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기자들이 'KOREA'를 보도하는 방식

장슬기·박서연 기자 입력 2018. 7. 19. 15: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언론, 북한 뿐 아니라 트럼프도 불신”…“일본언론, 아베정권이 북한보도에 영향 미쳐”

[미디어오늘 장슬기·박서연 기자]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최근 한반도 상황에 외국 언론이 높은 관심을 보인다. 한반도 문제를 남북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주요국, 특히 미국과 일본의 여론도 중요하다.

한국기자협회 등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은 한반도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주제로 저널리즘 컨퍼런스를 했다. 이날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 호리야마 아키코 마이니치신문 서울지국장 등이 해외 언론의 시각을 소개했다. 두 기자는 미국과 일본이 여전히 냉전 관점에서 북한을 불신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상훈 지국장은 “북핵을 다룰 때 미국 언론은 북한을 희화화하거나 악인처럼 표현한다”고 평가했고 미국인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한국인보다 훨씬 크게 느낀다고 했다. 최 지국장은 “미국의 한 언론사는 한국에서 전쟁이 나면 차를 몇 대 준비하고 어떻게 후퇴하며 취재할지까지 준비했다”며 “한국보다 전쟁위협을 더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 한국기자협회 등은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은 한반도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사진=박서연 기자

최 지국장은 “한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잘 유지하자’ ‘한·일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시각이 다수이며 특히 한국이 중국 영역권에 들어가지 않을까 상당히 민감해 한다”며 “미국이 적극 나서 북핵을 해결하거나 한반도 통일을 도울 거라는 건 한국 사람들 희망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 최 지국장은 “북한을 더 불신하는지 트럼프를 더 불신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기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상회담 자체를 믿지 못했다. 중간에 잠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안 한다고 할 때 대부분 ‘봐라 당연히 안하지’ 이런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지국장은 한국 언론과 전문가는 북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미국 등 해외에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지국장은 “한국에 북한전문가가 가장 많아서 한국 사람들 아이디어나 북한 이해를 바깥에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같은달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연합뉴스

일본에선 아베 정권의 언론관리가 북한보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북한 문제가 국내 정치와 밀착해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호리야마 아키코 마이니치 신문 서울지국장은 “아베 정권이 언론을 ‘정권 편vs적’으로 나누고 ATM에게는 답변을 성실히 하지 말라거나 답변을 하지 말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ATM에서 A는 아사히신문, T는 도쿄신문, M은 마이니치신문을 뜻한다. 세 매체는 아베 정권에 비판적 언론이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1기 내각이 1년여 만에 막을 내린 이유를 언론 탓으로 보고 이후엔 언론과 싸우려 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호리야마 지국장은 일본언론엔 한국 뉴스보다 북한 뉴스가 많다고 했는데 이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와 연관이 있다. 1970~80년대 많은 일본인이 행방불명됐고 일본은 북한을 의심했다. 2002년 9월17일, 고이즈미 총리 방북 때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납치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공식 사과했다.

호리야마 지국장은 “당시 아사히와 마이니치신문, NHK만 김정일을 인터뷰했다. 북일관계 진전의 희망을 품고 인터뷰하러 갔지만 여론은 납치 자체가 북한 소행이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고 이를 보도한 언론을 질타했다”고 말했다.

▲ 지난해 11월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이타마(埼玉) 현 가스미가세키(霞が關)CC에서 오찬을 하기에 앞서 함께 서명한 모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이후 북일관계에 냉기가 흘렀고 친북으로 분류된 언론이 비판받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호리야마 지국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룰 때도 아사히나 마이니치신문은 공격을 받고 산케이나 요미우리신문은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우리도 회의할 때 네티즌에게 공격받는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데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고 했다.

관련해 왕선택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는 “일본이 최근 10년 이상 ‘역사수정주의’(기존의 역사를 재해석하자는 시각, 일본이 전쟁이나 식민지를 정당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흐름이 나타났고 해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역사 수정주의가 일본의 우경화를 더 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