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전 오염수 방류결정한 일본..'탓'만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CBS노컷뉴스 하근찬 논설위원 입력 2021. 4. 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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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예견했지만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일본정부가 마침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탱크에 보관해 오던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기로 공식 결정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엔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가 하루 140t씩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어서 결정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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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없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국내외 반발 묵살하는 일본정부 태도는 목불인견
안전 주장 일본, 그러나 트리튬은 걸러지지 않아
오염수 방출은 2년 후부터..국제공조로 저지해야
정부도 범정부 차원의 실효적 대책 마련하길
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 주한일본대사관 제공
어느 정도 예견했지만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일본정부가 마침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탱크에 보관해 오던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기로 공식 결정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엔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가 하루 140t씩 발생하고 있다.

오염수 저장 탱크에는 전체용량 137만t 중 125만여t의 오염수가 보관돼 있는데 내년 가을이면 가득 차게 돼 해양방류를 결정한 것이다.

오염수를 슬쩍 바다로 흘려보내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오염수 저장탱크를 더 확보하거나 고체형태로 저장하려는 노력 등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이미 포기한 지 오래인 듯 보이는 일본 정부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이 명분을 찾을 수 없는 이유다.

반발하는 국제사회 여론을 대하는 일본정부의 안하무인식 태도는 가히 목불인견 (目不忍見)이다.

오염수를 배출 기준치 이하의 농도로 희석해 바닷물에 버리면 충분히 안전한데 문제될게 있느냐는 식이다.

아무리 희석을 해도 '트리튬'이라는 방사성 물질은 기술적으로 걸러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귓등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와 불신은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오염수 탱크가 설치된 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 연합뉴스
오히려 "한국과 중국에 일본 식품 수입규제를 철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어처구니없는, 적반하장격 상황을 궁색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오늘 결정으로 후쿠시마 앞 바다에선 안전성 확보 절차를 거쳐 2년 후부터 약 30년 동안 120여만 톤의 오염수가 방류된다.

일본 앞바다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더 나아가 태평양 등 전 세계 해양이 오염되는 건 시간문제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이거니와 우리 어민들의 막대한 타격이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해산물을 아예 사먹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어서 결정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오염수 방출은 앞으로 2년 후부터 진행될 계획인 만큼 중국 등 국제사회와 함께 방류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정부는 일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절대 용납 못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우리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위해가 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더 이상 뒷북대응의 공허한 유감표명으로 들리게 해선 안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식의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범정부 차원의 실효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반투족 언어에 우분투(ubuntu)란 말이 있다.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의미다.

혼자 독식해도 될 과실을 여럿이 함께 나누겠다는 나눔이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는 관용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막무가내 식 일본정부가 반투족에게 배워야 할 언어임에 틀림없지만 이미 염치(廉恥)를 잃어버린 일본이 들을 리 만무하다.

'탓'만 하지 말고 늦었더라도 최대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도리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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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하근찬 논설위원] cbsh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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