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죽어도 文 지킬 것"..이재명 "백신 독자확보"

정연주 기자 2021. 4. 1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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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측근 연이어 만나 '文과 차별화' 선 그어
이재명 "독자적으로 백신 도입 검토"에..野 '레임덕 인정' 공세
코로나19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서며 향후 행보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4.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선거 패배의 원인을 놓고 당내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차기 대권 주자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의 측근들과 면담에서 지지율 반등을 위한 방안으로 대통령과 선긋기가 거론되자 반대로 지키기를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한 셈이다.

비슷한 시각 민주당 내 유력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자적 백신확보 발언을 했다. 이 지사 측은 "도민 건상을 지키기 위한 이 지사의 의지"라고 설명했지만, 야당에선 "레임덕 전조"라는 공격이 나왔다.

◇이낙연 "대통령 안 했으면 안 했지, 그 짓 못 한다" 이 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가 해제된 지난 15일 오후 2시 여의도 대산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회동에 이어 오후 4시 30분경 광흥창캠프 사무실에서 이낙연계 의원 약 25명과 2시간여 동안 난상 토론을 벌였다.

최근 당 안팎에선 이 전 대표가 차기 대선 주자로서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대통령과 차별화해야만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이날 토론에서도 이 의견이 화두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표는 관련 의견이 거론되자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국무총리)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라며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그 짓(차별화)은 못 한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 앞에서 분명히 말한다. 나는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며 힘줘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그것(대통령과 차별화는)은 이낙연답지 않다"며 "다만,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에 포지티브(positive·긍정적)한 측면에서 정책을 보강하고 수정하고 재검토할 수 있다. 포지티브 차별화는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과 끝까지 같이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앞서 오후 2시경 측근들과의 면담에서도 여권 내부 균열 조짐에 우려를 표명했다.

국무총리 시절 이 전 대표를 보좌한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측근 회동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면 포지티브 전략을 쓸 것인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실장은 "몇 달째 10% 선에서 정체된 지지율 얘기도 빠질 수 없는 화제였다"며 "이 전 대표는 '지지율 반등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고도 전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3일 도청 상황실에서 카이 베크만(Kai Beckmann) 머크 일렉트로닉스사 CEO(대표)와 화상 면담을 진행하고, 머크 일렉트로닉스의 도내 투자확대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경기도 제공) © 뉴스1

◇이재명 "코로나 백신 독자 도입 검토"에 野 "레임덕 씁쓸"

같은 날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확보, 접종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국내에서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 이외에) 새롭게 다른 나라들이 개발해 접종하고 있는 백신들을 경기도에서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지방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정한 일정대로 차질 없이 예방접종이 이뤄지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고, 시·군과도 협력해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백신 독자 도입이라는 표현을 꼭 사용했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청와대와 선긋기가 아니라면 잘못된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의 발언이 정부의 백신 접종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이 한마디는 문 정권의 백신정책 무능과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도입할 수 있다면,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으며, 이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느 경우든 문재인 정권의 임기 말 레임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고 문 대통령을 꼬집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레임덕의 전조가 아니라 최종형태"라며 "'나 이재명이 문재인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현재 실무진에서 실현 가능한 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일 뿐이다. 어떻게든 백신을 추가 확보해 도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이 지사의 의지로 보면 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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