 13위, 2020년 17위까지 점차 떨어졌다. 박 시장 임기에 순위가 떨어진 건 맞지만, 그렇다고 오 시장 임기 때 순위가 오르지도 않았다.

오 후보가 (전경련의 발표를 인용하며) "도시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한 '글로벌 도시전망' 순위까지 12위에서 42위로 무려 30계단이 폭락했다니 참으로 암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고 평가한 AT커니의 글로벌도시전망지수(GCO)는 박 시장 임기 중반인 2015년부터 발표를 시작한 지표다. 따라서 오 시장 임기 때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

[모리재단 지수] 오세훈 때 8위까지 상승했지만... 박원순 땐 6년 연속 6위

일본 모리기념재단에서 지난 2008년부터 전 세계 40여 개 도시를 대상으로 경제, 연구개발, 문화교류, 주거, 환경, 교통, 접근성 등 6개 분야를 평가하는 글로벌파워도시지수(GPCI)는 박 전 시장도 평소 강조했던 지표다.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8년 13위에서 2010년 8위까지 올랐지만, 박 시장 임기인 2012년 6위까지 오른 뒤 2017년까지 6년 연속 순위를 유지했다. 다만 박 시장 임기 후반인 지난 2018년 7위, 2020년 8위로 순위가 한 계단씩 떨어졌다. 결론적으로 오 시장 임기 동안 순위가 올라갔고 최근 3년간 하락한 건 맞지만, 오히려 박 시장 임기 때 가장 높은 6위를 6년간 유지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도시경쟁력지수] 박원순 때 순위 떨어졌지만 평가 방식 달라져

그렇다면 오 시장 임기동안 순위가 많이 올랐다는 지표는 어땠을까? 중국사회과학원과 UN 해비타트는 지난 2006년부터 2년마다
글로벌도시경쟁력지수를 발표했다. 서울은 오 시장 임기인 2006년 27위에서 출발해 2008년 12위, 2010년 9위로 올라섰다. 박 시장 임기인 2012년에는 10위로 한 계단 떨어졌지만, 이후 한동안 순위 발표가 없다가 2016년 발표에선 서울이 11위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는 평가 방식이 바뀌면서 평가대상 상위 200개 도시를 대상으로 평점을 매기고 경제 경쟁력 순위와 지속가능 경쟁력 순위를 따로 발표하고 있다. 2017-2018년 서울은 A- 등급에 경제 경쟁력 13위, 지속가능 경쟁력 7위를 기록했고, 2018-2019년에는 A- 등급에 각각 15위와 14위, 2019-2020년에는 B+ 등급에 15위와 14위를 유지했다. 오 시장 임기 때 순위가 많이 올라간 건 맞지만 박 시장 임기 때 순위 변화는 크지 않았고, 2017년 이후엔 평가 방식이 달라져 두 시장 재임 기간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지옌 금융센터지수] 오세훈 주장과 근접해 보이지만... 조사 대상 3배 늘어

마지막으로 오 후보가 말한 글로벌금융센터지수(GFCI)는 영국 금융컨설팅회사인 지옌에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주요 도시의 금융 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한다. 오 시장 임기 말인 2011년 3월 16위까지 올랐지만, 박 시장 임기인 2012년 3월 76개 도시 가운데 6위까지 오른 뒤 2015년까지도 10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7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2019년 9월 36위(104개 도시 평가)까지 떨어졌다가 2020년 9월 25위(121개 도시 평가)로 반등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자신의 임기 때 올랐다가 박 시장 임기 때 크게 떨어졌다는 오 후보의 주장과 가장 부합해 보인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글로벌금융센터지수는 평가 도시 숫자가 2007년 40여 곳에서 2020년 120여 곳으로 3배 늘어났기 때문에 단지 순위만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검증 결과] 오세훈의 도시경쟁력지수 발언은 '대체로 거짓'

오세훈 후보가 올렸다고 말한 지표들(중국사회과학원, 지옌)과 전경련 발표를 인용하며 최근 떨어졌다고 언급했던 지표들(AT커니, 모리재단)은 조사 주체가 서로 달랐다. 이처럼 조사 주체가 다른 지표를 가지고 두 시장 임기 사이에 도시경쟁력이 올랐다거나 떨어졌다고 비교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또한 개별 도시경쟁력 지표들을 살펴보더라도, 오 시장 임기 때 순위가 올랐다가 박 시장 임기 들어 순위가 떨어진 지표들(중국사회과학원)도 일부 있었지만, 박 시장 임기 전반부 오 시장 때보다 순위가 더 오른 지표들(모리재단, 지옌)도 있었고, 오히려 오 시장 임기 동안 순위가 떨어졌다가 박 시장 임기 전반부에 순위가 오른 지표(AT커니 글로벌도시지수)도 있었다. 중국사회과학원과 지옌 지수의 경우 박 시장 임기 후반부 순위가 떨어졌지만 평가 방식 변경, 조사 대상 도시 수 증가 등을 감안하면 객관적 비교 근거로 삼기 어렵다.

따라서 "내가 끌어올린 도시경쟁력이 박원순 10년 동안 폭삭 주저앉았다"는 오세훈 후보 발언은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보론] 전문가가 말하는 '도시경쟁력지수 활용하는 법'

역대 서울시장들은 여러 도시경쟁력 지표들 가운데 서울시가 상위권에 올랐거나 순위가 크게 상승한 사례만 부각시켰다. 하지만 서울시가 모든 도시경쟁력 지표에서 상위권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에서 지난 2013년에 낸 보고서('도시경쟁력 평가체계 비교 분석', 변미리)에서는 모두 9가지 글로벌 도시경쟁력 평가체계를 비교했는데, 대부분 민간 컨설팅업체에서 발표한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경쟁력 종합 평가하는 AT커니나 모리재단, 중국사회과학원 지수에서는 서울시가 10위권 안에 들었지만, 삶의 질을 주로 평가하는 머서의 '삶의 질' 지수(2009년 83위, 2012년 75위)나 영국 <이코노미스트> 계열사인 EIU의 '살기 좋은 도시' 지표(2009~2012년 58위)에서는 50위권 밖이었다.

이 보고서에서 서울연구원은 각각의 평가체계가 많은 논란을 갖고 있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대부분의 도시경쟁력 지표체계는 고유한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도시 간 순위만 부각시키는 것은 도시경쟁력 평가체계를 이해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언론은 외국의 도시경쟁력 평가체계를 보도할 때 순위만 강조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역시 자신의 도시가 몇 위인지, 전년 대비 얼마나 순위가 올랐는지에 대한 관심만 집중한다. 외국 컨설팅회사에서 발표하는 한국의 도시 순위가 절대적 가치를 지녔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30쪽)

연구책임자였던 변미리 서울연구원 도시외교연구센터장은 15일 "AT커니는 경제 역량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등 각각의 지표가 지향하는 점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순위를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그 의미를 평가해서 도시의 단점을 보완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정책기획실 도시경쟁력 담당자는 15일 "박 전 시장이 추구했던 철학과 미국 컨설팅회사의 관점 자체가 다른 부분도 있다"면서 "AT커니의 경우 박 전 시장이 추구한 도시재생이나 마을공동체보다는 밀도 높은 도시 개발에 점수를 많이 주는 경향이 있어 서울시에서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들이 지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낮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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