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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강민진 "이준석의 공정경쟁? 출발선 다른 현실 삭제한 얘기"

조현호 기자 입력 2021. 06. 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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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년정의당 대표 "자격시험 웃긴 장면 연출할듯…얼마나 불공정했으면 그랬나 싶기도"
"상상할 수 없는 결과…국힘 지지층 판단 놀라워"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선 수락연설 중 눈에 띄는 키워드는 '공정경쟁'과 '자격시험'이다. 그가 그동안 강조해온 세상을 보는 철학이자 정체성일 것으로 읽히는 탓이다. 모두에게 동등하게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하게 경쟁해서 그 과실을 배분한다는 건데,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이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당 대표가 된 청년 이준석의 등장에 다른 청년 정치인들은 젊은 정치인들이 더 유능해질 수 있도록 증명해보이자며 격려와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준석의 철학에 이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표 보다 10살 더 적은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의 말을 들어봤다. 강 대표는 1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대한민국을 경쟁의 원리, 공정이라는 절차로 승자와 패자를 다르게 보상하는 경쟁은 구조적 차별과 불공정의 문제, 출발선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현실을 삭제한 채 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대표는 대변인을 공개경쟁으로 선발하겠다면서 '누가 선발될지 모르는 이 불확실성은 역설적으로 국민에게 확신을 줄 것',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방식이 캠프 출신의 코드가 맞는 더 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그 확신이 우리를 대선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강민진 대표는 “대변인 공개 경선은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이겠으나 신선한 시도는 아니다”라며 “민주당도 청년대변인을 공개 경선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줄세우기, 대표 인맥과 의중에 합치하는 사람을 배격하고 모든 당직을 투명한 경선으로 뽑겠다면, 대변인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비서실장 등 정무와 전략 쪽에 있는 사람까지 그렇게 인선을 해야 새롭다고 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강 대표는 “무엇보다 공개경쟁하면 공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공정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당직 인선이라는 것은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대표가 함께 당을 이끌어갈 사람의 인선을 위해 당 사정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11일 저녁 평택항 청년노동자 故 이선호님 추모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진 페이스북

공직후보자 선정 과정에 자격시험을 보겠다는 이준석 대표의 연설에 강 대표는 “실제로 시행되면, 웃긴 장면이 (연출)될 것 같다”고 평했다. 다만 그는 이 후보가 저런 제안까지 한 배경을 두고 “국민의힘 기존 관행이 오죽했으면 저렇게 얘기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초의원으로 내려갈수록, 인맥이나 줄서기로 공천하고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안 된 사람이 얼마나 많았으면 저랬을까, 그동안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과정으로 이뤄져서 저런 제안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 아닌가 여겨졌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경쟁과 시험으로 표현되는 이 대표의 당 운영철학에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가 늘 자신의 핵심 정치철학으로 내세우는 경쟁주의가 국민의힘 당내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도 온 대한민국 사회를 '경쟁의 원리로 만들어야 공정한 것'이라거나 '공정이라는 절차'로 만들겠다면 그것은 '구조적 차별과 불공정의 문제, 애초부터 출발선이 같지 않은 문제'들이 삭제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강 대표는 그것에 침묵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려우며 “우리는 반대편에서 정치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여성할당제나 청년할당제를 폐기하겠다는 것은 우리 정치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이고, 청년의 진입이 어려운 구조인지를 생략한 주장”이라며 “국민의힘 내부를 넘어 제도적으로 우리사회를 그렇게 바꾸고 운용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젠더 갈등을 부추겨 젊은 남성 지지층을 확보한 것을 두고 강 대표는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이즈마케팅 측면이 있었다 해도 그런 방식이 과연 청년 삶을 낫게 만드는 것인지는 되돌아봐야 한다”며 “남녀 모두 일자리가 부족하고, 주거가 불투명한 경제적 불안정성에 내몰리는 것에 대한 구조적 해법 대신, 같은 을인 청년 여성과 갈등하도록 선동하는 정치는 갈라치기 정치 또는 분열과 혐오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30대 정치인이 가장 보수적인 정당의 당 대표가 된 점은 높이 평가했다. 강 대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며, 이변이 일어난 것”이라며 “청년정치는 늘 비주류 영역에서 머물러 있었고, 기껏해야 감초이거나 한 켠의 역할에 불과했으나 이준석 대표의 등장으로 청년이 정치의 주류에 진입하고 당권 도전도 가능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준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갈무리

주류 기득권층인 국민의힘 지지층의 정권탈환 열망이 전략적으로 이준석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을 두고 강 대표는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정권 탈환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하고 판단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또한 세대교체라는 게 연령만 젊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박근혜' '박정희' '북한' 등 국민의힘이 가져온 낡은 방식과 단절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는 의미여서 우리 전체 정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석 대표가 2021년과 2022년을 '우리가 민주주의를 다수에 의한 독재, 견제받지 않는 위선이라는 야만으로 변질시킨 사람들을 심판한 해로 기억할 것'이라 평가한 점을 들어 강민진 대표는 “우리도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로 들어서 이후 4년간 서민과 약자 편에서 배반한 결과를 낳았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서민과 약자를 통해 민주당을 심판할 정당이라 보지 않는다”며 “이준석 대표가 그런 정치를 할 거란 생각은 안든다”고 반박했다. 그는 “앞으로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차이가 무엇이며, 대변하는 대상이 기득권인지 서민과 약자일지 분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치인인 장철민 의원(1983년생)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작년 총선을 치르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젊은 사람들이 싹 좀 바꿔보라'는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다”며 “이준석 대표의 정치가 그 열망에 꼭 부응해 낡은 갈등과, 더 낡은 갈등해소의 방식을 함께 넘어섰으면 한다”고 썼다. 그는 “젊은 정치가 더 따뜻하고, 더 유능함을 같이 증명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와 동갑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새로움과 유능함으로 경쟁하면서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민주당도 더욱 신발 끈을 동여매고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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