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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조부 묘소에 식칼과 부적, 인분을.. '풍수테러' 내사

장상진 기자 입력 2021. 05. 19. 10:36 수정 2021. 05. 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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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조부(祖父) 묘역에서 무덤을 파헤치고 인분과 식칼, 부적 등을 놓아두는 저주(詛呪)성 테러가 최근 한달여 사이 두 차례나 벌어져 경찰이 내사를 벌이고 있다.

세종시 소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조부 묘소./김두규 우석대 교수 제공

◇봉분엔 인분, 묘 옆엔 부적과 식칼… 1개월새 2번째

19일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세종시 A공원묘원 내 윤 전 총장 조부 묘역에서 테러 행위가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해 묘원 관계자 등을 통해 이틀째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묘원 관계자와 윤 전 총장 측에 대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테러의 흔적은 인근에 거주하며 주기적으로 묘를 관리해온 윤 전 총장 친척이 지난 16일 처음 발견했다. 누군가 봉분 위에 인분과 계란껍데기 등 음식찌꺼기를 올려놨고, 봉분 앞에는 작은 구덩이를 판 뒤 식칼과 부적,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1m 안팎의 머리카락 한 뭉치 등을 넣고는 다시 덮어둔 흔적이었다.

묘원 관계자도 “뒤늦게 소식을 듣고 묘 앞에 가보니 잔디 뗏장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있었다”며 “주기적으로 묘원 내부를 순찰하지만, 주로 봉분이 크게 무너지진 않았는지 위주로만 살펴보다보니 바닥까지는 미처 살피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엔 봉분 뒤쪽 한귀퉁이도 일부 허물어져 있었다고 한다. 묘원 관계자는 “묘주들이 지난 주말 보수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테러행위는 지난 4월에도 한차례 더 있었지만, 윤 전 총장 측은 경찰 신고 등의 조처는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별것 아닌 일로 유난 떠는 걸로 비치고 싶지 않았고, 묘를 관리해온 친척 어른이 오물을 발견한 그 자리에서 모두 치워버린 데다, 신고했을 경우 목격자인 고령의 손윗 어른을 경찰서에 드나들 게 만드는 데 대한 부담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집안은 전북 완주, 충남 공주·논산에 산재해 있던 조상묘를 10여 년 전 한꺼번에 세종시로 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윤 전 총장 선영을 대선(大選)과 연관짓는 풍수가들의 분석도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조흥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풍수학에서는 조상이 ‘묘역의 지맥’을 통해 자손과 연결되어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며 “이번 테러는 무속 신앙의 관점에서 윤 전 총장을 돕는 조상의 기를 끊어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조국 당시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대하는 친문 네티즌들이 트위터에서 공유한 윤석열 저주 인형과 주술 의식 사진.

◇조국 수사때도 친문 네티즌 사이에 윤석열 저주 인형 유행

윤 전 총장을 저주하는 주술적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재작년 9월에는 친문(親文) 성향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저주 인형 사진’ 게시가 유행했다. 트위터 이용자 700여명이 똑 같은 사진들을 일제히 게시했는데, 그 일련의 사진들은 인형의 옆구리를 뜯은 뒤 그 안에 빨간 글씨로 ‘윤석열 검찰총장’이라고 적은 종이를 집어넣고, 이 인형 전신에 빨간 핀 10개를 꽂은 모습을 순서대로 담았다. ‘윤석열’을 빨간펜으로 써 노트 한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사진과 함께 ‘모든 저주를 이넘에게로!’라고 적어 올리거나, ‘죽을 사(死)’에 착안해 이름을 4번씩 쓰거나,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빨간 글씨로 쓴 사진을 인증하는 이용자도 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묘에서 발견된 다른 흉물은 그렇다치더라도 1m 길이 머리카락 뭉치 등은 보통 사람은 구하기도 쉽지 않은 물건”이라며 “전문 무당이 개입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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