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의원직 왜 내려놨을까
[경향신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권 단일화에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68·사진)가 ‘변수’로 떠올랐다. 3년 넘게 남은 국회의원직까지 던지며 단일화 협상의 ‘배수진’을 쳤기 때문이다. 단일화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김진애 딜레마’에 당황하고 있다. 김 후보는 왜 ‘유례없는 선택’을 했을까.
김 후보는 첫 번째 이유로 ‘도시전문가’로서의 자신의 이력을 꼽았다. 그는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8일)을 닷새 앞둔 3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지금 시대정신은 실사구시”라며 “도시를 가장 많이 들여다봤고 서울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으로 대변되는 ‘개발’, 박원순 전 시장의 ‘사람’의 가치를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짜 개발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1988년부터 서울시장을 꿈꿨다고 했다.
김 후보는 특히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F학점’이라며 “도시전문가로서 모욕감을 느낄 정도”라고 했다. 특히 박 후보의 수직정원도시 공약을 두고도 “지구에 재앙이 생기면 가능할 법한 SF(공상과학)적 공약”이라며 “현재의 절박한 문제는 다 도외시하고 실사구시적인 문제의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의 삶과 기존 도시 인프라에 대한 분석을 결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자신의 정책을 통해 개발 이익을 민간에 허용하면서도 원주민이 쫓겨나지 않는 정책을 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큰 그림’이라는 분석이 꼽힌다. 인지도나 지지도가 뒤처지지만, 단일화 과정을 통해 ‘몸값’을 키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 후보는 내년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할 필요 없는 이야기”라면서도, “적어도 내년 대선 때까지 인플루언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간 ‘당 대 당 통합’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세 번째다. 김 후보와 박 후보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 양당 통합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김 후보와 경선을 치른 정봉주 전 의원, 박 후보와 경선을 치른 우상호 의원은 당 대 당 통합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여권 내부에서 당 통합 얘기가 나오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회피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카드가 될 수 있다.
다만 김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당 통합 제안을 받은 바 없고, 열린민주당은 따로 존재하는 게 개혁입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열린민주당에 대한 존경이나 구체적 제안 없이 통합이 논의되는 건 우리 당 표만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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