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을 남기는 대상포진.. 나이들수록 '신경통' 뒤따를 위험 ↑

이지현 2018. 8. 1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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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여름 건강의 적' 대상포진·치주질환
바이러스가 신경 손상시켜
신경통으로 악화되기 쉬워
5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는
약물·신경 치료 함께 받아야

폭염에 구강 건강 '주의보'
살균·소독하는 침 분비 줄어
입속 세균 늘어 '치주병' 위험
탄산음료·아이스크림 자제해야

[ 이지현 기자 ]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에는 대상포진 환자가 늘어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이다. 어렸을 때 수두를 앓은 뒤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신경세포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활성화된다. 초기에는 통증과 함께 피부 주변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 점차 반점이 수포로 변하며 신경줄기가 있는 곳을 따라 퍼진다. 젊은 환자는 대상포진에 걸려도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하지만 중장년층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악화되기 쉽다. 50세 이상인 대상포진 환자들은 가급적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여름에는 치주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늘어난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면 잇몸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크다. 더운 날씨에 밤잠을 설치는 것도 치아와 잇몸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치주질환의 예방법 및 증상, 치료법 등을 알아봤다.


대상포진 신경통, 수년 넘게 지속되기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 주로 생긴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때문에 신경계에 염증이 생기면 신경계 통증 전달체계가 망가지기 쉽다. 이때 신경통 증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대상포진 피부 증상이 나아져도 짧게는 2~3주, 길게는 수년간 신경통이 남을 위험이 있다.

의료기관에서 대상포진 진단을 받으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다. 수포가 생긴 지 3~5일 안에 항바이러스 주사를 맞거나 1주일 정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하지만 치료가 끝난 뒤 신경통이 남는 환자도 있다. 바이러스 때문에 신경이 손상돼 생기는 증상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 위험도 높아진다. 6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의 40%, 70세 이상 환자의 50% 정도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포진이 생긴 뒤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도 신경통 위험이 높아진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생긴다. 대상포진이 생겼을 때 피부 발진이나 통증이 심한 환자, 대상포진이 얼굴에 생긴 환자는 신경통으로 이어질 위험이 더욱 크다.

대상포진 초기에 적극 치료해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에 따라 통증 정도가 다르다. 병이 심해지면 극심한 통증과 마비 증상이 생긴다. 통증이 수년간 지속되면 노년기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단 만성화되면 치료를 못 하는 환자도 많다. 고령이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약물치료와 신경치료를 함께 받아야 하는 이유다. 신경손상을 막고 신경 재생을 돕는 방법이다. 치료는 단계별로 진행한다. 약물치료와 함께 신경차단치료나 고주파시술 등이 활용된다. 김현중 고려대 안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초기에 피부 발진과 수포가 생겼을 때는 항바이러스 치료제와 충분한 휴식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도 “통증이 심하면 신경치료도 해야 하기 때문에 증상이 확인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려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고 운동해야 한다. 예방접종도 고려해볼 만하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60세 이상 건강한 남녀에게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백신을 맞았을 때 대상포진 예방률은 50% 정도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위험은 3분의 2 정도 줄일 수 있다. 백신은 접종 후 최대 5년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다만 이후에는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고재철 고려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만성화됐다 해도 여러 치료 방법이 있다”며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병을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치아 건강 해쳐

무더운 날씨에는 치아 건강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살균, 소독 작용을 하는 침 분비가 줄면서 입속 세균이 번식해 치주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섭취가 늘어나는 것도 치아 건강 관리에 나쁜 영향을 준다.

끈적거리는 아이스크림은 치아에 오랜 시간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한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강한 산성 성분 때문에 치아 겉면인 법랑질이 부식될 위험이 높다. 탄산음료의 산성도는 PH 3~4 정도로 낮은데 대개 치아는 PH 5.5 이하의 산도에 노출되면 부식된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돼 면역력이 떨어진다. 전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뿐 아니라 구강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외부 감염에 취약한 상태가 돼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붓는 잇몸질환이 생기기 쉽다. 날씨가 더우면 심한 갈증에 침 분비가 줄어 입 냄새도 심해진다. 다른 때보다 양치 습관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

탄산음료 대신 물로 갈증 해소해야

여름철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보다 물을 통해 갈증을 해소해야 한다. 탄산음료를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지만 마셔야 한다면 빨대를 이용해 마시는 것이 낫다. 치아 노출 면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탄산음료를 마신 뒤에는 물로 충분히 입안을 헹구고 30분 정도 지난 뒤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구강뿐 아니라 칫솔에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칫솔은 최소 3개월마다 바꿔주고 사용한 뒤 습도가 높은 화장실 대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박대윤 유디목동파리공원치과의원 대표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미리 제거해 두는 것”이라며 “치아가 건강하다면 1년에 한 번, 잇몸 상태 등이 안 좋으면 3~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현중 고려대 안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고재철 고려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박대윤 유디목동파리공원치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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