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1억 투자..다날 주식은 6900만원, 페이코인은 30억 벌었다

반준환 기자 입력 2021. 2. 22. 06:10 수정 2021. 2. 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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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결제 소식에 급등..증권가에서도 관심


#17년 전 회사를 퇴직해 전업투자자로 살고 있는 A씨는 100억원대 자산가다. 그동안 한눈팔지 않고 주식에만 올인 했는데 얼마 전 가상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해 1억원 어치 비트코인을 샀다.

각국 증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은 바보"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주식투자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일단 발을 딛기로 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6년차인 A씨도 가상화폐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모바일로 투자계좌를 개설하긴 했으나 돈을 실제로 넣을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일단 뛰어들면 밤잠을 설치고 업무가 불가능해진다는 후배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전액 손실을 감내해도 되는 금액만 투자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증권가에서도 뜨겁다. 극히 일부지만 주식시장에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동한 투자자들이 있다. 실제 투자에 뛰어든 증권가 전문가들도 상당하다. 다만 투자규모나 포트폴리오 비중 차원에서 아직 본격적인 투자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된 이벤트가 있었다. 국내 결제기업 다날의 자회사인 페이코가 자체 애플리케이션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가상자산 페이코인(PCI)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문제는 수익률이었다. 페이코인 이슈로 모회사인 다날은 2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5140원이었던 주가는 18일 8680원으로 69%나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페이코인 가격은 170원에서 5310원으로 치솟아 수익률 3024%를 기록했다.

100만원으로 다날 주식을 샀다면 169만원. 페이코인을 샀다면 3124만원이 된 셈이다. "다날 주식에 1억원을 투자해 이틀 연속 상한가를 먹었는데, 솔직히 기쁘기보단 오히려 페이코인에 1000만원을 투자한 친구가 부러웠다"는 증권사 직원의 말이 현상을 압축한다.

이처럼 페이코인에 앞서 비트코인도 지난해와 올해 가격이 치솟으며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증시가 급등했다지만 단순 수익률로는 가상화폐 시장이 더욱 뜨거웠다. 올 들어 가상화폐 시장에도 순환매가 돌면서 가격이 들썩이는 현상이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자금 일부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동할 조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가상화폐가 들썩인 기간에 주식 거래대금이 줄고, 주식을 사기 위해 들어와 있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감소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19조7204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던 지난달 11일 거래대금(44조4338억원)의 44% 수준이다. 특히 지난 15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16조9442억원으로 집계돼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7일(16조2753억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6조915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점이었던 지난달 12일(74조4559억원)보다는 8조원 넘게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 10일에는 63조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월별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만에 줄어든 것이다.

시장자금 수치에 변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가상화폐 요인은 아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래대금과 예탁금 감소가 나타나긴 했으나 가상화폐 때문이기는 어렵다"며 "기본적으로 예금이나 주식, 그리고 가상화폐 등에 투입되는 자금은 모두 성격이 다르고 투자자도 이질적"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은행예금 고객도 가상화폐를 매매할 수 있으나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선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두 상품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극단이라는 점에서 어울리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강남에 있는 한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 센터 임원도 같은 말을 들려줬다. 그는 "우리 고객은 강북에 비해 젊은 자산가들이 많은 편"이라며 "가상화폐에 소액 여유자금을 투자하는 이들은 많지만 PB센터에 맡긴 돈을 움직이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심심풀이 재테크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것이 설명이다. 그는 "가상화폐는 자산가들에게는 아직 본격적인 투자상품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사촌이 사면 배아픈 땅처럼 눈여겨 봐야 하는 아이템으로는 생각하고 있다는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에서는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주가급락처럼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다운 사이드 리스크'도 중요하지만 '업 사이드 리스트' 대처는 이보다 더 중요하다. 급등한 부동산 가격에 벼락거지가 양산된 현상이 가상화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비트코인을 1.8% 투자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분석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작은 비중이라도 비트코인을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뛰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병효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 참여, 신뢰성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이런 조건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불확실한 미래의 업사이드 리스크에 대비하는 헤지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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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a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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