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아, 이제 여기서 쉬렴
[경향신문] ㆍ백령도 앞바다에 인공쉼터
백령도 바다에 점박이물범을 위한 쉼터가 조성됐다. 해양환경공단은 국내 최대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 바다에 점박이물범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인공쉼터(사진)를 만들었다고 31일 밝혔다.
길이 20m, 폭 17.5m의 인공쉼터는 백령도 물범바위 인근에 섬 형태로 꾸며졌다. 공단은 “점박이물범이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공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석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점박이물범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수면 위에 노출되는 마루의 높이를 4단계로 차등을 둠으로써 점박이물범들이 조석에 맞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점박이물범은 앞발이 짧아 바위에 기어 올라가기보다는 물에 잠겨 있을 때 자리를 확보한 뒤 바닷물 높이가 낮아지면서 서서히 노출되는 바위에 올라앉는 것을 좋아한다. 그동안 백령도 바다에서 휴식공간으로 활용돼온 물범바위는 자리가 좁아 물범들끼리 자리다툼을 벌이는 일이 잦았다.
점박이물범은 북태평양 온대 및 한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해양생물이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의 유빙(遊氷) 위에서 새끼를 낳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백령도와 황해도 연안, 가로림만 등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서식한다. 먹이활동을 하거나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체온조절, 호흡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바위 등에서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불법 포획, 지구 온난화에 따른 유빙의 감소, 연안개발에 따른 서식지 훼손 등으로 인해 서해안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1930년대 약 8000마리에서 현재 1000마리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해수부는 2007년 점박이물범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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