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죽었으면"에 '남혐 딱지'..선 넘은 '웹툰' 낙인찍기
전날인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표현이 남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해당 회차에 대한 평가점수(별점)가 한 때 3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른바 '별점 테러'를 통해 항의에 나선 셈이다. 결국 해당 대사는 "그런 XX들 제발 없어졌으면"으로 수정됐다.
혐오 표현을 중단하라는 별점·댓글 테러는 다른 곳으로도 번지고 있다. 남초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남혐 단어로 지정한 '허버허버,' '오십오억조' 등을 사용하는 웹툰도 그 대상이다.
웹툰 '바른연애길잡이'는 '허버'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매화 9.5 이상을 기록하던 평점이 최근 댓글·별점 테러로 인해 7점대로 내려 앉았다. 지난 달에는 한 유튜버가 '허버허버'를 자막으로 사용했다가 해당 영상을 내리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젠더갈등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성혐오(여혐)에 이어 남혐 표현에 대한 문화 콘텐츠 제재 시도가 거세진 셈이다. 지난해에는 웹툰작가 김희민(기안84)씨가 여성혐오 논란에 자신의 웹툰 '복학왕'의 장면 하나를 수정했다. 논란이 된 장면에는 여성 인턴 사원이 회식 자리에서 상사에 눈에 들기 위해 배 위에 조개를 올린 뒤 깨는 상황이 담겼다.
정태호 경희대 법합전문대학교 교수는 "중립적이던 언어가 성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실제로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표현에 대해 (새 해석을 근거로) 수정을 많이 요구하면 창작활동이 제한되면서 자기검열과 문화적 전체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정 표현에 문제가 있다면 상대를 차별주의자로 몰며 공격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수용하도록 설득과 대화를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문화를 바꾸는 일은 단시일 내에 이루기 어렵다"면서 "주장이 다르다고 성차별적이라며 공격하기보다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혐오 표현에 대한 제재는 필요하되 그 맥락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혐오의 정도나 표현 방식,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해 다른 공익을 침해한다면 원칙적으로 보호돼야 하는 표현의 자유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진지하게 혐오의 의미를 담았는지 맥락을 따져야 한다"면서 "가령 '우리나라에서 일본 사람들 보기 싫다'와 '일본 놈들 보는 대로 다 죽여야 한다'는 그 표현의 강도와 맥락이 다르다"고 했다. 이어 "장난스러운 이야기가 아니고 진지하다면 공익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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