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IPS 이엔에프테크..중소형 반도체株의 시간이 온다

강인선 2021. 6. 6. 21: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삼성전자·하이닉스 美공장 증설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사 수혜
배터리
SK이노·LG엔솔, 美기업과 협업
2차전지 소재 기업들도 주목을

◆ 한미정상회담 수혜주 투자전략 ◆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영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다. [AP =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한미정상회담 결과 어떤 투자처들이 각광받을지에 대해 금융투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반도체·2차전지·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담 결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각각 170억달러(약 19조원), 10억달러(약 1조원)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반도체 부문이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이 140억달러 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74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들여 미국 내 전기차 생산·충전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충하겠다고 선언했다. 백신 생산, 연구 분야에서 협력 소식이 쏟아진 것도 이미 높게 평가받고 있는 바이오 분야의 잠재력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배터리·수소·탄소포집 등 분야에서 양국이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클린에너지' 부문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원전 사업에 공동 참여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협력을 약속한 원전 분야도 거론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대형 반도체주보다 중소형 반도체 장비주가 더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도 특정 포트폴리오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았지만 지금은 증시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새로 증설되는 공장으로 반도체 장비를 공급해 실적이 분명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보인다.

비메모리 반도체로 성장 여력이 높은 원익IPS, 원익홀딩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이유다. 원익IPS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기판 위 회로를 만드는 공정 장비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그간 점유율이 낮았던 비메모리 반도체 장비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금융투자 업계의 눈길을 끄는 기업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원익IPS의 비메모리 반도체용 장비 매출 비중이 올해 1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품 라인업 확대로 시설투자 단위당 수주가 늘었고, 전방산업 비메모리 시설투자 규모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는 밸류체인 전반에서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배터리·소재 관련 설비가 유럽·중국보다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기업 위주로 형성된 가치사슬 전반적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2차전지 4대 소재인 양극재(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 전해액(동화기업), 동박(SKC), 분리막(SKIET) 등을 제조하는 기업은 모두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고객사 SK이노베이션의 중장기 물량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1340억원을 들여 경북 포항시에 공장을 증설한 에코프로비엠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기업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수직 계열화를 단행한 기업이라 더욱 투자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업들이 완제품 생산 계약을 맺거나 차세대 제품 개발 연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백신 분야 역시 산업 전체가 간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회담에서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신(mRNA) 백신 수억회분을 3분기부터 국내에 위탁생산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 중 이 기술 기반 백신 생산에 참여하는 최초 사례였다. 모더나·화이자 백신 생산의 핵심 공정 원액 생산을 맡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업 자체의 평가를 올릴 수 있을 만한 모멘텀은 아니지만, 한미사이언스·에스티팜·제넥신 등 국내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에 투자하려는 심리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우주·항공 부문에서도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는 등 의미 있는 선언이 나와 관련주들의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함께 우리나라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배치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항공우주·비츠로테크 등 미사일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2일 현재 1주당 3만4200원으로 정상회담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종가 3만1500원 대비 9%가량 상승한 상태다.

양국이 해외 원전 시장 내 협력을 다짐하면서 그간 소외됐던 원전주의 재평가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특히 건설 비용이 적게 들고 사고 발생률이 낮아 각광받고 있는 소형 모듈 원전(SMR)에 강점이 있는 두산중공업은 정상회담 직후 연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2일 종가는 2만2050원으로 21일 종가 1만3900원 대비 59% 상승한 상태다. 이 밖에도 한전기술·한전KPS 등이 관련주로 같은 기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강인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