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 2009년 살인범 320명 무더기 특별사면

CBS노컷뉴스 정영철 기자 입력 2018. 10. 12. 04:03 수정 2018. 10. 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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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두번째 해인 지난 2009년 8.15특별사면에서 살인범 320명을 사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대통령과 정부는 철저한 생계형 사면이라고 강조하면서 흉악범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결국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심사위에 앞선 같은해 7월27일 라디오 연설에서 기업인과 공직자 등 여러 계층에서 사면을 요구하지만 8.15 특별사면은 오로지 '생계형 사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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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 제외한 "생계형 사면"이라는 설명과 정면 배치
당시 심사위원들 "잘 모르겠다"..국감서 의혹 풀릴까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두번째 해인 지난 2009년 8.15특별사면에서 살인범 320명을 사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대통령과 정부는 철저한 생계형 사면이라고 강조하면서 흉악범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결국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CBS노컷뉴스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실이 법무부로 부터 받은 특별사면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9년 8월 8일 사면심사위원회는 일반형사범 9470명에 대한 상신을 심사·의결했다. 실제 사면은 이보다 조금 적은 9467명에 대해 이뤄졌다.

심사위원장은 당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맡았고, 한상대 검찰국장, 소병철 범죄예방정책국장, 한명관 대검 기조부장 등이 정부·검찰을 대표해 참여했다. 민간에서는 유창종 전 중앙지검 검사장,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권영건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오영근 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등 4명이 포함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심사위에 앞선 같은해 7월27일 라디오 연설에서 기업인과 공직자 등 여러 계층에서 사면을 요구하지만 8.15 특별사면은 오로지 '생계형 사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기업인들 또는 공직자들 등 여러 계층에서 사면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번 8.15 사면은 오로지 생계형 사면, 농민, 어민 또는 서민, 자영업하는 분들, 또 특히 생계형 운전을 하다가 운전면허가 중지된 분들을 찾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인에 대한 형량를 줄여 주거나 면제해주는 특별사면이 남발되면 사법권이 훼손된다는 비판을 의식해 특사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법무부도 8월11일자 보도자료에서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 특별사면 실시'라는 제목으로 "살인·강도·조직폭력·뇌물수수 등 제외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자"에 한에 일반 형사범 특별사면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사범에 대해선 "생계형 서민 범죄 관련사범으로 한정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사면은 운전면허 제재 특별감면(150만5,376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어업 면허·허가 행정처분 특별감면(8764명) △해기사면허 제재 특별감면(2530명) 등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도 '서민을 위한 사면' '친서민 특사'라며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정작 심사위 회의 탁상에 오른 명단에는 살인죄가 확정된 사람만 267명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존속살해범, 강도살인범 등을 더하면 숫자는 320명이나 된다.

당시 심의위에서는 살인범 사면에 대한 이렇다할 논의가 없었다.

왜 이렇게 많은 살인범들이 한꺼번에 사면됐는지에 대해선 당시 심사위원들도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검찰출신 한 심사위원은 "정확한 기억이 없다. 그런 숫자라면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고, 민간 심사위원은 "실인도 사면에 포함될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백명이라는 숫자는 믿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서류에 나온 내용에는 오류가 없다"면서 "다만 살인범도 경우에 따라 사면을 해줄수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피해자로부터 오랫동안 폭행에 시달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다.

그렇지만 당시 사면 명단에는 강간, 강도, 절도, 폭력 등 다른 죄질이 나쁜 흉악범들도 대거 포함돼 있어 이런 논리만으로는 수백명의 흉악범 사면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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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영철 기자] stee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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