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첫 단추

입력 2021. 5. 17. 00:05 수정 2021. 5. 1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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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바뀌고 있다. 백신 때문이다. 무작정 기다리고 버틸 수밖에 없었던 지난해의 암울했던 상황과 달리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부터는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씩 보인다.

올해 2월 첫 접종을 시작해 5월 14일까지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이 372만1673명,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이 90만5420명이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접종대상자에 대한 백신 효과는 1차 접종 후 2주 이상 경과한 사람들에게서 아스트라제네카 86%, 화이자 89.7%다. 예방접종은 매우 안전하게 진행됐으며 두 가지 백신 모두 효과나 안전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일부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조장했던 특정 백신에 대한 폄하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예방접종의 진행과 함께 밝혀지고 있다.

4월 중순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5월 27일부터는 65~74세, 6월 7일부터는 60~64세 어르신들이 접종을 받게 된다. 이 고령층 예방접종이 전체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측하다. 60세 이상의 예방접종을 효과적으로 시행한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까.

첫째, 사망자가 급감할 것이다. 5월 14일까지 한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896명, 이 중 60세 이상 사망자는 1802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95%에 달한다. 간단히 산술적인 계산만 하더라도 6월까지 60세 이상 어르신들에 대한 예방접종이 잘 진행되면 코로나19 중증 환자나 사망자는 70~80%까지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자원의 소진 부담이나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피로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젊은 연령층의 접종률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예방접종의 특성상 주변 사람의 접종 경험과 추천이 다른 사람의 예방접종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어르신들의 예방접종을 통해 자식들이 백신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하게 되고 고령층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접종했다는 사실 자체가 젊은 층의 접종 동참을 견인할 수 있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비 오는 날 작은 우산을 들고 있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 우산을 빼곡하게 들게 되면 백신을 못 맞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사람들도 빼곡한 우산 사이에서 비를 맞지 않고 지날 수 있다. 나와 공동체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제는 백신 접종에 참여할 때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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