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중고생도 어엿한 작가.. 게임 판타지 '템빨' 조회 수 8억회 [이슈 속으로]
스마트폰으로 쉽게 읽을 수 있고
회차당 100∼200원에 이용 가능
국내시장 5년 새 12배 이상 커져
1조 시대 연 K웹툰 따라잡을 듯
작가 공모전서 75∼100대 1 치열
웹툰·드라마·영화로 변신 매력적
유통 담당 플랫폼 간 경쟁도 격화
베끼기 지양하고 소재 다양화해야
인터넷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통·소비되는 웹소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데다 작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이용료도 회차당 100∼200원으로 저렴해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웹소설 업계 등에 따르면 2015년 500억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웹소설 시장은 2016년 1800억원, 2017년 2700억원, 2018년 4000억원대, 2019년 5500억원대(추정), 2020년 6000억원 이상(〃)으로 급성장 중이다. 글로벌 거래액 규모 1조원 시대를 연 K웹툰과 머지않아 어깨를 견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기 작품도 쏟아진다. 게임 판타지물인 카카오페이지의 ‘템빨’은 누적 조회수가 8억회에 이르고, 지난해 9월 일본 만화 플랫폼인 ‘픽코마’의 전체 매출 4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시리즈의 인기 웹소설 ‘전지적 독자시점’의 경우 올 1월 현재 누적 조회수 2억회에 매출도 200억원대를 기록했다.
웹소설을 유통하는 플랫폼 간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전용 플랫폼인 ‘조아라’나 ‘문피아’ 등이 2000년대 등장해 초기 웹소설 시장을 주도했지만, 2010년대 이후 대형 포털 네이버(시리즈와 웹소설)와 카카오페이지 등이 가세하면서 시장은 급성장했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북미지역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왓패드’(Wattpad)의 지분 100%를 인수해 세계적인 웹소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지도 지난해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Radish)의 지분 12.46%를 322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많은 플랫폼들이 웹소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탁월한 산업적 확장 가능성 때문이다. 웹소설 자체로 대중적인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데다가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로 쉽게 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전문가와 관계자, 이용자들은 국내 웹소설 시장이 더 성장하고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기존 장점은 키워가면서도 많은 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비슷한 구조와 이야기가 남발되는 것을 지양하고 좀더 다양한 영역의 작품들이 공급될 필요가 있다. 판타지 소설을 주로 읽는다는 K군은 “비슷비슷한 스토리가 많은데, ‘양산형 소설’은 좀 걸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존 순문학 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해 보인다. 웹소설과 순문학을 병행 중인 정무늬 작가는 이와 관련해 “저의 경우 순문학과 웹소설을 동시에 쓰지만, 글로 이야기한다는 것만 빼고 순문학과 웹소설은 완전히 다르다”며 “웹소설은 보통 스마트폰으로 보기에 자극적이고 사건 전개가 빠르며 카타르시스를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웹소설이 최근 해외에서 잇따라 번역돼 론칭되는 데다가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웹툰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웹소설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입니다.”
순문학과 웹소설, 유튜브 채널 운영까지 1인3역으로 맹활약 중인 정무늬(사진) 작가는 원천성과 다른 매체로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웹소설 시장은 앞으로도 커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작가는 지난 2일 전화 인터뷰에서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자기가 도전하고 싶은 분야나 장르의 스테디셀러나 베스트셀러 등을 최소 10∼20종 읽어보고 분석하면 감을 잡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2016년 이후 웹소설을 쓰면서 2019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된 뒤 지면에도 작품을 발표하는 등 순문학도 병행해오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 채널 ‘웃기는 작가 빵무늬’도 개설해 웹소설 창작 기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웹소설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요.
“웹소설 세계에서 ‘양판소’라는 단어가 있는데,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라는 의미죠. 한 작품이 히트를 치면 그와 비슷한 작품이 우르르 쏟아지는 풍토가 있어요. 하지만 웹소설 시장이 커지고 독자층도 넓어지면서 점점 다양한 작품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 같아요.”
―플랫폼의 힘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온·오프라인으로 웹소설 강좌가 개설되기도 했지만 문예창작 수업처럼 체계적이지 않아서 저 역시 처음엔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어요. ‘빵무늬’ 유튜브 채널도 웹소설을 지망생들에게 제가 겪은 시행착오와 막막함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요. 관심이 있다면, 일단 자기가 도전하고 싶은 분야나 장르의 스테디셀러나 베스트셀러 등을 최소 10∼20종 정도 읽고 분석하면 감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톱 옆 일어난 살갗, 뜯어내면 안 되는 이유 [건강+]
- 20살 한국 여성이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에 올랐다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가해자 누나는 현직 여배우”…‘부산 20대女 추락사’ 유족 엄벌 호소
- “엄마 나 살고 싶어”…‘말없는 112신고’ 360여회, 알고보니
- 아이 보는데 내연남과 성관계한 母 ‘징역 8년’…같은 혐의 계부 ‘무죄’ 왜?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