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조사단 "BMW 화재, 'EGR 밸브' 오작동 의심"

전병역·김원진 기자 2018. 11. 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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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8월 BMW 발표 원인과 달라…“소프트웨어 문제 들여다봐야”

BMW 디젤차의 잇단 화재 원인은 앞서 BMW가 발표한 ‘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바이패스’보다는 EGR 밸브의 오작동으로 보인다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가 나왔다. 배기가스 양을 조절하는 EGR 밸브를 지목한 것은 이번 발표에는 빠진 핵심 논란인 ‘전자제어장치(ECU)의 소프트웨어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7일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이 BMW 차량 화재 발생과 관련한 제작결함 원인 및 발화 가능성 확인시험을 진행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정 조건에서 BMW 차량에 불이 나는 상황을 확인했다는 점은 성과다.

조사단의 시험 결과 BMW 차량 화재는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일어났다. ①EGR 쿨러(냉각기)에 냉각수 누수가 발생하고, ②EGR 밸브가 일부 열린 상태로 고착된 채 고속주행 중에, ③배기가스 후처리시스템(DPF·LNT)을 작동시키다가 고열로 엔진에 불이 났다.

디젤차는 배기가스 일부를 다시 엔진으로 끌어들여 태우는데, 이 과정에 밸브 고장으로 고온의 배기가스를 부적절하게 유입해 불꽃을 냈다는 것이다. 불티가 흡기다기관(흡기매니폴드)에 붙은 뒤 불꽃으로 확산하며 흡기계통에 천공을 내고, 엔진룸으로 옮겨가며 화재가 발생했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이는 지난 8월 BMW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화재 발생 조건과는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사단은 지적했다. 조사단은 BMW 설명과 달리 EGR 바이패스 밸브에 관한 확인시험 결과 화염이나 발화 가능성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그 앞 EGR 밸브가 화재 원인으로 의심된다고 조사단은 지목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EGR 밸브가 잘못 열려 800도 이상 고온 배기가스가 과하게 들어온 상태에서 DPF·LNT가 작동해 불났다는 애기”라며 “소프트웨어 문제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BMW코리아는 EGR 밸브 열림은 리콜에 이미 반영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흡기다기관이 뚫리는 현상도 이미 부품 교체 작업을 국토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EGR 관련 소프트웨어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조사단은 “이번 시험을 통해 밝혀진 발화 조건 및 화재 경로를 토대로 현재 리콜의 적정성을 검증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EGR 쿨러 파손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EGR 관련 ECU 프로그램의 발화 연계성을 확인하는 등 다른 원인을 찾는 시험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서라지만 애초 EGR 시스템을 너무 고압으로 작동케 설계했다는 지적도 있다.

전병역·김원진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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