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관광업 부흥 목적 EU도 발급 검토
"미접종자 차별" 반대 목소리도
세계 각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국가에서 ‘백신 여권(旅券)’ 발급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관광이 주 수입원인 유럽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유럽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세계 최초로 21일(현지 시각)부터 여행을 위한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부하기 시작했다. 1·2차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4800여명이 대상이다. 아이슬란드 보건부는 “이 증명서가 있으면 앞으로 다른 나라로 갈 때 코로나 검역 조치를 면제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와 유사한 증명서를 소지한 다른 나라 입국자들에게도 같은 혜택을 줄 계획이다. 증명서가 사실상 ’백신 여권’ 역할을 하는 셈이다.
EU(유럽연합)에 소속되지 않은 아이슬란드는 EU 소속 국가와 EU 미가입국인 노르웨이·스위스 등과 이런 내용의 국경 검역 면제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 협의 도중에 관광 촉진을 위해 먼저 증명서 발급에 나선 것이다.
동유럽 루마니아도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면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루마니아 당국은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면 별도 검역 절차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인도양 서남부 세이셸공화국, 지중해 키프로스공화국 등도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EU 차원의 백신 여권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9일 “백신 여권 관련 기준을 이달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스라엘도 이르면 다음 달 ‘녹색 여권’이라는 이름의 접종 증명서를 발급할 계획이다.
유럽 국가들이 백신 여권 도입에 속도를 내는 건 관광 활성화가 주목적이다. EU 의회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EU 28국의 관광업 종사자는 2730만명으로, 전체 고용의 11.7%에 달했다. 관광업은 EU GDP(국내총생산)의 10.3%를 차지했다. CNN은 “올 여름휴가쯤엔 백신 여권이 관광업을 부흥시킬 ‘황금 티켓’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대 여론도 있다. 영국에선 백신 여권 발급이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랑스도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EU 차원의 백신 여권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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