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 없는 제조업 현장.. 최저임금 때문에 외국인근로자도 못 쓰는 날 올 것

2018. 8. 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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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일할 사람 없는 제조업 현장... 최저임금 때문에 외국인근로자도 못 쓰는 날 올 것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처장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폭염이 꺾이고 가을을 부르는 바람이 붑니다. 아무리 괴로운 여름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가을이 오는 것이 당연한 건데 우리 실업률은 점점 골이 깊어만 갑니다. 실업자 수가 7개월째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게다가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월평균 14만4000명을 기록해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 수준이구요. 심각한 건 허리인 40대 취업자 감소는 2015년 11월부터 33개월 연속 이어졌습니다. 대량실업 상황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결국,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일자리 늘리기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제조업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오늘 제조업 현장 이야기 좀 들어보려고요. 인천 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처장님, 안녕하세요?

◆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처장(이하 김송원)>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저희가 제조업 이야기 들어보고 싶어서 인천 경실련을 연결한 건요. 인천이 사실 제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인천에서 제조업하시는 분들의 특성, 어떤 기업들이 주로 있는지 먼저 저희 청취자분들께 설명해주시겠어요?

◆ 김송원> 말씀하신 것처럼 인천은 제조업 도시라고 일컬어집니다. 그래서 노동자 도시라고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아시겠지만 경제 개발을 하면서 인천에는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임해 공업 지역이 발달했습니다. 임해 공업 지역이 발달한 것은 인천에 항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거든요. 그래서 항만을 통해서 원부자재들이 들어오고, 그것을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임해 공업 지역을 형성하게 된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주로 항만과 연관되어 있는 가공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들이 주로 포진하고 있고요. 그 이후에 아시는 것처럼 최근에 한국 GM 때문에 힘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인천에는 예전에 대우였고, 한국 GM이 있어서 자동차와 관련된 부품 제조업들이 많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 김혜민> 인천의 남동공단을 제가 여러 번 가봤어요. 그러면 예전에는 굉장히 활기차고, 사람들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쪽을 가면 굉장히 침울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 현장에서 느끼는 제조업의 위기라고 할까요? 어떻습니까?

◆ 김송원> 가장 큰 것은 제조업이 끊임없이 산업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계속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이 일차적인 것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할 사람.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젊은 대학 졸업한 친구들은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데 현재 우리 제조업은 그러한 것을 감당하지 못하니까 서로 간 요구하고, 바라는 것이 맞지 않아서 실제로 사람은 필요로 하는데, 사람은 없는 현상 때문에 현장의 제조업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혜민> 변해가는 산업 구조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도 원인 중 하나이고, 또 하나는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젊은 층, 대학 졸업생들이 안 오려고 하다 보니까 조금 노동력을 싼값에 쓸 수 있는 분들을 제조업 공장에서 많이 활용하셨잖아요? 그런데 최저임금 문제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들었고요. 온 국민이 알고 있고요. 최저임금에 따른 제조업의 어려움, 이 부분도 설명해 주신다면요?

◆ 김송원>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고용 쇼크라고 하는 원인을 여러분이 얘기하고 있는데, 그 중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가 최저임금 인상, 그리고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이라고 하는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폐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어찌 되었든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는 빼더라도 현장에서 제조업을 하시는 분들은 최저임금이 빠르게 올라가다 보니까 감당을 못해내는 상황이고, 또한 노동시간까지 단축되는 것은 또 다른 인력을 써야 하는 인건비의 추가적인 상승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하다 보니까 오히려 거꾸로 고용을 더 하기보다는 줄이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아마 그런 결과들이 이번 고용 쇼크, 아니면 고용 대참사라는 표현까지 쓰는데,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혜민> 제조업 현장에서의 어려움, 하루 이틀 일이 사실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에서도 창업하는 분들이 있어요. 이게 정말 쉽지가 않은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과 상황이 있기 때문에 특히 제조업, 중소기업이 버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어떠세요? 현장에 있으면 그런 부분 더 많이 느끼시죠? 대기업 등살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제가 너무 가치판단을 하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기업 중심의 경제 상황 속에서 제조업, 중소기업이 버티는 어려움이요?

◆ 김송원> 정부 정책하고 연관이 많죠. 데이터만 하더라도 중소기업 중앙위의 자료를 보면 제조업 전체 사업체가 41만 개 정도가 되는데, 그중 중소기업이 99.6%를 차지하니까 40만 개 정도 되는 거죠. 그러면 대다수 기업이 중소기업이라고 볼 수 있고, 근무하는 노동자 수도 79.1%가 중소기업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까 정부 정책은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이 중심으로 서야 하는데요. TV라든지 방송을 보면, 늘 나오는 것이 대기업에 관련한 정부 정책이 주를 차지하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경제 현실하고 정부 정책이 서로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특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으로 공공기관과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은 대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도 아니죠. 그런 맥락에서 어찌 보면 현장에서 요구하는 경제 정책은 중소기업, 그리고 자영업, 이런 분들에게 맞춰서 좋은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는데, 정부는 오히려 엉뚱한 정책에 신경을 많이 쓰고 거기에 예산을 투여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정도면 돌아볼 필요가, 평가가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김혜민>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서 경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얼마나 많이 했겠습니까? 다양한 진영의 분들에게 많은 소리와 많은 의견을 들었는데, 그분들의 공통적인 이야기 하나는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였거든요. 지금 말씀 주신 것처럼 공공 일자리나 이런 부분의 단기적인 비중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의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정말 수없이 하셨어요. 현장에 계신 분들이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 김송원> 네, 맞는 말씀입니다. 현장에 있는 분들의 가장 큰 고충은 첫 번째는 인력 공급 문제인데요. 그런 맥락에서 아까도 잠깐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래서 임금을 무작정 도전해줄 수 없다 보니까 외국에서 인력을 공급을 안정적으로 받고, 특히나 이런 분들이 안정적으로 체류를 해야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체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요구해왔고요. 또 하나는 규제 문제죠. 그랬을 때 다른 중소업체들도 있지만, 특히 수도권에 중소업체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공장 총량 규제나, 아니면 환경 총량 규제나 기타 등등으로 해서 거기다가 규제까지 있다 보니까 업체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지금 저희 문자로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시는데, 한 분께서는 “저도 현 직업이 일차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예전에는 3D 업종에 사람 구하기가 힘들었었죠. 요즘에는 3D 업종이 아닌 제조업에 사람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셨고요. 다른 한 분은 “외국에서 인력을 수입해옵니다.” 또 “여기 남동공단입니다. 맞아요. 활발한 느낌이 없습니다. 주차할 곳도 많고요. 저는 한 회사에 34년째 근무 중인데, 월급 세금 떼고 겨우 300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곳이 있고요.” 이렇게 보내주셨네요. 노동자들은 문자에서처럼 월급 떼고 300 받을 수 없잖아요. 저임금 노동자들은요. 아마 정규직 직원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고, 아까 노동력 이야기를 몇 번 하셨는데 외국 노동력 이야기하셨잖아요? 제가 몰라서 그런데, 최저임금이 외국인 노동자들 관련해서는 어떻게 적용됩니까?

◆ 김송원> 그것은 저도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 김혜민> 저도 한 번도 생각을 안 해봤거든요.

◆ 김송원> 그런데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특히나 우리말을 쓰고 있는 중국의 동포들, 노동자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분들의 경우에도 우리 현장 노동자의 임금 수준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기업 애로사항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을 보면, 어찌 보면 초기 출발은 임금이 낮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분들이 우리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을 알기 때문에 그런 요구들을 해나가다 보면 결국 인건비 문제는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매 한가지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니까 지금 우리가 말하는 건 불법 체류하는 분들 말고, 정상적으로 근무하시는 분들이죠. 과거에는 싼 노동력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중국 분들을 썼는데, 이것도 장기적으로 보면 최저임금 때문에 이것조차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말씀이신 거잖아요?

◆ 김송원> 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임금을 맞춰주려고 하더라도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기본적인 문제인 거죠.

◇ 김혜민> 그런데 이쯤 하면 제가 이런 질문을 던져 볼게요. 계속 사람이 없다는 건 제조업도 자체의 체질 개선, 제품 개발이나 적극적인 항로 개척을 하면서 직원들의 대우나 상황도 좋아지게 만들어야 하고, 자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도 할 수 있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송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가 사실상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게 정권이 바뀌면 남동공단 한 번 와서 사진 찍고 가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재정 지원 방안이라든지, 기술 지원 방안들을 마련해야 하고요. 그다음에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새는 근무 조건, 근무 환경이 좋지 않으면 젊은 친구들이 가지 않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소위 현장의 근무 환경도 개선해야 인력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오늘 제조업의 현장 이야기, 인천 경실련의 김송원 사무처장에게 생생하게 들어봤습니다. 사무처장님, 고맙습니다.

◆ 김송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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