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독도 표기는 지정학적 표시일 뿐" 일본 주장 '복붙'

조익신 기자 입력 2021. 6. 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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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도쿄올림픽 폼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시를 했죠. 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중재를 해달라 요청을 했었는데요. 회신이 왔습니다. 일본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겁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IOC "독도 표기는 지정학적 표시일 뿐" 일본 주장 '복붙'…자위대도 '독도 도발'

일본의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 일본 영토로 떡하니 표시된 독도. 지난 1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명의로 IOC에 중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앞으로 말입니다. 그 회신이 도착했습니다.

[제임스 매클리오드/IOC 올림픽연대국장 (음성대역) :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독도 표기는 단지 지정학적인 표시일 뿐 정치적 선전은 아니라고 한다.]

일본이 문제가 없다고 하니 그럼 됐다는 걸까요? 더욱이 답변을 보낸 이도 바흐 위원장이 아니었습니다. 내용도, 형식도 우리나라를 도대체 뭘로 보는 건가 싶습니다. 더 황당한 건 IOC의 답변이 거의 일본 정부의 주장을 복붙한 수준이란 겁니다. 독도는 일본땅 아니냐, 되묻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할까요?

[가토 가쓰노부/일본 관방장관 (지난달 28일) : 다케시마(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그리고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한국 측 주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IOC는 우리 편이다, 확신이 있어서였을까요? 일본 정부의 행태, 적반하장도 유분수란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가 IOC에 중재를 요청하자 '올림픽 헌장'까지 들먹이며, 정치적이다 날을 세웠습니다.

[가토 가쓰노부/일본 관방장관 (지난 2일) : IOC의 역할로서 스포츠 선수를 정치적·상업적으로 부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3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IOC는 이 조항을 내세워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지우라고 권고했었죠? '일로한불' 일본이 하면 로맨스, 한국이 하면 불륜인가 봅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이른바 '독도 세리머니'를 했다가 메달을 박탈당할 뻔했죠? 박종우 선수는 IOC의 이런 태도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박종우/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JTBC '뉴스룸' / 지난 2일) : '(축구팀) 전원 메달 박탈까지도 될 수도 있다'라고 저한테 그렇게 얘기를 했었죠. (IOC가 일본에 대해선) 너무 관대하게 그래 버리니까. 공평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의아한 부분은 있죠.]

박 선수는 응원단이 건네준 응원 피켓을 건네받았을 뿐이었죠? 그럼에도 IOC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겼다는 이유로 메달 박탈까지 논의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봐도 계획적인 일본의 이 독도 표시. 이건 그냥 지정학적 위치 표기라는 겁니다. 결국 황희 문화체육부장관 명의로 바흐 IOC 위원장에게 다시 서한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IOC가 태도를 바꿀 가능성, 현재로선 낮아보입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IOC가 일본정부의 꼭두각시냐" 포스터를 만들어 홍보에 나섰는데요.

[박기태/'반크' 단장 (JTBC '뉴스룸'/ 지난 4일) : 전쟁범죄 깃발 하는 부분을 (올림픽에서) 허가해 준 거라든지, 또 독도 표기 문제 있잖아요. 거의 전적으로 일본 외무성의 대변인 같은 걸 하고 있잖아요.]

엄밀히 따지면, 일본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돈의 꼭두각시입니다. 지난 5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만평인데요. 바흐 위원장이 '애벌레'로 묘사돼 있습니다. '배고픈 IOC, 먹어대는 이야기'란 제목이 눈에 띄는데요. 방영권이란 사과를 열심히 파먹고 있는 겁니다. 사과나무에 물을 주고 있는 인물, 일본의 스가 총리입니다. 일본 내에선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올림픽을 취소하자'는 여론이 만만치 않은데요. 만일 도쿄올림픽이 취소된다면 IOC가 최대 4조원에 이르는 중계권 수수료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IOC에서 "아마겟돈이 아닌 이상, 올림픽은 열린다"고 한 이유, 바로 돈 때문인 겁니다. IOC 입장에선 스가 총리가 어떻게든 버텨줘야 합니다. 물론 스가도 올림픽 개최가 절실한 상황이긴 하죠.

[우쓰노미야 겐지/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달 13일) : 스가 정부는 지금 현재 출범 이후 최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를 해서 지지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서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치르겠다, 라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OC가 스가 정부를 감싸고 도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스가의 선거 전략일까요? 이번엔 일본 자위대가 '독도 도발'에 나섰습니다. 일본과 국제사회의 안정을 다룬 홍보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다케시마 영토문제'라는 문구를, 동해 위에 떡하니 박아 놨습니다. 일본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며, 우리나라가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 '빅3'로 통하죠? 세 사람 모두 직접 보이콧을 거론했습니다. 다만, 일부에선 보이콧이 일본의 전략에 말려드는 거란 지적도 나옵니다.

[최문순/강원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일) : 보이콧하느냐 문제는 좀 냉정하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술은 이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는 겁니다. 평창 때(한반도기 독도 삭제)도 분쟁지역화 전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게 극단적으로 대응을 하게 되면 일본의 전술에 말려드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외교적인 노력을 치밀하게 해야 되고…]

국가대표 출신이죠? 민주당 임오경 의원도 보이콧은 최후의 수단이란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런 희망섞인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임오경/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4일) : 일본이 점 하나를 빼줬으면 좋겠다. 독도는 대한민국 것이지만 2018년에도 대한민국도 정치적인 선례를 지켜줬기 때문에 일본이 이번에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 라는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독도를 점 하나로 표현하는 게 적절한 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흔히 일본을 '이웃국가'라고 부르곤 하는데요. 잘못 찍은 점 하나 때문에 '아웃국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눈에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죠? 오늘은 '톡 쏘는 제안'으로 마무리할까합니다. 3년 전 평창 때 입지 못한, 이 독도가 새겨진 유니폼. 이번 도쿄올림픽에 입고 나가 전세계인에게 선보이는 건 어떨까요? 그냥 '지정학적 위치를 표시한다'는 차원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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